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해서 - 소란과 홀로 사이
배은비 지음 / 하모니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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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점점 각박해지고 철저히 이기적인 모습들을 보는 날들이 많아져서 우리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버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부는 그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더욱 인간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위로입니다. 위로는 들어도 좋지만 주어도 좋은 것. 위로에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피어나고 다시금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합니다. 위로가 필요한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위로를 들어야겠습니다.

 

<어쩌면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해서>

 

책의 책명은 책의 방향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이 책의 방향은 자신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짐작하며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 표지 안쪽에 있는 저자의 소개란의 글들이 감각적이고 참 좋았네요. 어쩌면 저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했던 저자의 소개를 아래에 조금 적어봅니다.

 

어중간함 그 자체인 사람.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이제는 이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매일 어딘가 내가 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하루의 끝이 있어 좋은 사람.

역마살이 세 개나 있는 덕분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약속시간 보다 일찍 도착해 시간이 비는 틈 사이를 좋아하고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

환한 낮보다는 어스름히 빛나는 밤을 더 좋아하는 사람.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들어준 글이 내게 위로가 되었듯 당신에게도 그 위로가 닿기를 바라는 사람.

 

책은 저자의 20대 때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열심히 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지기도 하는 일상을 지켜보며 나의 청춘은 어땠는지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글 속에서는 그때의 힘들었던 기억 때문인지 쓸쓸함이 느껴지는 글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그 글들을 보며 요즘의 청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기도 했네요. 하지만 그런 느낌의 글들 중에서도 가족 이야기들은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어 마냥 쓸쓸한 느낌의 책이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아버지와 함께 하는 글들은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게 미소를 띠며 보게 되었는데 다정한 부녀의 모습이 책의 내용을 따뜻하게 만들어준 큰 요소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도 겪고, 사기도 당하고, 여행을 하는 등 많은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그런 다양한 주제들은 자칫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들도 다양한 성향과 취미를 가지고 있기에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부분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수 있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사랑과 여행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갔고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네요.

저자는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해주고자 이 책을 썼겠지만 어쩌면 저자 자신도 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청춘 이야기들을 낱낱이 고백하며 결국에는 '괜찮아요' 말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표지에는 '소란과 홀로 사이'라는 글이 있는데 그 사이에는 아마도 청춘이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읽고 그 답을 알게 되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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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맹자 - 맹자 완역본 옛글의 향기 7
맹자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과이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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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시대를 뛰어넘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지금 시대에서도 충분히 공감과 가르침을 주는 내용이기 때문이겠지요. 고전을 찾아 읽어야겠다 다짐은 많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읽지는 못하고 있네요. 오랜만에 반가운 책을 만나 다시 고전이라고 불러도 될 [맹자]를 들어봅니다. 동양 철학이라고 불러도 좋겠습니다.

 

[ 인생에 한 번은 읽어야 할 맹자 ]

 

맹자는 간헐적으로 읽어보았습니다. 맹자의 구절들을 모아놓은 책들과 맹자의 유명한 글들과 함께 작가의 에세이 형식 글들로 풀어놓은 책들이었습니다. 그 책들에서도 맹자의 가르침은 엄정하고 바른 느낌을 받았지만 이 책은 맹자집주의 완역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았고 그렇게 읽어보게 되었네요. 책은 맹자의 내용을 전부 수록하고 있어 책의 두께가 꽤 두껍지만 그 두께가 부담스럽기보다는 믿음직한 느낌이 들어 좋네요. 책은 한글로 맹자의 글들을 풀어놓았고 그 아래에 한자로 맹자에 나오는 한자를 표기해두어 가끔 구절을 인용할 때 한자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좋네요.

제가 생각하는 동양 고전의 장점은 내용이 길지 않고 이해가 어렵지 않다인데 맹자는 조금 다른 느낌도 들었습니다. 논어와 비교해 한 편 한 편 내용이 조금 더 길고 좀 더 세부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정치 쪽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거기에서 왕에게도 자신의 왕도정치를 자신 있고 뚜렷하게 말하는 것은 참 대단하고도 놀랍습니다. 맹자의 왕도 정치는 이상적이긴 하나 참 생각할 것이 많았네요. 늘 우리의 정치권은 시끄러운데 정치인들이 맹자를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했습니다.

사실 저는 맹자를 서양의 철학자 니체와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확고한 사상과 거침없는 언동 등에서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게 되었네요. 니체와는 전혀 다른 결의 방향으로 맹자는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유학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으로 바른 사람과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점점 각박해지는 사회와 점점 실종되는 인간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열쇠로 동양철학도 좋은 방안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좋은 점만을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좋은 가르침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요즘 인간관계와 장래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맹자를 읽고 나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래서 가치가 있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지 이 책이 알려주었고 저는 그 가르침에 고개를 끄덕였네요. 오래 곁에 두고 읽어야 할 책입니다. 종종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책을 펼칠 듯합니다. 이 책 말고도 장자, 논어 등 다른 시리즈들도 있던데 다른 시리즈들도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겨울에 읽어도 왠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맹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옛날의 현자는 자기의 밝은 덕으로 남을 밝게 해주었는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자기는 어두우면서 남을 밝게 해주려고 합니다."

(p. 370)

 

 

* 출판사를 통해 책을 제공받았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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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1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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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있던 독립출판물 책방이 옆 동네로 이사를 갔다. 가끔씩 가던 책방이라 아쉬움이 컸다. 그 책방을 가끔씩 다니고는 했지만 주로 내가 가지고 갔던 책을 읽었지 독립출판 된 책을 읽어본 적은 거의 없었다. 독립출판물이 생소하게 느껴졌거나 글의 수준을 의심해서 그렇다기보다는 기존 출판물들 중에서도 읽을 책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그런 책들을 읽으며 시간에 쫓기다 보니 독립출판 서적에 늘 관심은 있으면서도 책을 읽어보지는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이 책을 읽은 것은 이 책이 독립출판 서적 중 베스트셀러였다는 점이고 저자인 가랑비메이커라는 분의 데뷔작인데도 대표작이 되었다는 책이라서 관심이 갔다. 독립출판 서적에서 큰 사랑을 받은 책은 과연 어떤 책일까 궁금해 책을 받고 바로 읽어보았다.

 

가랑비메이커라는 이름. 저자의 필명인데 이 분은 이름 짓는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책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의 제목에도 있는데 저자인 필명에도 그런 느낌이 담겨있다. 사춘기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 시절을 거쳐 이 책이 탄생되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꿈을 이루는 과정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나도 지난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며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좋아하고 진짜 하고 싶은 무엇을 찾지 못한 채 그저 흘러왔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적어 온 글들의 시간이 이 책에 쌓여있을 것이다.

책은 감성 에세이의 느낌을 담고 있다. 한 페이지 혹은 한 장의 글들이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다. 5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보다는 책에는 212개의 글이 적혀있다는 것이 더 중요한 정보가 아닐까 생각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은 '관계'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관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청춘의 그때에만 어려운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은 나이와는 상관없이 늘 따라다니는 문제가 아닐까. 이 책은 관계에 집중하여 작가의 문체와 문장으로 그 작고 예민한 순간을 잡아내고 표현해냈다. 길지 않은 글에 의미를 담았다. 그래서 중간중간 울림을 주는 글들이 있어 메모해두었다. 내가 잊었거나 잃어버린 감정과 관계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떠올려본다. 요즘엔 생각하지 않는 사랑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있었다.

 

이 책을 좋은 느낌으로 읽었던 것 중 하나는 이 책을 가을에 읽었기 때문이 아닐까. 싸늘해진 바람과 붉거나 노래지는 잎들 속에서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아마도 나는 마음속으로 어떤 따뜻함을 그리워하거나 갈구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이 가을에 그런 나의 마음을 이 책을 달래주었다. 때로 책을 읽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가을에 읽으면 특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은 사람을 시인으로 만들어주는 계절이니까. 이 책을 가을에 읽는다면 좀 더 깊숙이 침투당할지도. 여기와 거기. 지금과 그때. 이 책을 읽기 전과 나는 어떻게 달라져있는가?

 

 

어른

 

언제부턴가 나는 이뤄낸 것도 없이

너무도 바빠졌고

 

내가 그리워하던 이들에게

야속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p. 85)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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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트
아네 카트리네 보만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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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72세 정신과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이 있기라도 한다는 듯 이제 진료를 보아야 할 횟수를 세는 모습이 군대의 전역 날짜를 세는 것 같아 재밌었네요. 은퇴만을 생각하며 환자들을 상대하고 이제는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열정이나 의지보다는 어떻게든 횟수를 채우고 은퇴만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은퇴만을 기다리는 평온한 날들이 지나가다 아가트라는 젊은 독일 여자가 치료를 받고 싶다 찾아오면서부터 이야기는 다르게 진행된다. 의사는 은퇴만을 기다리기에 아가트를 치료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아가트의 끈질긴 요청으로 진료를 보게 됩니다. 아가트와의 상담 치료는 다른 환자들과 차이 없이 진행됩니다. 늘 반쯤은 은퇴 생각이나 딴 생각을 하며 책상의 메모지에 그림을 그리면서 말이죠.

쉬부르 부인은 주인공인 의사의 병원에서 20년을 함께 일을 한 비서입니다. 단 두 명이 20년을 함께 일을 한다면 매우 친근한 사이일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두 명 모두 각자의 일만을 빈틈없이 해나가며 점심도 따로 먹습니다. 의사는 쉬부르 부인의 근면 성실한 근무태도로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쉬부르 부인이 갑자기 휴가를 내었습니다. 의사는 혼자 병원을 운영해가지만 병원은 점점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만 같아 쉬부를 부인이 그립기만 합니다. 쉬부르 부인에게 왜 그러냐고 하니 남편 토마가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쉬부르 부인은 의사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남편 토마를 한 번 만나 상담해 달라고 말이죠. 의사는 겁을 잔뜩 먹고 거부하고 싶지만 차마 거부하지 못하고 쉬부르 부인의 집으로 찾아가 토마를 만납니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을 만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동안 환자들에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었지만 진짜 죽음을 모르는 의사가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 앞에 죽음을 모른다고 솔직히 말합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평온한 대화를 나누고 의사는 돌아가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토마는 죽게 됩니다. 의사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눈물을 쏟습니다.

아가트와의 상담에서는 언제부턴가 치료와는 별개로 의사 자신의 개인적 관심이 생기게 되어 아가트는 의사에게 다른 환자들과 다른 환자가 되었습니다. 길에서 우연히 아가트를 보고 아가트의 모습을 멀리서 오랫동안 지켜보는 모습을 하기도 하며, 다른 환자를 진료하는 중에도 아가트의 진료 시간만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아가트와의 상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가트 자신의 문제 깊숙이 들어가게 됩니다.

위의 두 가지 사건으로 주인공의 삶이 변하는 이야기입니다. 늙었다고 생각하고 은퇴만을 기다리던 의사는 위 두 가지 사건을 겪으며 조금씩 변해갑니다. 그래서 예전의 자신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옆집 사내를 찾아가 사과 케이크를 건네는 행동 같은 것 말이죠.

의사가 환자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문장들이 나 자신은 어떤지 생각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짧은 소설이지만 그 깊이만은 짧지 않게 느껴졌네요.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잔잔하지만 감동 있는 한 편의 예술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적이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상처와 극복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에 담겨 있습니다. 저는 특히 마무리 부인이 좋았는데 쉬부르 부인과 의사의 만남이 참 기분 좋았네요. 의사의 은퇴는 과연 계획대로 이루어졌을지 궁금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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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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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 합니다. 많은 철학자의 철학들을 이해할만한 수준이 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철학을 외면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많은 철학자의 다양한 철학들이 있지만 저에게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철학이 있다면 니체의 철학입니다. 강렬하고 통쾌한 그의 철학은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 있습니다. 2016년, 처음 <니체의 인생 강의 / 이진우>란 책을 읽으며 니체를 만났고 그 후 계속해서 니체 관련된 책들을 가끔씩 찾아 읽는 이유입니다.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당연히 니체의 철학에 관련된 책이기 때문입니다. 천경이라는 저자의 책은 처음인데 저자 약력을 보고 다양한 책을 출판하였고 니체뿐 아니라 다양한 공부를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의 구성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니체 철학의 기본적 개념이 작가의 일상 이야기를 통해 나타납니다. 모든 이야기들의 구성이 이와 같지만 니체 철학의 깊이는 책의 뒤로 갈수록 깊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일상 이야기와 함께 철학적 부분들을 설명하기에 아주 어렵다는 느낌이 없어 좋았네요. 그럼에도 깊게 생각해본다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메모를 참 많이 했습니다. 니체의 철학에는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담겨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니체는 인간들이 원하는 안락함이란 인간을 종말로 안내하는 것으로 파악한다."(p. 82) 같은 문장만으로도 니체 철학의 추구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깊은 고통은 사람을 고귀하게 만든다."(p. 83)라는 말 또한 안락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메시지를 던져주는 그의 철학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의 철학에서 신의(종교) 죽음과 초인의 등장 부분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라는 책을 읽었지만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저는 이런 책들의 도움으로 그 의미와 해석을 곱씹어 봅니다. 모든 것이 정해져 있고 기준이 되었던 신의 죽음으로 인간은 자유를 얻음과 동시에 혼란에 빠지게 되는 역설이 아이러니합니다. 신의 죽음으로 인간은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 작가의 이야기에 니체 철학을 엮은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 또한 등장시켜 니체의 철학을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과거 철학자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노자는 물론이고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리리까지 이야기에 동참시켜 니체의 철학을 알려주는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왔네요. 유발 하라리의 말을 소개하며 '무지'에 대한 설명을 한 부분은 <사피엔스>를 재밌게 보았던 독자로서 더욱 흥미롭게 책에 집중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니체의 철학에서는 현재 시대에서는 다소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니체 철학을 알게 된다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생각과 의제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처음 니체에 관한 책을 읽고 니체라는 철학자에 반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니체라는 인물의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편안하고 안락하게 지내려고 하는 저에게 가끔씩 읽는 니체는 큰 소리로 호통을 치고 있습니다.

 

 

"나는 사랑하노라. 왜 몰락해야 하며 재물이 되어야 하는지. 그 까닭을 먼저 별들 뒤편에서 찾는 대신 언젠가 이 대지가 위버맨쉬의 것이 되도록 이 대지에 헌신하는 자를, 나는 사랑하노라. 깨닫기 위해 살아가는 자, 언젠가 위버맨쉬를 출현시키기 위해 깨달음에 이르려는 자를, 그런 자는 그럼으로써 그 자신의 몰락을 소망하고 있는 것이니."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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