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가는 게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고 싸우는 사람이라면 결코 편하게 살 수 없다. 큰 싸움이 아니더라도,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던지, 공허하다던지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저런 치료도 받아보고 긍정의 힘으로 헤쳐나가러 한다던지 하지만, 대부분은 눈에 나타나는 증상을 원화하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모습과 습성이 다시 드러난다. 근본적으로는 기억과 기억에 얽힌 감정, 해석을 해결해야 한다. 책에는 이 부분이 굉장히 어렵다는걸 잘 안 써놨지만 이게 매우 어렵다.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이 책에서는 "메모리 엔지니어링"이라는 기법을 책 후반부에 소개한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삶이 변화한 사례들도 소개한다. 살아가는게 너무 힘들거나 불만족스럽다면 이 책을 읽고 나와있는 프로세스대로 해볼 필요도 있다. 하지만 사실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깊은 상처나 오해는 치유되기는 어렵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모든 걸 마냥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깊이와 각자 사정에 따라 다르다.
- 기억이라는건 뇌도 하지만 몸을 구성하는 각각의 세포도 기억을 한다는 점을 책에서는 지적한다. 그래서 심지어 조상들의 잘못된 기억들이 전수된다는 얘기까지 한다. 끔찍한 일이다.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하고 기억하는데 저 멀리 자식, 손자 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다. 이런게 불교에서는 '업보'라고 하는걸지도 모른다. 저자도 책 초반부의 자기가 태어났을때 일화를 들려준다. 그의 어머니는 저자를 가졌을때, 낳으면서 죽을꺼라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저자를 낳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저자가 태어났지만 어머니는 돌아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는 태어나자마자 제대로 숨도 쉬지 못했고 먹지도 못했다. 그냥 자기가 죽을거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고 한다. 탯줄로 연결된 어머니의 기억과 생각이 그대로 전수되었다는 얘기다. 책에는 현재 삶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과 상담을 해보니 조부모 또는 그 윗대의 조상의 끔찍한 기억이 내려와서 지금까지 현재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서 자손의 삶을 괴롭게 만드는 사례도 들려준다.
- 책 한권을 일고 사람 인생이 바뀌기도 하지만, 분명 이 책은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리고 문제제기를 한다. 하지만 현대 과학적으로 증거와 실험을 충분히 하지 못하는데 약점이 있다. 현대 의학이나 심리학 부분에서 주류적인 관점은 아니다. 심리학자인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을 뿐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와 원인은 잘 짚었지만 실제적으로 성공 가능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그렇다고 과학적인 증거에서 뒷받침 되면 좋은데,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여서 아쉬운 점이 있다. 하지만 확실한 부분은 저자의 문제제기와 원인에 대한 고찰에 대해서는 충분히 귀담아듣고 생각해볼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사실 이런 근본적인 부분을 지적하는 책을 거의 보지 못했다. 이것만 해도 이 책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은 삶의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길에 있어서 단지 겉이 아닌, 근본적이고 속까지 고치려는 고민을 하고 있다면 분명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더 발전시키고 각자의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