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 당신의 모든 선택에서 진짜 원하는 것을 얻는 법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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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작인 <모두 거짓말을 한다>를 재미있게 읽었다. 구글 검색어라는 빅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속살을 잘 알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을 연구하려면 인위적으로 조작된 실험을 하거나, 서베이, 관찰을 하지만, 내밀하게 자신의 핸드폰이나 컴퓨터에서 검색한 데이터가 정확하게 인간의 내면을 잘 드러낸다. 다방면에 걸친 주제와 새로운 발견들이 흥미롭고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방식이 좋아서 인상적으로 남아있는 책이다.

  • 그런 책의 저자가 낸 책이니 큰 기대를 하기 마련이고, 새 책도 흥미롭게 읽었다. 여기서 표방하는건 '인생의 머니볼'이다. 야구에는 '머니볼' 혁명이 있었는데, 변화가 없고 고리타분하던 야구계에 괴짜들이 데이터와 통계를 들과와서 기존 체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각을 적용해서 성공을 거둔 이야기다. 이제 이런 머니볼 스타일의 기법은 거의 모든 야구단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 저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덕분에 생성된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직관이나 통념이 아니라 데이터로 확인한 인생의 전략. 결혼, 육아, 스포츠, 재테크, 기업경영, 행운, 외모, 행복과 같은 분야에서 빅데이터로 진실이 뭔지 찾는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 제목은 <Don't Trust Your Gut>이다.

  • 우리의 직관은 틀린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낙관적일 때가 많다. 쉽게 기억된 이야기들의 중요도를 과대평가하고, 우리가 믿고 싶어하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에 매달린다. '인지편향 목록'을 보면 우리의 직관과 인식이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 있다. 그러니 데이터가 제시하는 해법을 따르라는게 이 책의 주장이다. 확률적인 타구 방향에 따라 내야 시프트를 하듯이 인생의 결혼, 육아, 스포츠, 재테크 등에서도 데이터가 제시하는 전략을 취하는게 살아가는데 유리하다.

  • 이걸 거의 종교의 차원까지 끌어올리는데, 노아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우리가 18세기 이후로 "굉장한 종교혁명"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로운 종교는 '데이터주의Dataism'이다. 18세기 '인문주의 혁명'으로 종교에서 인간으로 내려왔다면 이제 불완전한 인간에서 데이터로 가라고 한다.

  • 다음은 각 분야에서 데이터가 제시하는 새로운 발견 및 통찰에 대한 정리. 저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 능력이 뛰어나니 실제 책을 읽어봐도 유익할 듯. 어떤 데이터를 써서 어떤 방식으로 분석했는지도 설명해준다.


< 결혼 >

  • 동양에서는 인륜지대사이고, 서양에서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인생의 최대 이벤트. 그러나 대부분 직관이나 주변 몇몇의 조언에 의존해서 상대를 고른다. 빅데이터 분석으로는 "두 사람의 어떤 특성이 좋은 관계를 예측할지 판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맥빠지는 이야기다. 그러나 데이트앱의 발달로 데이트 세상에서 어떤 특징들이 매력적으로 여겨지는지 가려내기는 쉽다고 한다.

  • 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연애상대로 선호하는 특징으로는 '신뢰감'이 꼽혔다고 한다. 그러나 데이터로 보면 외모가 훌륭하고, 남자의 경우 키가 크고, 백인이고, 소득이 높고,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선택받을 확률이 높았다. 이건 그냥 상식적인 이야기.

  • 다만, 어떤 사람과 만나서 행복할지는 오히려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이 평소에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지, 우울하지 않았는지, 긍정적 정서를 가지고 있었는지와 관계가 높다. 따라서, 외모는 과대평가되었다. 따라서 저평가된 사람을 시간을 두고 만나는게 오히려 잠재력 매력을 발견하고 행복이 가능하다.

  • 삶에 대해 만족하고, 다른 사람을 신뢰할 줄 알고, 신뢰를 받으며, 관심과 애정을 편안하게 표출하고, 다른 사람과 친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 성실하고 성장마인드가 있는 좋은 사람과 연애하는 것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데이터가 주는 시사점

< 육아 >

  • 저자는 부모의 역할이 과대평가 되었다고 함. 즉, 육아의 비중이 지나치게 고평가. 실제로는 아이가 어느 '동네'에서 동네에 어떤 어른들을 보며 자라는 지가 훨씬 유의하게 중요하다고. 데이터로 그렇다고 함. 일종의 롤모델로서 동네 어른들.

< 운동 >

  • 유전자가 탁월한 운동능력의 대부분을 설명. 피나는 노력은 부분적. 이걸 쌍둥이가 연계된 데이터로 검증. 그나마 운동 중에서 승마, 역도, 다이빙은 유전적 요소가 적은 종목이라고. 농구는 유전자 영향이 가장 높은 운동축에 속함

< 미국의 숨은 부자 >

  • 부자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 근로 소득으로 부자가 되는 경우는 매우 희박함. 부자 중에도 제도, 브랜드, 규모의 경제, 지역밀착형 이든 경쟁을 통해 이윤을 0으로 갉아먹지 않을만한 완전경쟁이 아닌 업종에서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음. 미국에서 데이터로 검증.

< 창업 >

  • 일반적으로 주커버그나 잡스처럼 20대에 아웃사이더로써 창업해서 성공을 거둘거 같지만, 데이터는 40대즘에 느즈막히 업계 경력을 쌓고 창업한 경우가 더 성공확률도 높고, 수익성도 훨씬 나았다고. 상식적으로 경험이 많고 인맥이 많아서 창업하면 잘 될꺼 같지만 오히려 주커버그나 잡스 같은 몇몇 특출난 스토리텔링이 직관을 방해한 경우. 데이터는 오히려 직관을 지지하고 있음.

< 행운을 붙잡는 비결 >

  •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이 좋은 운이 좋기 때문이라는 통념이 있는데, 성공한 기업은 자신이 얻은 행운을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았다. 그들이 얻은 행운은 다른 모든 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행운과 다르지 않았음(p.212).

  • 스포츠와 달리 예술의 세계에서는 자질을 평가하기 어려운데, 예술가들이 평가받는 과정을 분석해보면서 "행운의 패턴"을 분석해볼 수 있음. 화가들의 전시와 경매 정보를 모아놓은 매그너스라는 앱을 바탕으로 예술적 성공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분석한 결과 비주류 화가에서 보증수표 화가로 성공적으로 이행한 화가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패턴은 "초창기부터 집요하고 끈질기게 탐색했다". 즉, 많은 지역과 화랑으로 출장을 많이 다니면서 다양한 지역과 갤러리에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예술가로 성공하려면 재능만으로는 안된다. 누군가가 당신을 발견할 확률을 높힐 수 있다면 기꺼이 차를 몰고 대륙을 횡단해야 한다.

p.229

  • 또, 다작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품을 많이 생산하는 작가들이 그만큼 행운을 잡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때때로 예술가들은 자신이 언제 걸작을 생산할지 예측하지 못한다. 베토벤도 자신이 작곡한 곡이 형편없다고 편지에 썼는데 그 곡이 걸작으로 인정받은게 여덟번 이상이였다고 한다. 데이터에서도 이런 전략을 적용해보면, 많이 구애를 하면 성공확률이 높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많다.

  • 이건 도시를 다루는 다른 책에서 언급한 '도시'가 살기 좋은 이유와도 유사하다. 도시에 나가야 사람이 별로 없는 농촌이나 소도시에 비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양쪽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같은 이야기를 예술이나 데이트에서도 적용시켜 볼 수 있는 것이다. 구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원을 많이 해보는게 매우 중요하다.

< 외모 >

  • 외모는 성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p.247). 선거에서도 외모는 등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절망하고 있을수만도 없는 게, 외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 저자는 자신의 외모로 실험을 하는데, FaceApp으로 여러가지로 자신의 외모에 변형을 준다. 안경을 쓴다던가, 턱수염을 기른다던가,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 식의 다채로운 변형으로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앱을 사용해 점수를 매긴다. 원본에 비해 몇몇 개선으로도 큰 향상을 불러일으키는 변형들이 있다. 점수를 갉아먹는 변형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적절한 변형을 잘 적용하면 부모님께 물려받은 얼굴로도 성공과 데이트가 가능할 정도로 개선할 수 있는 희소식이다. FaceApp 같은 인공지능 앱과 신속한 시장조사앱이라는 문명의 이기를 결합하면 우리는 꽤 나아질 수 있다. '수비 시프트'를 가동해 볼 수 있다.

< 행복 >

  • 마지막은 근본적 이슈인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기존의 행복 연구는 사람들의 기억과 인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고통과 행복에 대해 인지적 편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방대한 행복데이터를 수집했다고 한다. 지금 현 시점에 무얼하고 있고, 그때 느끼는 행복감에 대해 사람들에게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서 피드백을 받았다는 것이다. 6만명이 넘는 사람에게서 300만개 이상의 행복 측정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 결과를 보면 가장 행복한 활동은 '친밀한 접촉/섹스'다. 그리고 '연극/무용/음악회', '전시회/박물관/도서관', '스포츠/달리기/운동', '원예', '노래/연기', '대화/수다/사교' 순서다.

  • 과소평가되는 활동은 스포츠나 전시회, 박물관, 원예, 장보기 같은 상대적으로 액티브한 활동들이다. 이런 활동들은 생각보다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준다. 반대로, 과대평가되는 활동은 수면, 휴식, 게임, TV시청, 인터넷 서핑 같은 수동적인 활동 들이다. 이런 활동들은 생각보다 우리를 덜 행복하게 한다. 행복을 증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에너지가 많이 들어갈 것 같은 행동을 피하려는 본능을 피하는 것이다. 이게 인생의 '내야 시프트'중 하나이다. "인생은 소파를 박차고 일어날 때 바뀐다"가 이 챕터의 제목이다. 행복해지려면 활동적이 될 필요가 있다.

  •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부유해짐에도 행복해지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현대인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일'같은 행복하지 않은 활동에 배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할때 덜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은 '음악을 들으면서 일하는 것'이 있고 두번째는 '재택근무'라고 한다. 진짜로 일을 할만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이 친구로 간주하는 사람들과 함꼐 일하는 거다. 이러면 마이너스였던 행복도가 혼자 느긋하게 긴장을 풀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점수와 비슷할 정도로 올라온다고 한다.

  • 또한,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인 가족, 친구나 애인과 시간을 보내야 행복하다.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과 상호작용할 바에야 오히려 혼자 있는게 더 행복하다고 한다. 소셜미디어도 비슷한데,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별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건 아니다.

  • 날씨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거에 비하면 미치는 영향도는 낮다. 결론적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본 인생 해법'은 "섭씨 26도의 화창한 날에, 아름다운 강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장소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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