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ETF 시장이 커지고 passive한 투자가 각광받는다. 가치투자든 성장주 투자든 시장 인덱스를 초과하는 수익을 얻고자하는 투자수단에 돈을 넣어서 별로 재미를 못 봤기 때문일 것이다. 워런 버핏같은 투자 구루도 확고한 투자철학이나 통찰이 없다면 그냥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잘 나간다고 하는 펀드에 가입했더니 코스피도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으니 그냥 맘편히 인덱스나 ETF에 투자하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금융위기 이후에 돈이 많이 풀리고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시장내 쏠림현상도 깊고 길어졌다. 성장이 희소한 상품이 됐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주식에는 돈이 몰리고 그렇지 않으면 철저히 소외된다. 시장은 결국엔 펀더멘털로 수렴한다고 하지만,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이런 수렴현상을 기다리다가 매니저가 자리를 보존하기 어려운 성과가 지속되기도 한다.
개인과 기관간의 정보격차도 현저히 줄었다.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고 있어 큰 종목 주식들은 비효율적인 측면이 별로 없다. 거저먹는 공짜점심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passive한 투자에 몰리는 이유다. 그래서 ETF로 자산배분을 하거나 언제사고 팔지 타이밍 전략을 가다듬는 쪽에 관심을 가진다.
지금처럼 passive한 투자 위주로 가면 액티브 매니저들은 어떻게 될까? 한쪽으로 쏠려서 극단으로 가게 되면 반대로 가는게 세상이치인 것 같다. 시점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액티브 투자가 다시 각광받는 시기가 올꺼라고 생각한다. 액티브 투자자들이 변신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서 살아남는 액티브 주식매니저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업적이나 철학을 과시하거나 중언부언하지 않고 핵심적이고 기초적인 부분을 빠뜨리지 않고 말해준다. 산업분석 -> 기업분석 -> 재무제표 분석과 추정 -> 밸류에이션 으로 이어지는 정석적인 투자 결정 프로세스의 모든 부분에 대해 얘기한다. 곳곳에 저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나 통찰이 좋다.
초반에 나오는 주가의 볼록성과 잃지않는 투자의 힘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가치투자의 개념을 이 두가지로 이해하면 더 잘 느껴질 것 같다.
우선 주가의 볼록성은 다음 그림을 보면 감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