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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 - 나도 모르게 방전된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뇌과학 처방전
배종빈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5월
평점 :
포레스트북스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부쩍 “그냥 다 귀찮다”는 말이 입에 붙은 분들 계시지 않나요?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손에 잡히지 않고, 푹 쉬었는데도 피로는 풀리지 않고… 아무 이유 없이 의욕이 사라진 느낌. 저 역시 그런 순간을 자주 겪고 있던 참에 만난 책이 바로 <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예요.
이 책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배종빈 선생님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무기력에 시달리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며 얻은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집필한 책이에요. 단순한 심리 에세이가 아니라, 정신과 의사의 관점에서 무기력이라는 감정의 본질을 파고들고, 그 안에서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진지한 탐구가 담겨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게으른 거 아닌가?”, “마음 먹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은 그런 시선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말해줍니다.“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고요.

배종빈 작가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이 왜 생기는지, 어떤 상황에서 더 쉽게 우리를 덮치는지, 또 우리가 무기력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여러 사례와 설명을 통해 친절하게 풀어줍니다. 단지 지치고 피곤한 상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한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 상태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줘요.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고, 무기력의 정체를 해부하는 과정부터,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정들, 그리고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현실적인 회복 방법까지 제시합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렇게 해보세요” 식의 단편적인 조언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스스로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과 관점을 제공해준다는 점이었어요. 그 덕분에 책을 읽으며 “나는 왜 이런 감정이 들었을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고, 나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또한 책의 문장도 무척 다정해요. 전문가의 책이지만 전혀 어렵지 않고, 마치 친구가 조용히 옆에서 조언해주는 듯한 문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감정을 지적하거나 몰아세우지 않고, 조심스럽게 이해하고 끌어안아주는 태도가 책 전체를 감싸고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나는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을까>는 나를 자꾸 탓하게 만드는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내 마음의 속삭임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 저는 무기력이라는 감정을 피하거나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어요. 오히려,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회복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느꼈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당신, 지금 이 책이 조용히 말을 걸어올지도 몰라요.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지도 몰라요."
이유 없는 무기력감에 시달리는 분, 요즘 ‘그냥 다 귀찮다’,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분,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분, 무기력의 원인을 알고, 진짜 나를 회복하고 싶은 분, 정신과 의사의 시선으로 감정을 깊이 있게 탐색하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