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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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미국 금융위기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뭘까?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있었지만 왜 08년 금융위기때 경제는 더 후퇴했고 6년이 지난 아직도 경제는 이 모양인가?

왜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불평등은 더 심해졌는가? 


다름아니라 08년 무렵 가계 부채는 1930년 대공황 직전만큼 늘어났으며,

가계부채가 더이상 지탱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담보인 주택가격 하락이 시작되었으며,

담보가격 하락시 집값에서 자기자본(Equity)부분부터 손실을 떠안게 되므로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켰던 저소득층이 자산 대부분을 날리는 타격을 입는다. 부의 불평등이 크게 증가한다.

저소득층은 소비민감도가 가장 높으므로 소비를가 극도로 위축되었고 경제 전체의 총수요는 대폭 감소한다. 

부채없이 집을 샀더라도 총수요 하락은 투자감소와 고용 추락을 이끌어내, 모든 경제주체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우편번호에 따른 소비과 집값 등 미시적인 데이터를 사용해 매끈하게 논증한다. 


저자가 내세우는 처방은 "책임 분담형 모기지"이다. 집값이 하락할 때 공적인 주택지표와 연동하여 채무자가 갚아야할 원금을 줄여준다. 부채에 Equity성격을 첨가한 것이다.

나올 수 있는 반론은 '도덕적 해이'이다. 저자의 논박은 흥미롭다.

우선, 채무자의 재정상태에 면밀한 조사없이 대출을 해준 채권자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도덕'적인 문제를 떠나서, 경제 전체적으로 볼 때, 신속한 채무 재조정과 회생이 저소득층의 소비 위축을 막아 빠른 경기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스페인 같은 경우 채무자가 빚을 포기하는대신 집을 압류로 넘길 수 없어서 죽을 때까지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된다고 울부짓는 내용이 나온다. 채무자는 자포자기하며 자발적 실직을 할 수도 있다.

저자들이 허황된 주장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의 법칙은 채권자 입장에서 만들어 지므로, "책임 분담형 모기지"가 실제 작동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다.


가계 부채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다는 우리나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더이상 지탱될 수 없어 가계부채가 문제가 될 때, 우리나라는 얼마나 심각한 총수요 후퇴를 겪게 되고, 또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해질 것인가?

매끈하게 잘 정리된 그래프와 논리들을 보면서 우울한 미래 경제가 또렷하게 그려지는 듯 하여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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