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
유노가미 다카시 지음, 임재덕 옮김 / 성안당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를 제패했던 일본 전자, 반도체 업체들은 왜 망했는가?

일본은 기술과잉, 기술 우월주의에 빠져있어서 산업의 트렌드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대처하지 못했다.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싼가격으로 만들기 보다는, 시장성이나 효율성을 따지지 않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품질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사양이 높은 제품을 원하는 시장은 작았고, 생산 원가가 너무 비쌌다. 

반도체 사업에 있어서도 일본 업체들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서버용으로 품질이 훨씬 훌륭했지만 원가가 비쌌다. 반면, PC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고품질보다는 높은 효율로 적당한 대량의 반도체를 찍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되었고, 삼성과 대만 업체들이 이 흐름을 잘타서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다.

이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삼성전자는 가장 우수한 인재를 마케팅에 투입했으며, 현지에서 언어를 배우고 생활 습관, 문화를 익히는 주재원 제도를 적극 활용, 제품에 반영해서 현지시장의 마켓 쉐어를 늘렸다.

그 밖에도 일본 경영에서 발견되는 기업들의 동질적 의사결정 문제, 고령의 임원진이 내리는 글로벌하지 못한 안정 지향적 의사결정, 기업 합병 후 주도권 싸움에 의한 비효율성, 뛰어난 능력을 지닌 사원이 승진하면서 현장으로부터 멀어지며 벌어지는 무능력함 등이 도마위에 오른다.

요즘 한국 제조업이 위태롭다고 한다. 이 책에서 극찬하는 삼성전자의 핸드폰 사업부도 어렵고, 현대차, 한국의 많은 중공업, 화학, 조선 등 주력사업이 부진하다. 씁쓸하지만, 만약 '한국 제조업 대붕괴의 교훈'이라는 책이 몇 년 후 나온다면 이 책과 꽤 비슷한 이야기가 씌여있지 않을까.

잘 나갈때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버리고 고통스럽게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기업의 영속이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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