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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금융상품설명서
이용제 지음 / 나루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국내 저자가 쓴 금융서적은 어떻게 하면 돈을 번다는 식의 거래 기법을 다른 책이 많다. 유명한 해외 저자가 쓴 책은 이론적이거나 학구적이고 예시나 시장 환경에서 아무래도 거리감이 있다. 그래서 우리 실정에 맞는 괜찮은 금융 관련 책을 찾기가 어려운데, 전직 외국계 은행 트레이더가 쓴 이 책은 한국 사정에도 잘 맞고 모든 설명이 재무 이론에 바탕을 두어 내용도 충실하다.
가장 기본적인 화폐의 시간가치, 은행대출에 내재된 정보의 비대칭성 원리, 리스크-수익률 관례부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대출 선택문제도 다룬다. 채권, 주식, 외환 같은 기본 상품에서 옵션, CLN 과 ELS 같은 파생상품까지 설명한다. 방대한 분야지만, 수박 겉핥기식의 소개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핵심적 개념과 원리를 같이 생각해보도록 한다.
최근 많이 팔리는 ELS 상품에 대한 설명도 알차다. ELS 수익구조부터 내재된 위험성, 녹인(Knock-in)에 대한 설명이 복잡한 상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토대로 ELS 성공투자를 위한 6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은 훌륭하다.
또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외환에서 스왑포인트를 설명하면서, 브라질 채권 같은 이종통화 채권이 사실상 환율(FX)에 대한 투자라는 점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브라질 채권의 연 10%의 쿠폰은 손쉽게 이익으로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데, 재무이론을 적용해서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
금융기관, 시장, 기술적 분석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인상 깊었다. 저자는 금융기관은 “금융리스크를 관리하고 그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고 말한다. 기업(또는 가계)의 자금 조달, 투자, 시장 위험 관리를 맡아주고 그 대가로 이익을 받는다.
시장의 경제적 기능은 ‘가격의 발견’이고 성공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참여자를 필요로 하는데, 부정적으로 언급되는 투기세력은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비용 및 시장충격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절차가 투명하다고 적법하다면, 투기거래라고 해서 비난받는 거는 부당하는 얘기다.
저자는 정통 재무이론을 선호함에도 기술적 분석이 유용한 틀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데, 트레이딩이 전략적으로 우수한 매수/매도 시점을 찾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이야길 한다. 트레이더 자신의 심리 및 대중의 심리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조금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러 번 생각해보고 주변에 자문을 구해 이 책을 이해하면 조금은 더 똑똑하고 유익한 금융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