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
김재훈 카툰, 신기주 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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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은 고유의 기업문화와 가치가 있고 성공 스토리가 있다.


재벌 중심의 기존 성공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불굴의 의지와 결단력을 가진 회장이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진행시키고 전 사원이 일심동체로 단결한다. 그리고 그는 신화가 되어 드라마, 책이 만들어지고, 신문에는 그의 정신을 이어받자는 운동을 벌인다는 후일담.


한국에서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을 보면 이 공식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이것도 대단한 성취다. 그렇게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사업을 선택하고 열심히 일해서 이만큼 한국이 사는 것도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볼때 기적이다. 


그런 한국 제조업이 병들었다. 경영진은 항시 위기를 내세우며 몸사리기에 바쁘다.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꿈이 없고 희망이 없다고 한다. 재미없는 세상이다.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온다. 일개 사원은 그런거를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생각한다고 해도 탑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여러 부서들의 의견들로 난도질 당해서 원래 아이디어는 온데간데 없을 것이다. 만약 날것의 의견이 그대로 올라간다고 해도, 경영진이 얼만큼 보는 눈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하여튼 한국의 큰 회사들은 거의다 이런 방식인 것 같은데, 이 책이 소개하는 넥슨을 보며 놀랐다.


이런 수평적이고 열린 회사도 한국에 있구나.


넥슨은 조직원 각자가 뭘 할지 생각해서,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도전하는 회사이다. 


자기가 재밌어 보이는 일에 매진할때 사람의 창의성과 의욕은 배가되고, 회사는 더욱 발전하는 선순환에 들어간다. 


<카드라이더>는 개발자가 스스로 재미있어서 만든 건데, 사장인 김정주와 경영진은 그런 스타일의 게임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런데 그 게임은 대박이났다. 반대로 회사의 기획력을 집중해서 만든 대작게임 <제라>는 망한다.


그런 넥슨도 성장하며 여러가지 어려움에 빠진다. 보상이 경쟁기업에 비해 적다는 문제로 직원들이 이탈했다. 유료화를 섣불리 진행했다가 실패했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도전보단 기존 게임을 고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 극대화에 몰두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넥슨은 실패에서 배웠고(성공한 실패), 외부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도 했다. 열린 사고와 열린 조직이 아니라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넥슨 조직문화의 많은 부분은 평소에 배낭메고 다니고, 차도 스스로 모는 창업주이자 사장인 김정주에게서 나왔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리는 그는 일상적, 세부적인 경영 사안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큰 틀에서 고민한다. 


마지막 김정주의 인터뷰는 그가 넥슨의 미래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심지어 모든 회사가 창업자가 한번은 잘리게 되어 있다는 말도 한다. 그는 디즈니 같이 즐겁에 즐기도 돈을 지불하는 그런 회사를 꿈꾼다.


오늘도 게임 산업은 극도로 불확실하고 빠르게 돌아가고, 넥슨의 성공스토리는 끝나지 않았다. 그들이 초심을 잃지 말고, 재미있는 회사로 성공하여 새로운 한국 기업의 전범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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