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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 미학 - 주요 개념들과 문제들 철학의 정원 13
크리스티안 헬무트 벤첼 지음, 박배형 옮김 / 그린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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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첼의 이 텍스트는 깊이 있고, 체계적이며, 번역도 좋은 편이다. 칸트 철학의 난해함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을 번역의 탓으로 돌리는 무책임에 매우 유감이다. 독일 미학 전공자 중 현재 가장 독보적인 연구자라고 할 박배형의 작업은 논문이든 번역이든 늘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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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오리의 신우승입니다. 유효한 의문을 차분히 제기해주신 qualia 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답을 남깁니다.

1) 출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먼저 답합니다. 책을 사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전기가오리는 제가 개인의 능력과 책임으로 진행하는 1인 출판사입니다. 번역, 편집, 발행이라는 모든 측면에 관여하지요. 이렇게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중 하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용을 최소화하여 출판사의 번역 출판 작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고 하며, 이 의도에 동의하시는 분들의 후원으로 처음 몇 달간 문제 없이 진행 중입니다. 책 한 권을 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은 지속에 문제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2) 더욱 중요한 비판/의문은 전기가오리의 유료 출판+종이책이 SEP의 정신/의도와 배치되지 않느냐는 것이겠습니다. 첫째, 유료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SEP가 무료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액수의 후원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출판사 역시 후원을 받고 있으며, 후원액이 일정 수준 발생하면 무료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다만 후원금이 부족한 현재 상태에서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기는 곤란합니다. 둘째, 종이책으로 정보를 고정하는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SEP는 몇 년 단위로 자료를 업데이트합니다. 짧으면 4년, 길면 8년 정도 걸리더군요. 저희 역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런 번역서의 초판을 제가 찍어봤자 몇 부나 찍었겠습니까? ^^; 몇 년에 걸쳐 판매한 다음 SEP에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대로 전기가오리도 새 판본을 찍을 것입니다. 물론 그때쯤에는 후원금이 늘어나 인쇄비와 저작권비를 여유 있게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 판본을 구매한 분에게는 신 판본을 무료로 전해드리고 싶고요.

3) SEP 및 논문을 어떠한 맥락이나 구성으로 출판할지는 계속 고민 중입니다. 철학백과를 어떤 식으로 출판할지는 이미 정하여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으나, 논문 출판은 세부 카테고리를 만들어 더 짜임새 있게 정돈할 예정입니다. 이 정돈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qualia 님의 지적이 진심으로 반갑고, 또 그에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를 표합니다. 제 답변이 공격적인 것으로도 방어적인 것으로도 읽히지 않기를 빕니다. 전기가오리는 항상 새로운 분과 만나 새로운 시도를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새로운 번역 출간 기획으로 제안하실 만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제 메일(philo.electro.ray@gmail.com)로 말씀해주십시오. 새로운 제안과 깊이 있는 비판에 늘 열려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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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7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1765-1766년 겨울학기 강의공고 서양 철학의 논문들 1
이마누엘 칸트 지음, 신우승 외 옮김 / 전기가오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전기가오리의 신우승입니다. 독자평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100자평 및 마이리뷰를 보니 몇 가지 오해가 있어 글을 남깁니다. 번역자이자 편집자로서 이 출판물에 자신이 있고, 발행인으로서는 공역자의 명예에 대한 책임이 있기도 하여 이 출판물을 변호합니다. 그리고 저는 자신 있게 이 출판물에 별을 다섯 개 줄 수 있습니다.


1) 전기가오리는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항목들' 및 ‘서양 철학의 논문들’이라는 두 시리즈로 런칭하였습니다. 시리즈 이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둘 모두 단행본이 아니라 논문/아티클을 번역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논문에서 다루는 좁은, 전문적인 주제를 번역하여 소개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12쪽 분량의 팸플릿을 8천 원에 판매하는 것은 전기가오리의 "실수"가 아니라 의도입니다.


2) 텍스트의 가치를 “쪽수와 가격만 가지고 판단”하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텍스트 자체에 의미가 있는지, 만일 그렇다면 그 텍스트를 정확하고 유려한 한국어로 옮겼는지가 번역서를 판단하는 일차적인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저는 이 출판물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가격이 문제라면 그것은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문제를 일으킬 따름입니다. 안 팔리는 건 감내한다는 말이지요. 판매량이 낮아 발생하는 적자는 제 일입니다. 공역자의 탁월한 작업이 출판물의 가격 때문에 폄하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3) 들풀 님께 답합니다. "혹시 석사 과정 대학원생들끼리 공부하면서 번역할 걸 가지고 돈 좀 만지고 이름도 남기고 싶은 건가?”라고 물으셨는데 당연히 아닙니다. 이 책이 몇 권 팔리리라고 예상하시는지요? 이런 책은 팔면 팔수록 적자입니다. 그 적자폭은 제가 감당하는 것이니 “사이비 종교라도 창시”라기를 바란다는 인신 공격은 자제해주십시오. 덧붙여 우리는 아마추어가 아닙니다. 독일어, 영어, 일본어 판본을 놓고 번역문을 다듬는 일은 논문을 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과정입니다. 전기가오리의 구성원에게는 중요한 텍스트를 탁월한 번역문으로 제공할 능력과 의지가 있습니다. 그 능력과 의지는 학문적 차원의 것이지 종교적 차원의 것이 아닙니다.


4) Beisichsein 님께도 위와 같은 답을 드립니다. 굳이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참고로 출판사의 이윤폭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금방 뜹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일반 독자께 말씀드립니다. 전기가오리는 서양 철학을 함께 공부하고 관련 문헌을 번역 출판합니다. 구매하신 도서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전기가오리의 지향점과 가치는 도서의 가격으로 환원되지 않습니다. 종전에 발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에 대한 강의는 12월에, <1765-1766년 겨울학기 강의공고>에 대한 강의는 2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공부 모임의 성과를 전문적인 수준까지 다듬어 출판으로 잇는 것, 출판한 책을 교재로 독자와 교육의 장을 열어 새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런 일들은 종전의 출판사와 전기가오리가 무엇이 다른지를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 외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philo-electro-ray.org)에서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2016년 11월 중에는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항목들’의 두 번째 권으로 <페미니즘의 주제들>이, ‘서양 철학의 논문들’의 두 번째 권으로 발터 벤야민의 <기술적 복제가 가능한 시대의 예술작품>이 출간될 예정입니다. 둘 모두 중요한 텍스트이고, 최선을 다해 마무리 작업하고 있습니다. 가격보다는 텍스트의 가치와 번역문의 수준에 집중해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구매하신 텍스트를 두고 함께 공부할 기회를 기대해주십시오. 약속을 지키는 출판사가 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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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탠퍼드 철학백과사전 항목 번역출간에 대해
    from 마음―몸―시공간 Mind―Body―Spacetime 2016-11-06 12:25 
    현대는 인터넷 혁명 시대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매우 광범위하고 심층적입니다만, 그중 하나가 거의 모든 ‘텍스트’를 공개/공유하자는 정신의 확산입니다. 여기서 공개/공유 정신이란 전세계 모든 이들한테 무료로 빛의 속도로 정보와 지식과 최신 동향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의견을 나누고 상호 토론/논쟁하고,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좀 더 나은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정신을 말합니다. 이런 혁명적 공개/공유 정신, 철학, 방법론은 인류 역사에서 유래가 없던 것이
 
 
qualia 2016-11-0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 제가 올린 먼댓글은 원래 이 댓글란에 썼던 것입니다. 그런데 댓글이 길어지고,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스탠퍼드 철학백과의 항목들 1)과 「1765-1766년 겨울학기 강의공고」(서양 철학의 논문들 1)의 표지 이미지도 덧붙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먼댓글로 올리게 됐습니다. 처음 올린 뒤, 위에 보이는 초반부의 몇몇 용어와 구절을 수정하고, 나머지 부분도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렸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philoelectroray 2016-11-06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지금 막 답글을 남겼습니다. 확인해주시고, 건설적인 제안과 비판을 염치없이 또 기대합니다.

anathema 2016-11-14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우승님이 무슨 말을 해도 12쪽이 8천원은 비싼겁니다. 님은 ˝텍스트의 가치를 ‘쪽수와 가격만 가지고 판단‘하지 마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는데, 전문적이고 가치있는 책을 적정가격에 판매하는 출판사도 있다는 것을 알기 바랍니다(그리고 님이 낸 책들은 솔직히 어마어마하게 전문적인 책은 아닙니다).

philoelectroray 2016-11-15 00:39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바가 물론 맞습니다. 12쪽에 8천 원은 비싼 가격입니다. 가격에 대한 논점을 흐리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논점에서 이야기를 펼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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