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잘될 수밖에 - 양자물리학자가 세상을 낙관하는 이유
루카스 노이마이어 지음, 안미라 옮김 / 에코리브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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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감각으로 느끼는 세상을 진짜 세상이라고 느끼고 살아간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입장이 다르고 위치도 다르기 때문에, 저마다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는 셈이다.

영화 <매트릭스>에도 그런 얘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거기서는 그런 철학적 고찰이 세계관을 위한 하나의 모티브로 쓰이다가, 결국 메시아가 어쩌니 하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실제 생활에서 그러한 생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 세상이라고 느끼는 부분에서 수많은 고통과 감정, 오해, 사람 사이의 갈등과 편애 같은 여러 가지가 생겨난다.

이 책도 자기가 보고 있는 세상이 시뮬레이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생물학, 물리학, 정보이론, 심리학 등을 통해 설명한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를 하지만 꽤나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세상을 시뮬레이션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상과 통하는 일종의 인터페이스를 간단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에너지를 줄이면서 빠르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활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서 진실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적은 에너지로 효율 높게 간단한 모델을 만들어 쓰는 것이 생존에는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시뮬레이션 모델은 스스로 완전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실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와 모순이 발생한다. 큰 모순이 아니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정말 큰 시련과 고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모델은 경험과 시련을 거치면서 다이나믹하게 변화한다.

사람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일종의 시뮬레이션 모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각각의 모델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얼마나 진실과 다른지에 대해서는, 사람은 커가면서 깨닫게 된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것도 실제로는 착각인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혐오도 마찬가지다. 실제 현실에서는 그렇게 좋기만 한 사람, 그렇게 나쁘기만 한 사람은 잘 없다.

그렇게 현실과 각자의 시뮬레이션은 어긋나 있고, 다른 사람의 시뮬레이션과 충돌을 일으킨다. 적당히 먼 사람이나 직장 동료까지는 어느 정도 충돌을 지위나 무마함으로 넘어가지만, 한 집안에 사는 가족들과의 충돌은 심각하다. 그렇게 가족 안에서의 싸움과 고통이 넘쳐나는 이유다.

각자의 시뮬레이션이 다를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잘 모른다. 내가 아는 현실에서는 이게 진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내 시뮬레이션에서만 그럴 뿐이다. 이런 반성과 고찰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취약하다.

이런 시뮬레이션을 스스로 고치고 바꿔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책 후반부에서 이야기해 준다. 명상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뮬레이션에 대해 메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지, 시뮬레이션을 조금 약하게 만들면서 그 영향력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한 원리를 설명해 준다.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이나 문제가 있을 때 어떤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보라는 접근보다, 이렇게 자기 생각의 모순을 되짚어보는 접근이 더 근본적이고 효과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번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이 너무 공고해서 잘 안 바뀐다는 거다. 책에서는 쉽게 바뀔거처럼 얘기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래서 팔자나 운명이라는게 있다고 느껴질 수도 맀다. 운명을 바꾸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이 책을 잘 읽어보는 게 작은 인식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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