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책 읽어드립니다
조지 오웰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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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어보고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책에 대한 많은 분들의 추천의 글을 보았었는데 꽤 늦게 읽어보았네요. 그 책은 미래의 우울한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그린 소설인데 전체주의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독특하고도 집중력 있게 그려나가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나는 책입니다. 조지 오웰의 책 중 <1984>만큼 유명한 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동물농장>일 것입니다. 저는 예전에 <동물농장>을 읽어보았던 것으로 기억을 했으나 이번에 책을 읽어보다 내용이 생소해 예전 독서 기록을 찾아보니 이번에 처음 읽어보는 것이었네요. 뭔가 착각을 해서 이전에도 이 책을 들지 않았었는데 지그이라도 읽게 되어 참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무대는 존스라는 인물이 운영하는 동물농장입니다. 그 동물농장에는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늙은 돼지 메이저가 있었고 어느 날 농장 동물들을 모두 모아 자신의 의견을 연설하고 피력합니다. 그 의견이란 동물들은 인간에게 이용만 당하고 일한 만큼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었고 그것을 이제는 우리가 바꾸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동물농장의 주인 존스는 술에 취한 날들이 많았고 그래서 동물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날들이 많았기에 모든 동물들이 메이저의 의견에 동의를 하고 결전의 날 존스를 동물농장에서 쫓아내게 되는 날이 옵니다. 동물들은 자신들만의 규칙을 세웠고 모든 동물들이 평등하게 그 권리와 대가를 나누고자 노래 부릅니다. 동물 중 가장 똑똑한 돼지들이 동물농장의 운영을 지휘하고 나머지 동물들은 돼지들(스노볼, 나폴레옹, 스퀼러)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동물 농장은 운영됩니다. 하지만 돼지들 사이에서 의견 마찰이 있고 권력 다툼이 생기며 스노볼은 동물 농장에서 쫓겨나고 이제 모든 권력을 돼지 나폴레옹이 잡습니다. 나폴레옹을 견제할 무리가 없어지며 동물 농장의 일과 대우는 동물마다 달라지게 됩니다. 동물들은 그것을 어리둥절한 채로 이끌려가고 어떤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이용을 당하며 좋고 올바른 사회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라 착각하며 죽어갑니다. 처음 동물 농장을 접수하고 동물들이 만든 규칙은 이제 나폴레옹의 필요에 조금은 수정되고 바뀌어 가며 통치의 수단이 되고 변명이 되어 가거 돼지들은 더 안락하고 살찌는 반면 나머지 동물들은 예전과 다를 것이 없는 어떻게 보자면 더 나빠진 환경 속에서 살아가게 되면서 이 소설은 의문점을 던지며 끝납니다. 동물들의 규칙 중 인상적인 구호로는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는 규칙이 있었는데 이 규칙은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수정됩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 좋다." 저는 이 규칙이 나오게 되는 과정에서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이지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습니다. '와,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 무섭고도 섬뜩했습니다. 

 

 

이 책은 정치적인 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고 그것을 동물들이 농장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풍자라는 요소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소설입니다. 그 이야기의 내용이 흥미롭고 재미있어 가독성이 참 좋지만 그 속의 내용은 깊고 무겁습니다. 말인 복서는 더 나은 동물 농장을 만들어가려는 마음으로 남들이 쉴 때도 일을 했고 죽을 때까지 열심히 일했지만 그것은 이용만 당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것은 오직 나폴레옹을 좋게 하는 행동이었고 그 복서의 행동이나 마음이 실은 우리들도 겪을 수 있는 아닐까라는 생각에 생각이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조지 오웰의 책은 예전에 나온 소설임에도 지금 이 시대에 읽어도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은 무겁지만 빠르고 흥미로운 전개로 재밌고 가독성이 좋은 점 또한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저는 조지 오웰의 <1984>, <동물 농장>을 읽었지만 공통적으로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약간 소름 돋았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만큼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왔고 정치라는 것이 개인에게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영향을 받는 주체는 얼마나 똑똑해져야 하는지 느껴 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네요. 이것이 어쩌면 많은 책들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오랜 시간 사랑받는 고전의 힘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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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 낯선 길에서 당신에게 부치는 72통의 엽서
변종모 지음 / 꼼지락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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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조금 먼 곳으로 가 새로운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 더 행복한 사람이 되어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흔히 여행은 삶과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곤 하는데 그것은 계획을 했으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그 돌발성 때문인지도 모르겠군요. 코로나19라는 무서운 바이러스로 인해 제 여행은 물론 세계의 여러 시스템과 장소들이 마비되고 혼란에 빠졌습니다. 그 가지 못한 여행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지만 그 결정은 당연하고도 확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가지 못했던 여행을 상상하며 여행 에세이 한 권을 손에 들었습니다.

 

 

[함부로 사랑하고 수시로 떠나다]

 

 

오랜만에 변종모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가 나왔네요. 개인적으로 여행 에세이를 좋아해 종종 읽고는 하는데 좋아하는 작가님 중 한 분이 변종모 작가님입니다. 한동안 책이 나오지 않으시기에 여전히 여행을 하시는 것은 아닌가 막연한 상상을 할 때가 있었는데 이런 시기에 갑작스레 책을 만나게 되어 무척이나 반가웠지요. 표지의 분홍빛 구름의 사진이 기대를 한껏 부풀려주었습니다.

이 책은 여행지에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형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느낌,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느낌을 독자들에게 글로서 알려주고 있습니다. 거창하거나 대단하게 떠나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떠나보라는 듯이 그렇게 말이지요. 어떤 글은 짧고 함축적으로, 어떤 글을 장문으로 편지를 보내왔고 저는 잘 받았습니다. 느껴지는 것이 많았고 여행을 가고 싶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그 여행은 액티비티하고 떠들썩한 여행이 아니라 고요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이 있는 그런 여행을 하고 싶어졌네요. 책에 나오는 작가님처럼 이국의 낯선 우체국에 찾아가 그리운 이들에게 엽서 한 장 슬쩍 보내는 그런 여행의 낭만과 그때 그 감정의 쓸쓸함과 포근함을 동시에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에서는 캄보디아에 대한 글들도 제법 있는데 캄보디아는 개인적으로 애정이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그런 글들은 좀 더 집중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구름이 아주 멋져 구름을 바라보는 것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캄보디아의 크라티에. 저는 캄보디아의 시하눅빌에서 아주 멋진 구름과 노을을 본 적이 있어 크라티에는 얼마나 근사하고 아름다운 구름이 있을까 다음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캄보디아 여행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거기에서 만났던 좋았던 사람들이 생각나 잠시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보고 쿠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책에 있는 <가장 흔한 것들의 예찬>이라는 글을 읽고 여행과 행복 그리고 쿠바에 대해 생각을 했고 흥미롭고 색다른 나라로서 쿠바가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았습니다. 아주 먼 곳이라 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조그맣게 소망해 봅니다.

이 책의 글은 감성적입니다. 하지만 그 감성적이라 함은 유치하거나 낯간지러운 감성의 느낌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아름답다 말하는 조용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런 감성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글들은 마치 시처럼 읽히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때에는 편안하게 읽다 마음 한 켠 고장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책에 수록된 사진을 보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사진이 가득하지요. 저도 여행을 가서 사진을 부지런히 많이 찍지만 이런 아름다운 사진을 볼 때마다 조금 슬퍼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아름다운 사진은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초대하고 있었습니다. 그 풍경을 만나러 가고 싶어졌습니다.

 

이 책에서는 여행은 결국 사람이라 말합니다. 맞는 말이지요. 여행은 삶인 동시에 사람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에 안쪽 표지면에 있는 저자 소개란에는 작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여행자'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오늘 밤 배낭을 쌉니다. 여행을 떠납니다. 이 책을 가방에 깊숙이 넣어둡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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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 안영준.엄인정 옮김 / 생각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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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대한 많은 분들의 추천글을 보았기 때문이지요. 그때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어려움이나 힘듦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이 책이 저에게 잘 와닿지 않아 초반부를 읽다가 책을 덮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얼마 전 다시 이 책에 대한 추천글을 보고 다시 한번 이 책을 들었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들이 정말 많이 출판됩니다. 요즘 유행하는 가벼운 에세이 형태로도 많이 나오고 심리학과 접목하여 나오는 등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와 관심은 여전히 힘들고 어려운 것인 것 같네요. 그런 많은 책들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출판되고 있음에도 가장 많은 분들이 추천하고 이야기하는 책은 결국 <카네기 인간관계론>인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들의 바이블과 같은 느낌의 이 책이 왜 그렇게 사랑받고 추천을 받는지 이번에 알아보려 합니다.

이 책은 데일 카네기가 쓴 책입니다. 저는 그동안 데일 카네기가 문학 활동을 하는 작가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저자 소개란을 보니 원래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 연설 강의를 했군요. 그 강의가 인기가 있었고 그러던 중 인간관계에 대한 책을 썼던 것이 이렇게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니 그 강의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이 책은 6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모두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인데 개인적으로는 '파트 1 - 사람을 대하는 기본 원칙'과 '파트 2 - 사람의 호감을 사는 6가지 방법'이 가장 좋았고 느껴지는 바가 컸습니다. 특히 이 책의 시작에 나오는 '남을 향한 비판과 비난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는 이야기는 느껴지는 바가 참 크고 강했습니다. 실제로도 저는 며칠 전 회사에서 동료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조금 화가 났습니다. 좋지 않은 말이 목까지 올라와 아슬아슬하게 그 날카로운 말들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이 책의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비판이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비판은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에게 방어적인 모습을 지니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판은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누구나 자존심을 소중하게 여기는데, 그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자신이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하며 원한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p. 33)

 

우리는 비난이 귀소 본능을 지닌 비둘기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비난은 언제든 자신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우리가 바로잡아 주고 싶거나 비난하려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정당화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로 우리에게 비난의 화살을 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p. 37)

 

하지만 내용을 알고 이성적으로 이해를 하게 되었지만 그 순간을 참고 견디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오늘, 그때 그런 날카로운 말들을 하지 않길 정말 잘 했구나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을 대하는 자세나 행동을 문장으로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사례와 방법을 제시하여 다소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그 방법을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요. 그 점이 책의 내용을 쉽고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큰 비결인 듯합니다. 그 사례로 등장하는 인물로 링컨과 루스벨트 대통령의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오는데 특히 루스벨트는 제가 생각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느낌이랑 전혀 달라 흥미로웠던 점이 기억나네요. 링컨은 비판과 비난을 하지 않았던 행동, 특히 전쟁에서 중요한 실수를 한 장군에게 비난의 편지를 다 써놓고도 보내지 않고 책상 서랍에 넣어두었다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군요.

예전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던 이 책의 내용들이 이번에는 아주 좋은 느낌과 공감의 마음으로 와닿았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해 큰 고민이나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저도 모르게 10년이 넘는 사회생활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고민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실천이 중요하고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책을 다 읽은 저는 좀 더 인간관계를 유연하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만큼 힘든 것이지요. 가끔씩 이 책을 꺼내 읽어보며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인간관계에 대한 힌트를 이 책을 통해 얻어봐야겠습니다. 책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이 있었는데 이 내용이 정말일까 아직도 궁금하네요.

 

여러분이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을 대하는 일일 것이다. 사업한다면 더욱더 그렇다. 가정주부이거나 건축가이거나 엔지니어인 경우도 피차일반이다. 몇 년 전, 카네기 교사육성재단의 후원을 반다 이루어진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고도 의미심장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카네기 기술연구소의 추가 연구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조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기술적 지식이 경제적 성공에 기여하는 바는 고작 15%에 불과하고 나머지 85%는 인간관계의 기술, 즉 성격과 통솔력에 달려 있다고 한다.

(p. 11)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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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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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승우라는 이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이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 책을 좋아하는 분의 추천을 받아 이승우 작가님의 소설 <식물들의 사생활>이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파격적인 등장인물의 설정과 내용으로 단숨에 이승우라는 작가님의 이름을 제 머리 한곳에 저장해두었고 작가님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읽어보아야지 메모해두었던 생각이 나네요. <캉탕>, <사랑의 생애> 같은 책들이 그런 책들인데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소설로 이승우 작가님의 책을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이승우 작가님의 산문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가 이승우의 생각과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 보고 싶어 이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은 산문집이지만 이승우 작가님의 색깔이 여전히 잘 나타난 것 같습니다. 가볍지 않고 진중하며, 진중하지만 따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내용의 무게가 여전히 작가님의 글에 담겨있었습니다. 책에는 여러 가지의 주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글쓰기와 문학, 소설과 소설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그 이야기만으로도 이렇게 내용 있고 흥미로운 책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놀랍기만 하네요. 예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라는 책을 참 재밌게 보았고 그런 책이 한국에는 어떤 책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 찾은 책이 김연수 작가님의 <소설가의 일>이라는 책입니다. 이제 그 목록에 이 책인 <소설가의 귓속말>도 함께 추가를 해야겠네요.

 

가끔 소설의 내용을 보며 소설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소재를 찾아낼까 궁금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 그에 대한 해답이 조금 나와있었습니다. 작은 것, 사소한 일도 자세히 바라보는 것. 누구나 그냥 지나치는 일도 이야기의 시작이 될 수 있는 것이었네요. 그 사소한 일, 작은 사건이 연결되고 확장되어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되어 독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소설가는 고뇌하고 또 침잠하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영감'이라는 단어도 참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흔히 영감을 받아 글을 쓴다는 작가가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 생각을 했지만 소설가라는 직업은 감히 '영감'으로 이끌어갈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꾸준하고 치열한 글쓰기가 소설가의 글쓰기라는 점을 배워봅니다.

 

이 책을 그냥 평범한 산문집이라 생각을 하는 일반 독자들이 읽는다면 과연 내용이 좋다고 생각할까 궁금합니다. 아마도 그렇게 와닿지 않거나 조금 재미없다고 느껴질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평소 소설을 좋아하고 문학에 관심이 있고 소설가라는 직업에 흥미가 있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큰 재미와 함께 깊은 무게감을 전해줄 것입니다. 많은 문학인들의 사례와 글들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그것은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해 귓속말을 듣는듯한 느낌을 이 책을 읽다 보면 느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읽어보아야지 생각을 했던 책이었네요. 소설가의 귓속말이 저에게 마음 깊이 들어왔습니다.

 

영감을 어딘가 다른 데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불러일으켜지는' 것이라고 이해할 때 작가는 주어진 내용을 수동적으로 담는 그릇이나 필기구이기를 멈추고 비로소 창작자의 이름을 얻게 된다.

(p. 128)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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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책 읽어드립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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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햄릿>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입니다. 정말이지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인 <햄릿>.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저 유명한 글은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지요. 예전 고전 문학을 읽기를 도전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고 지나갔는데 최근 이 책이 방송에 소개된 후부터 자꾸 이야기가 되어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어본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햄릿의 그 갈등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모습같이 보이기도 해 새로웠습니다.

 

<햄릿>이라는 희극의 간략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며 전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왕자의 신분을 가진 햄릿. 선왕이 죽은 후 2달이 채 지나지도 않아 왕이 된 숙부와 결혼을 한 어머니에 대한 실망과 증오. 완이 된 숙부. 어느 날 선왕의 모습을 한 유령이 나타나 이야기는 시작이 됩니다. 햄릿이 그 소식을 듣고 선왕의 유령을 찾아가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유령의 말이 사실인지 햄릿은 연극을 통해 현재의 왕과 왕비의 모습을 살펴보며 진실을 알아내려 합니다. 현재의 완 또한 햄릿이 위험하다는 판단이 되어 그를 감시하게 되고 햄릿은 미친 척을 하며 진실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원수인 왕이 기도를 하는 뒷모습을 햄릿이 보고 그를 죽일 것인가 지나칠 것인가 고민을 합니다. 이 장면이 이 희극의 가장 극적인 장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 희극을 다 읽고 나서 그 장면이 계속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햄릿의 증오와 복수는 한 가족의 불행으로 치닫게 되었고 이야기는 걷잡을 수없이 비극적으로 변해가며 마무리되었습니다.

 

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 때문인지 이야기의 탁월한 구성 때문인지 책은 이 책이 가진 명성과는 다르게 부담 없이 잘 읽혔습니다. 가독성이 좋았고 재미도 있었네요. 그래서 고전 문학에 도전을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을 해도 좋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책 한 권에 복수와 사랑, 증오와 계략, 비극적 결말까지 다채로운 요소의 글들이 가득하고 문장 또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져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희극이라는 요소인지라 이것을 실제 연극으로 본다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이 책의 표지를 보면서 <햄릿>인데 왜 이런 표지일까 무척 궁금했습니다. 막연히 생각하기에 고뇌하는 남자의 모습이 쉽게 떠오르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으니 이 책의 표지가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비운의 여인 오필리아. 그 짧은 생은 어땠을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며 그녀의 이야기를 상상해봅니다.

햄릿의 고뇌는 인간적인 고뇌였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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