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저택
펄 벅 지음, 이선혜 옮김 / 길산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중학교때였던가? 펄벅의 "대지"는 참 충격적이었다. 너무 힘든 일생을 살아가는 주인공 여자의 모습이 어린 내가 보기에도 부당하게 느껴졌었고 화가 났었던것 같다.
참 오랫만에 마주한 펄벅의 새책은 이렇듯 반가움과 아련한 추억을 행각나게 했다.
대부분의 펄벅의 책들이 여자를 주인공으로 하고있는것처럼 이 책 또한 여자가 주인공이고 배경은 중국이다. 어린시절과 또 성인이 된후 중국에서 생활해서인지 배경이 중국인 책들이 참 많다.
제목에서 알수 있듯 주인공은 마흔을 맞은 우부인과 그 집안의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부유한 가문의 여자에게 마흔살 생일은 매우 엄숙한 날이라고 한다.
남편과 24년의 결혼생활을 한 우부인은 아들넷을 두었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있다. 그런 그녀가 마흔의 생일에 남편에게 소실을 들이기로 하면서 평온하던 집안에 작은 소란이 일기 시작한다.
남편이 원해서가 아니라 우부인이 원해서였다.
어찌보면 이상했던 그녀의 결정을 책을 읽어가며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결혼후 24년을 그녀는 아내로 어머니로 그리고 우씨 집안의 모든 일을 관장하며 살았기에 마흔살 생일을 맞아 이제 그녀 자신으 삶을 살기로 한것이다.
남편에게 자유를 주며 그녀 자신의 자유를 얻은것이리라...
세째 아들의 가정교사로 외국인 신부 안드레가 집안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우부인의 신부와의 대화에 흥미를 느껴 자신에게도 공부를 가르쳐줄것을 부탁한다. 신부와의 대화는 우부인에게 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겉으로 드러낼수 없으나 그녀 마음속에 사랑이란 감정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조금씩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녀의 방식으로 해결해왔던 모든것들을 조금씩 다른방법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

대지의 여주인공과는 사뭇 다른 환경과 조건을 가진 우부인의 삶또한 어찌보면 희생의 삶이었는지 모른다. 마흔의 생일을 계기로 스스로에게 상을 주듯이 변화를 선택한 우부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베리의 마녀들 원더그라운드
존 코널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무더운 여름은 시원하게 보내고싶은 요즘.
가슴이 서늘해지는 책한권을 만나게 되어 읽는 며칠간은 조금 소름끼치기도하고 불끄고 누어서는 왠지 머리끝이 쭈삣 서는것 같기도 하고 자꾸 창문밖을 내다보기도 하며 지내게 되었다.
"언더베리의 마녀들".. 난 이책을 통해 존 코널리 라는 작가를 만나게 되었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그의 다른 소설을 찾아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워낙 겁이많아 영화로 공포물을 보는것은 상상조차 못하기에 책으로 만나는 공포도 걱정이 되기는 하였다.
부록으로 포함된 세편의 소설까지 모두 스무편의 소설들로 이루어지 이 책은 단순한 공포장르라고 하기에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다양한 소재들로 가슴깊은곳에서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책이라고 해야할까?
"새로운 딸"에서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등장해 공포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창문너머에 존재하는 그 무언가가 열려진 창틈으로 한밤중에 들어와 자신의 딸을 새로운 딸로 바꾸어놓다니.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또한 첫등장에서부터 주인공인듯했던 잉크병원숭이. 단지 잉크병뚜껑에 달린 장식이라고 여겼던 원숭이는 자신을 소유한 주인에게 글쓰는 재주를 갖게 해준다. 요구하는 것이라곤 아주 조금 빨아먹을수 있는피. 하지만 점점 커져가는 원숭이를 만족시키기에 피는 턱없이 모자라다. 결국 ...

흡혈귀 미스프룸.
제목부터 공포의 주체를 알려주지만 그 과정은 생각과 달랐다.원예가로 이름을 높이지만 모든것은 베일에 싸여 관심을 받는 미스프룸. 그녀가 흡혈귀일거란 예상은 맞았지만 다른 흡혈귀와 달리 그녀는 강요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스스로 피를 내어놓도록 유도할뿐.

이밖에도 반사되는 눈은 거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악이 순환되는것을 보여준다.

스무편의 소설중 어느것 하나 평범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읽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수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 화가 이인경의 고대 도시 여행기
이인경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중해 하면 짙푸른 바다가 연상된다. 그리고 왠지 자유스러운 느낌이 나기도 하고...
이책의 저자는 아줌마다. 스스로 그렇게 칭하고 있다.
50의 나이에 처음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고 모든 주변인의 우려와 달리 아주 여유롭게 한가로이 그리고 즐겁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이 책을 썼다. 내나이 마흔이 되면 무언가 그 나이를 맞는 나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마 저자도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해본다.
어쨌든 "중년의 나이에 홀로 떠나는 여행" 이 한가지만으로도 나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했고 그 여행지가 동경하던 지중해이기에 더욱 호기심이  깊어졌다.
그리스와 이스라엘 그리고 이집트로 이어지는 여정이다.
그리스는 내게 그리스 로마 신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하는 신들의 나라이다. 그녀의 눈에 비친 아테네는 먼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유적들이 넘쳐나고 잘 정돈된 로마와 비교된 아테네는 유적의 수로도 풍경으로도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이 먼저 느껴젔는지 모르겠다.하지만 그곳엔 파르테논 신전이 존재했고 그곳에서 그녀는 아주 좋은 아줌마의 인상이 느껴졌다고 하니 만족스러웠음이 틀림없다.문화유적과 더불어 저자는 그리스식 음식의 매력에 빠져든다. 복잡한 요리가 아니라 올리브류와 식초만으로 충분한 맛을 내는 그리스식 샐러드에... 책속에 들어있는 그리스식 샐러드를 보며 군침을 흘릴수밖에 없었다.
그리스여행의 마지막은 바다였다. 푸르름이 마치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한 지중해바다.그 바다를 보고있자니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두번째 여행지 이스라엘.
이스라엘하면 예수님이 떠오르는것이 당연하듯 그곳에서의 여행길을 성지순례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성지순례 여행자들과 예수님으 발자취를 따라 여행을 하다보면 숙연해지지 않을수 있을까?
마지막 여행지 이집트.
나일강과 파라오 그리고 피라미드...
그리스가 바다라면 이집트는 해다...이렇게 저자는 말하고있다.그도 그럴것이 피라미드는 바로 사막에 있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어떤 피라미드는 바로 시가지옆에 있다고 하니 사막이 바로 도시 옆에 존재한다는것이다.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와 책을 쓰며 저자는 어쩌면 다음 여행을 기약하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혼자만의 여행이 꼭 외롭거나 두려울 필요가 없다는것을 이책을 읽으며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움의 발견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움 이라는 단어는 왠지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누구나 가슴에 그리움 하나쯤은 품고살기때문이 아닐까... 그 대상이 사람이기도 하고 장소이기도 하고 어떤 사건이기도 하고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책 제목이 가슴에 와 닿는 책이었기에 읽기에 부담도 없었고 읽는내내 즐거웠다.
오정희,곽재구,고재종,이정록 네 작가의 나름의 그리움에 관한 글들을 적어 묶어놓은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이 닿는 부분은 오정희님의 글이었다. 워낙 오정희님의 글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이책에서는 작가 스스로도 언급했듯이 작가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평범한 중년 아줌마의 모습을 만날수 있기도 해서 더 반가웠다.
특히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부분은 모두가 같은 마음이 아닐까싶었다.
어머니란 단어만큼 그리움과 가까운 단어가 있을까? 곁에 있어도 그리움의 깊이는 마찬가지인듯하다. 어머니.엄마란 단어를 입에 올리며 눈물짓는 사람이 참 많은것을 보면 알수있다. 작가 또한 딸과 자신의 모습을 보며 이제 나이들고 병들어 거동이 힘드신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건강하실당시 밥상을 차려주시던 어머니를,젊은 시절 전쟁의 고생속에서도 그 많은 자식들 하나하나 이름불러 주시며 희망을 주셨던 어머니를 말이다.
또한 고교입시에 낙방한 오빠와 강가에서 마신 첫 술한잔의 기억과 아버지께서 술드시고 손에 들고오신 군밤을 잠결에 일어나 먹던기억 이 모든것이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남는다.

책을 읽다보면 글사이사이에 여러 사진들이 들어있다.
이름모를 꽃들,이슬을 머금은 풀들,한없이 길게 늘어선 비어있는 철로,노란꽃이 가득한 시골들판 곁을 지나는 오래된 버스...

모두 그리움의 글을 한층 깊게 해주는 듯했다.
책을 읽고난후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기게 된다. 그리움을 찾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 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쿰부 트레킹
법상 지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보통 여행지에 관한 책을 접하게되면 가장 먼저 하게되는 생각은 가보고 싶다!!!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는것이다.
하지만 가보고  싶다에만 그치게 되는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히말라야이다.
내게 히말라야는 마음으로만  갈 수 있는 그런곳같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많이 트레킹을 간다고들 하지만 내게는 가보기는 힘든 차마 갈 수 없고 마음으로 동경하게 되는 그런 곳인 듯하다.
산이 험하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왠지 일반인이 범접해서는 안될 그런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아! 그렇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히말라야.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히말라야란 말만으로도 난 충분히 작아지는듯하고 그 느낌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으니말이다.
이책에 등장하는 지명들은 굉장히 낯설기도 하지만 왠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하는것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누군가의 히말라야 등반기를 보고 들으며 접해서일것이다.
산의 높이만으로는 가는 길의 난이도를 짐작할수 없는것은 아마도 내가 그런 높이에서의 공기의 희박성을 경험해본적이 없어서일것이고 고산병의 고통이 몸으로 느껴지지 않는것도 그런 이유일것이다.
이책은 15일간의 히말라야 순례기이다. 트레킹이라는 말보다 순례기라는 말이 더 적절할 듯하다. 마을하나 고개하나를 넘으며 그곳에서의 자연과 사람을 바라보고 나 자신을 돌아볼수 밖에 없도록 하는 그런 무언가가 있으니...
글과 함께 들어있는 곳곳의 사진만으로도 그곳의 추위가 느껴지고 시원함이 느껴지며 사람들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읽던중 "불편하게 사는 줄거움"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문명화된 사회속에서 좀더 편안함을 찾아 끊임없이 개발과 발명이 이루어지는 속에서히말라야는 동떨어져있다. 모든 편안함에서 멀어져 있기에 어쩌면 모든 고민으로부터도 멀어져 있을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히말라야 그 속에는 우리를 작아지게 하는 즐거움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