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시대가 만든 운명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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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로 시대를 안타깝게 그리고 있다.

이 책을 읽기전에 정약용과 정조의 사이가 이렇게 각별한 줄은 몰랐다. 

우선 정약용이 무척 뛰어난 인물이였다. 논변이 뛰어나 반대파에서도 꼼짝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약용은 도덕적이고 예를 중시하며 한결같이 백성을 사랑했다. 정조가 때로는 엄하게 다루고 도덕적인 시험에 들게 하지만, 정약용은 그런 일을 잘 해내고 당당하게 처신했다. 

노론에 대응하기 위해 남인출신을 중용하고픈 정조의 마음도 있지만, 정약용을 정말 티나게 아꼈다. 역으로 정조가 죽자 정약용은 2번 국문을 받고 기나긴 귀향살이를 한다.

철인군주였던 정조시대에 잠시나마 꽃피웠던 정치와 문화는 정조가 죽고난 후 참 암담해진다. 계파의 이해를 위해 남인에게 천주교를 덧씌워 탄압하는 모습 등을 보면 시대의 아픔이 느껴진다. 쇄국정책과 식민지시대로 가는 운명은 이때부터 형성되어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비슷한 시기 일본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 2차 세계대전에는 좀 무모하긴 했지만 미국에 도전할 정도니, 집권층의 사상과 태도가 한 나라에 살고 있는 수많은 백성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걸 다시 느끼게 한다.

정약용이 귀향살이에서 가족들에게 쓴 편지들은 참으로 절절하다. 이것도 따로 책으로 엮여져 나와있는데 다시 보고 읽고 싶어진다.

정약용의 형 정약전도 참 아까운 인물이다. 저술을 많이 남긴 정약용이 널리 알려져서 그렇지, 정약전의 학문과 마음은 정약용보다 나은 면이 보인다. 이런 사람들이 정치를 했더라면 백성들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가슴이 아프다.

참고로 이 책은 김훈의 <흑산>과 함께 보면 좋다고 생각된다. 흑산은 픽션이지만 김훈 특유의 묘사가 시대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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