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Leading - 나의 인생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에서 배운 것들
알렉스 퍼거슨, 마이클 모리츠 지음, 박세연.조철웅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알렉스 퍼거슨은 독보적 업적을 남겼다다른 어떤 감독보다도 장기간에 걸쳐 많은 우승 트로피를 보유하고 은퇴했다성과가 좋더라도 팀내에서 마찰을 빚어서 팀을 옮기는 일도 다반사다앞으로도 퍼거슨 같은 감독이 나올 수 있을까맨유의 성공사례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케이스 스터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퍼거슨 자신도 은퇴 후 하버드 강단에서 강연도 했다.

 

맨유 경기를 보면 퍼거슨은 감독석에 앉아 상기된 얼굴로 경기를 보며 부지런히 껌을 씹는다때로는 경기장 옆에 서서 선수들에게 화가난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얼굴 가까이에서 독설을 퍼붓는다고 해서 헤어 드라이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을 강하게 휘어잡는 것으로 유명하다화만 잘 내면 좋은 성과를 내는 걸까.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 중에 보이는 축구 감독 역할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비슷해 보인다막상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감독은 경기 전후에 많은 일을 한다. 훈련을 시키고 상태를 점검한다비디오를 보며 상대편 팀의 전술과 선수 특성도 점검한다선수들 면담도 한다출전 선수 명단을 확정한다.

 

퍼거슨은 아침 7시에 일찍 출근해서 저녁 9시가 되야 집에 갈 정도로 일을 열심히부지런히 했다바르셀로나 같은 빅클럽의 경기는 전용기를 타고 직접 유럽의 다른 도시로 날아가서 직관하고 당일 돌아오는 일도 빈번하다. (그리고 다음날 훈련에 꼭 참가훈련에서 딱히 뭘 하기 보다는 감독의 존재유무 자체가 훈련에 영향을 주기 때문)

 

그는 영국 노동계급 출신이다아버지는 조선소에서 주60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을 했고퍼거슨 자신도 젊은 시절 공장에서 일하며 파트타임으로 선수를 시작했다그는 노동계급의 성실근면함을 자신의 성공비결로 밝히고 있다퍼거슨 말고도 무링요나 과르디올라처럼 성공한 감독들도 굉장한 직업 윤리의 소유자라고 밝히고 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는 경기에 앞서 철저하게 준비한다. ‘퍼기 타임이라고 맨유는 종료직전 극적인 골을 터뜨리며 역전승하는 경우가 많다그는 그것도 준비 때문이라고 한다미리 선수들을 최상의 몸과 마음상태로 준비시키고전술적으로도 준비를 해놨다는 것이다그는 자발적으로 훈련 시간에 준비하는 루니배컴 같은 선수들을 좋아했다.

 

그는 선수의 재능보다 열정과 투지를 강조한다로이 킨이나 에브라 같은 선수를 좋아했다그들의 열정은 다른 선수에게 전염되기 때문이다무엇보다 퍼거슨 스스로 승리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워커홀릭 이었던 것은 물론이고밤에도 맨유를 생각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날이 많은 정도였다고 한다한편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살았다그는 불안감을 받아드리려 했는데승리를 향한 욕망을 입증하는 고통이 말끔히 사라진다면 더 이상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헤어 드라이기라는 별명처럼 선수들을 질책하는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할 것 같지만항상 칭찬을 통해 역량을 이끌어냈다고 전한다실수를 하거나 언론과 팬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는 선수들은 감싸준다.

 

책의 맨 처음 최고를 위한 기본에서는 경청과 관찰이 나온다자신이 말을 하는 것보다 잘 들으라고 한다성공해질수록 자신이 말을 많이 하지말고 남의 말을 잘 들으라는 것이다그리고 한 걸음 떨어져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서라고 조언한다.

 

높은 성취의 비결은 사실 별게 아닐지도 모른다잘 듣고잘 보고 성실하게 잘 준비하고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어내도록 격려하고 열정을 불어넣는 게 전부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감독들은 이렇게 못하나?

 

내 생각에원래 쉬운 걸 꾸준히 실천하는 게 어렵다시간이 지나다 보면 요령을 피우고딴청을 부리며 운에 기댄다불운을 탓하거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서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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