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숙제
김다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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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숙제는 주인공 이랑이가 유학 간 학교에서 새 친구를 만나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이다. 이랑과 마야와 폴은 생김새도 국적도 언어도 모두 다르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를 쌓아가며 친구가 된다. 쇼핑몰에서 유색 인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으로 몰리게 된 이랑은 점원의 인종 차별적인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세상의 일부가 바뀌는’(93) 노력을 한다.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갈등 상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지혜와 불편함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시공간적인 제약을 넘어선 친구 미래와 현욱, 새로운 절친이 된 마야와 폴.... 그들 젤친이 있어서 이랑이의 비밀 숙제는 더욱 풍성하고 따뜻한 결실을 얻는 것 같다.

 

* 책 속의 한 문장

- 너희가 몇 명의 사람들만 설득해도 세상의 일부가 바뀌는 거란다.(93)

- 만약 누군가가 참아서 얻어야 하는 평화라면, 그런 게 진짜 평화인가요?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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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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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의 용감한 소녀 에이프릴. 에이프릴이 아니었다면 북극권에 있다는 스발바르베어 아일랜드를 검색창에 넣어볼 생각도 그러한 곳이 정말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살아갔을 것 같다.

기상학자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에이프릴은 아빠를 따라 노르웨이 북단의 베어 아일랜드에 가서 짧고도 긴 시간을 보내게 된다. 에이프릴은 눈의 천국인 그곳에서 아빠와의 즐거운 시간을 꿈꾸지만 영국에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빠는 일에 파묻힌 채 좀처럼 시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혼자 시간을 보내게 된 에이프릴은 섬 이곳저곳을 다녀보던 중 섬에 홀로 남아 상처 입은 북극곰을 만나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둘의 우정이 깊이 쌓여갈 무렵 에이프릴은 스발바르 섬에 북극곰의 무리가 있음을 알고 북극곰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한 모험을 감행한다.

처음 책에 대한 소개를 접했을 때는 지구 온난화의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관련 소설로만 단순히 생각했는데 에이프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에게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었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아빠가 일에 집중함으로써 홀로서기를 견디는 동안 열한 살 에이프릴이 감당해야했을 외로운 시간들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 에이프릴에게 북극곰과의 우정은 관계의 치유와 회복을 이끌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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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사전 슬기사전 3
박효미 지음, 김재희 그림 / 사계절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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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말 사전을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생각하는 나쁜 말의 범위가 너무 협소했다는 생각을 했다. 욕설, 비속어, 은어 등을 선뜻 떠올렸던 예상과는 달리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나쁜 말의 범위는 직업과 성별에 따른 차별, 세대 간의 갈등, 잘못된 구습의 유지, 인권 문제에까지 확대되고 있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책들과 다양한 영상 매체 속 공익광고에서 다름에 대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한 존중을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나쁜 말때문에 앓고 있는 것 같다.

나쁜 말 사전에 추가하고 싶은 말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면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사용하는 많은 말들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리를 모아두는 공간이 있다면 나쁜 말도 그곳에 담아두면 좋겠다. 시간이 된다면 아이와 함께 나쁜 말 사전을 완성한 주인공에게 염라대왕이 내린 결정이 무엇이었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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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의 1초 인생 기린과 달팽이
말린 클링엔베리 지음, 산나 만데르 그림, 기영인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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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냄새와 소리처럼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어디로 갔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모든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서 소리들이 사라지면서 한데 모이는 곳이 있다면 말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말,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아름다운 소리들이 모인 곳이라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겠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남 몰래 투덜거리는 말, 귀를 따갑게 할 정도의 소음이 모인 곳이라면 거기서도 다툼은 언제든 준비되어 있겠다. 그런 곳이 있다면 얼른 달려가서 되찾아 숨기고 싶은 말들이 있는지 살펴볼 것 같다.

여기 짧은 방귀의 인생을 담은 그림책이 있다. ‘방귀라는 말만 들어도 웃음이 번지는 게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일 것 같은데, ‘방귀쟁이 며느리이야기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렇게 방귀를 소재로 한 신선하고 독특한 그림책이 새롭다.

동생이 뀐 방귀에 화가가 색칠을 해서 아름다운 무지개 빛깔 공기방울을 만들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화가의 작품은 수명이 1초에 불과했다는 이야기, 실험실의 과학자가 자꾸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우연히 자신이 뀐 방귀의 성분 덕분에 위대한 성공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해외여행 중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화장실에 있던 사람이 뀐 방귀에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동물원에 있는 기린이 갑자기 꼬리를 흔들었는데 알고 보니 방귀를 뀌고 구경꾼들에게 냄새를 보내는 것이었다는 이야기, 구름이 방귀를 뀌자 하늘에서 방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는 미래의 재난 이야기... 아이들이 상상한 방귀의 1초 인생’. 모두가 이미 꼬마 그림책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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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식어 - 더 큰 세상을 향한 전후석의 디아스포라 이야기
전후석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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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동안 9·11사태 이후 20년간 지속된 미국의 대테러전쟁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으로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를 도왔던 현지인들을 기적적으로 구출하여 국가로서의 책무를 수행했다. 이제 남아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 이 책이 묻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에서 절대 다수의 일원이었고 존재 자체로 내 가치나 존엄성을 시험받는 경험을 한 적이 없(76)’겠지만 이념과 가난, 오해와 불신으로 야기된 얼룩진 현실(140)’에서는 계획, 전략, 원칙, 성공(197)’에 갇혀 때때로 소외되고 외면당한 적이 있을 것이다.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의 삶이 이러한데 사회적 소수자에 속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할까. 사회적 소수자란 장애인, 다문화, 탈북민, 난민, 이주 노동자, 성소수자, 빈곤층, 실버 등 신체적문화적사회경제적 특징 때문에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으로부터 구분되거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우리는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서로 가까워지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늘 자신과 다른 것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는 중이다.

나는 평범한 개인이지만 내 앞에 붙는 수식어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존재 자체로서 갖는 의미 이상으로 그 수식어를 더 아름답게 더 빛나게 하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얼마나 스스로를 채근하고 다독이며 보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다는 걸 알면서도 무엇을 위해 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했을까. 그리고 그런 노력들 안에 공공성을 지향하는 것들이 있기는 했을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폭력들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늘어가는 디아스포라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특정한 지리나 국가에 국한된 정체성을 초월해 인류에 소속된 일원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감과 권리를 행사하는 것(211)’이라는 세계 시민 정신에 입각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노력과 움직임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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