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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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달빛 -김영랑-

황홀한 달빛
바다는 은銀장
천지는 꿈인 양
이리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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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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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김영랑 詩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업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 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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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간직하고픈 필사 시
백석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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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뻐서 필체가 안 좋은 내겐 시집으로 남겨
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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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한국 시집 초간본 100주년 기념판
정지용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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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그늘이 차고,

따로 몰리는
소소리 바람.

앞서거니 하여
꼬리 치날리어 세우고,

종종 다리 까칠한
산새 걸음걸이

여울 지어
수척한 흰 물살,

갈갈이
손가락 펴고,

멎은 듯
새삼 돋는 빗날

붉은 잎 잎
소란히 밟고 간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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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春雪)

-정지용-

문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雨水) 들어
바로 초하루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묏부리와
서느럽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돋고
옴짓 아니 하던 고기입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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