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노믹스 -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가장 아름답고 잔혹한 경제학
사이먼 쿠퍼 & 스테판 지만스키 지음, 오윤성.이채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야구에서는 머니볼의 성공과 함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좋은 선수를 고르는 방법이 널리 쓰이고 있다축구는 어떨까축구는 오랜기간 동안 생각하는 축구와 담을 쌓았다특히 영국 축구는 노동자 계급 문화가 주류를 이루어일주일 힘들게 일하고 술로 피로를 푸는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축구인들도 최근엔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을 한다아스날의 아르센 웽거 감독이 대표적이다축구선수 출신으로 드물게 경제학 석사 출신이고 교수로 불리는 그는, ‘에 의존하는 경기운영 방식을 버리고 숫자에 주목했다웽거는 노장선수를 내치기로 유명한데특히 공격수의 경우 30대가 넘어가면 경기 후반부에 뛰는 거리가 줄어들고 느려진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가차없이 팔아 치웠다그 밖에도 축구계의 만연한 통념들이를 테면 백인이나 브라질 같은 특정 국적의 선수를 선호한다던지새 감독은 의례 돈을 낭비 한다던지 하는 것도 지적한다.

 

책 초반부에 잉글랜드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왜 이렇게 형편 없는지 다각도로 분석하는 부분이 흥미롭다국제 경기에 골득실을 종속변수로 하고 여러가지 독립변수를 투입해 다중회귀분석을 돌린다홈경기라는 요인(+2/3), 국제 경기 경험상대팀보다 많은 인구 요인이 통계학적으로 신뢰성 있는 요인이었다이런 분석에 비추어 보면 잉글랜드 축구팀은 주어진 조건에 비해 그렇게 못하는 팀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서유럽 국가들이 왜 축구를 잘하는가에 대해서는 네트워크 효과를 든다과학혁명이 서유럽에서 일어난 이유,수백년간 경제적 대국인 이유이다인간 친화적인 기후에서 네크워크 속에서 아이디어와 사상을 교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유럽 각국의 최고의 팀들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서로 맞붙으며 훌륭한 아이디어들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혼자 오랫동안 공을 가지고 있지 않고즉시 패스한다변방의 나라들의 축구 스타일은 문제가 있음에도 집착한다그리스는 지나치게 드리블이 많고, (과거잉글랜드 선수들은 생각 없이 공을 뻥차고 냅다 달린다.

 

영국 축구의 쇠락도 한참동안 서유럽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고립되어 있었고또한 노동자 계급으로 인재풀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으로 설명한다중산층 이상에서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축구의 노동 계급적인 문화에 떠밀려 크리켓이나 럭비 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문득  조선시대에 양반계급 말고 폭넓은 층에서 인재를 등용하라고 하는 얘기가 생각났다.

 

그 밖에도 승부차기로 보는 게임이론돈과 우승컵의 관계축구가 자살률을 줄일 정도로 인간 행복에 기여한다는 얘기영국의 열광적인 축구 사랑을 분석하는 얘기도 있다책의 마지막 부분엔 앞으로 축구 판도를 예측하며 히딩크 감독화 한국의 성공 사례를 다루고 있어 반갑다한국 뿐 아니라 터키그리스호주 등 변방의 국가들이 국제 경험이 많아지고부유해지고유럽 중심부 네크워크에서 지식을 수입하며 축구 경기에서 이변을 연출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인구경험경제력을 고려할 때 가장 잠재력 있는 국가로는 이라크가 지명됐다.

 

축구를 분석적으로 들여다 보고 싶다면 매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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