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과의 대화 -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신장섭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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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때 김우중 회장이 직접 대우그룹 해체에 대해 밝혀서 화제가 되었다.


흔히 대우 그룹은 무리하게 빚을내어 방만한 경영을 하다가 유동성 경색으로 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예상대로(?) 김 회장은 이 부분에 반대한다. 부채비율도 5대 그룹에 비해 높지 않았고, 외화로 조달해서 외화로 운용하는 등 환리크스 관리를 잘 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제관료들과 의견충돌로 인해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른바 기획해체를 당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얘길했다. 그러나 이 책 한권만 읽고 대우 해체에 대해 김 회장에 대해 면죄부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동안 너무나 정설로 굳어져 있던 대우 해체의 원인과 국가 전체적인 손익계산서를 다시금 따져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IMF식의 구조조정을 한 이후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투자가 부진해왔고, 뚜렷한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있지 못한 점이 공격적인 투자와 확장을 하던 대우그룹 해체와 엇갈리며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한국경제의 성장은 2000년대 중반 카드대란으로 결론난 과소비와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동산값 상승에 대부분 의존했다. 조선, 화학, 중공업 등의 호황도 IMF위기 이전에 투자해놨기 때문이고, 삼성전자 및 현대차 등 극소수 재벌만 성장했다.)

대우해체에 대한 논쟁으로만 이 책을 보기에는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 적지 않다.

대우가 일찍부터 해외 영업에 힘써오면서 인재를 파견한 점은 선구적이다. 아마 '이머징 국가'라는 개념이 없을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리비아, 이라크,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머징 국가 중에서도 외진곳들이다.

그런 나라들에서 사업을 할 때 정치 지도자들과 인간관계를 가지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건 기본이다. 그리고, 이익의 50%는 그 곳을 위해서 사용한다는 철학이 신선했다. 신흥 국가에서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본다. 마음을 얻으며 사업하는 방법이다.

또한, IMF체제를 맞아 원화가 저평가되면서 수출이 대폭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늘어난다고 본 점은 그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독립적 판단능력이 있고 안목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그리고 시종일관 기업가정신이 느껴진다. 언제나 돈을 벌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를 보인다.

국가를 생각하고 희생을 강조하는 것도 놀랍다. 큰 돈을 벌려고 하면 눈앞의 이익을 생각하기 보다 국가와 공동체를 생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모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정주영이나 이병철 같은 사람들이 작은 흠은 있을지라도 큰 틀에서는 국가를 생각했다고 믿는다.

그들과 같은 창업자의 육성을 이 시대에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건 분명 의미가 있다. 

이 책을 덮으면서 몇 가지 의문이 들었다.

만약 대우가 그때 살아남아서 김우중 회장이 아직 사업을 하고 있었다면, 한국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대우는 어떤 나라에서 무슨 사업을 했으것이며, 현대 자동차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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