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쟁 - 헤지펀드 사람들의 영광과 좌절
바턴 빅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헤지펀드라고 하면 대중적으로 가장 쉽게 떠오르는 인물은 조지 소로스가 아닌가 싶다신흥국 통화에 대량의 숏 포지션을 구축하고 그 국가가 위기를 겪자 막대한 이익을 얻는 그들은 피도 눈물도 없다는 비난을 받는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매번 큰 돈을 버는 것만도 아니다인생을 바치지만 실패하는 사람도 있고남들 뒤통수 치는 사기꾼도 있고한번의 승리에 도취된 채 낙오하는 사람도 있다꾸준히 돈을 잘 벌어왔지만 가장 최근의 손실 한번으로 큰 아픔을 겪고 재기하지 못한 채 업계를 떠나는 사람도 있다한마디로 다양한 인간군상이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이 헤지펀드 산업이다.

 

특히 헤지펀드 업계에는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다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운용 자산에 자기 돈이 많이 들어가있고투자 수익의 20%를 성과급으로 받기 때문에 어느 전문투자가들보다 성과에 목숨을 건다이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역사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보였고 열정적인 헤지펀드 매니저가 있다면 고액 자산가들은 투자금을 맡기기에 좋다.

 

지은이 바턴 빅스는 모건 스탠리에서 30년 동안 일하고 독립해서 직접 헤지펀드를 설립해 운용했다투자는 인간사가 들고나는 것을 바라보는 행위로경제경영뿐만 아니라 역사와 소설시까지 다양한 글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는 글쓰기에 큰 가치를 두고 있다글쓰기를 통해 투자 결정을 객관화하고 평가와 반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글쓰기는 개인 수양 과정이며 투자가로서의 훈련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자는 헤지펀드 안팎의 사람들에 대해자신이 헤지펀드를 시작하며 투자금을 모집하는 고통스러운 과정버블과 추세 등 시장의 속성투자자들의 심리적 약점 등 투자에 대한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들려준다.

 

글은 명쾌하고 솔직하다초반부에 나오는 원유 공매도의 쓰라린 경험이라는 실패담은 유쾌하기까지 하다저자는 깊은 분석과 모델링으로 적정 석유 가격을 산출하고 변동성에 따라 포지션 규모를 정해서 충만한 자신감으로 공매도 포지션에 들어갔다그러나 야속하게도 유가는 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뉴욕 타임즈>에 석유 공매도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다는 기사와 저자가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는 만평도 실린다심지어 딸도 이렇게 물어본다. “근데아빠한 번 더 말씀해 주세요왜 석유를 공매도 하셨어요?”

 

석유로 인한 고뇌가 계속 되면서 그는 이렇게 반문한다. “우리는 용감하고 결단력 있는 가치주 투자자들인가,아니면 고집불통의 미치광이들인가?” 투자결정 과정과 심리적 갈등에 대해 잘 표현한 에피소드다.

 

저자는 투자를 과학이기 보다는 예술이라고 표현한다헤지펀드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지성과 경험성실함역사에 대한 지식열린 마음집착 등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자신의 솔직한 경험담과 금융 시장과 투자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즐겁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고전이 될만한 좋은 투자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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