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의 1초 인생 기린과 달팽이
말린 클링엔베리 지음, 산나 만데르 그림, 기영인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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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냄새와 소리처럼 찰나의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어디로 갔을지 궁금할 때가 있다. 모든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통념을 벗어나서 소리들이 사라지면서 한데 모이는 곳이 있다면 말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 말, 말하기에도 듣기에도 아름다운 소리들이 모인 곳이라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겠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남 몰래 투덜거리는 말, 귀를 따갑게 할 정도의 소음이 모인 곳이라면 거기서도 다툼은 언제든 준비되어 있겠다. 그런 곳이 있다면 얼른 달려가서 되찾아 숨기고 싶은 말들이 있는지 살펴볼 것 같다.

여기 짧은 방귀의 인생을 담은 그림책이 있다. ‘방귀라는 말만 들어도 웃음이 번지는 게 모든 사람들의 공통점일 것 같은데, ‘방귀쟁이 며느리이야기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렇게 방귀를 소재로 한 신선하고 독특한 그림책이 새롭다.

동생이 뀐 방귀에 화가가 색칠을 해서 아름다운 무지개 빛깔 공기방울을 만들었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화가의 작품은 수명이 1초에 불과했다는 이야기, 실험실의 과학자가 자꾸만 실패를 거듭하다가 우연히 자신이 뀐 방귀의 성분 덕분에 위대한 성공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 해외여행 중 비행기가 추락하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화장실에 있던 사람이 뀐 방귀에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게 되었다는 이야기, 동물원에 있는 기린이 갑자기 꼬리를 흔들었는데 알고 보니 방귀를 뀌고 구경꾼들에게 냄새를 보내는 것이었다는 이야기, 구름이 방귀를 뀌자 하늘에서 방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는 미래의 재난 이야기... 아이들이 상상한 방귀의 1초 인생’. 모두가 이미 꼬마 그림책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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