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오리의 신우승입니다. 유효한 의문을 차분히 제기해주신 qualia 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몇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답을 남깁니다.

1) 출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먼저 답합니다. 책을 사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전기가오리는 제가 개인의 능력과 책임으로 진행하는 1인 출판사입니다. 번역, 편집, 발행이라는 모든 측면에 관여하지요. 이렇게 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그중 하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비용을 최소화하여 출판사의 번역 출판 작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고 하며, 이 의도에 동의하시는 분들의 후원으로 처음 몇 달간 문제 없이 진행 중입니다. 책 한 권을 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적어도 당분간은 지속에 문제가 없으리라 예상합니다.

2) 더욱 중요한 비판/의문은 전기가오리의 유료 출판+종이책이 SEP의 정신/의도와 배치되지 않느냐는 것이겠습니다. 첫째, 유료라는 측면에서는 분명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SEP가 무료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난 액수의 후원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우리 출판사 역시 후원을 받고 있으며, 후원액이 일정 수준 발생하면 무료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다만 후원금이 부족한 현재 상태에서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기는 곤란합니다. 둘째, 종이책으로 정보를 고정하는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SEP는 몇 년 단위로 자료를 업데이트합니다. 짧으면 4년, 길면 8년 정도 걸리더군요. 저희 역시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런 번역서의 초판을 제가 찍어봤자 몇 부나 찍었겠습니까? ^^; 몇 년에 걸쳐 판매한 다음 SEP에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대로 전기가오리도 새 판본을 찍을 것입니다. 물론 그때쯤에는 후원금이 늘어나 인쇄비와 저작권비를 여유 있게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 판본을 구매한 분에게는 신 판본을 무료로 전해드리고 싶고요.

3) SEP 및 논문을 어떠한 맥락이나 구성으로 출판할지는 계속 고민 중입니다. 철학백과를 어떤 식으로 출판할지는 이미 정하여 (약간의 변동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으나, 논문 출판은 세부 카테고리를 만들어 더 짜임새 있게 정돈할 예정입니다. 이 정돈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qualia 님의 지적이 진심으로 반갑고, 또 그에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감사를 표합니다. 제 답변이 공격적인 것으로도 방어적인 것으로도 읽히지 않기를 빕니다. 전기가오리는 항상 새로운 분과 만나 새로운 시도를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새로운 번역 출간 기획으로 제안하실 만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제 메일(philo.electro.ray@gmail.com)로 말씀해주십시오. 새로운 제안과 깊이 있는 비판에 늘 열려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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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7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7 2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