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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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첫 장에서 열기구와 돼지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눈으로는 글을 따라가고 있었지만, 머리가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지 못했다. 수학이고 숫자가 나오니 '어려울거야' 라고 이미 단정지었기 때문이다.

나는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거의 모든 사람이 학교에서 강제로 배우는 수학 중에서 상당히 수준 높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 피타고라스는 복잡하기만 하고 별로 쓸모없는 수학을 상징하는 일종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p.10

하지만 작가가 읽는 사람에게 수학문제집처럼 공식을 알려주고 문제를 푸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했다.

맘을 고쳐먹고 나니 작가의 유머러스한 표현들이 보이고 흥미로운 사례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수학 문제가 아니라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도 어렴풋이 떠오르며, 공부로 생각하면 그렇게나 어렵던 수학이 이렇게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삼각형은 단순히 3개의 변만으로 이루어진 도형치고는 놀랍도록 복잡한 형태이다. 어떻게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천한 삼각형은 아름답게 단순한 것부터 헤론의 공식 같은 것에 이르기까지 놀랍도록 다양한 규칙과 성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들은 항상 유용하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p.125

거리, 당구, 무지개, 행성 충돌, 샌드위치, 건축, 오토바이, 3D프린팅, 차원, RGB, NASA, 벌집, 타일, 컴퓨터, 예술 등등 어느 것 하나 삼각형과 연결되어 있다고 상상하기 어려운 내용들이었다. 삼각형이 단순한 도형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또 깨닫게 해준다.

다 읽고 난 지금도 수학이 쉬워지지는 않았지만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은 수학의 삼각형을 사랑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수학을 대중에서 재미있게 소개하고픈 작가의 노력도 느껴진다. 수학의 매력, 특히 수학에서의 삼각형의 매력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읽고 나면 새로운 수학의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덧붙여서, 건축을 공부한 1인으로 건축가가 냅킨에 스케치하고 바로 구조 검토를 넘기지 않는다.

기하학을 바탕으로 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사용하여 실현 가능성을 검토 후에 협의가 이루어진다. 오해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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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 편의점 2호 - 섬마을점 긴급 기름 제거 작전 24분 편의점 2
김희남 지음, 이유진 그림 / 사파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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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짜잔! 2호점으로 찾아온 24분 편의점!

24분 편의점 1호점을 너무 재밌게 봤던 터라 2호점 출간이 너무 반가웠다.

24분 편의점의 첫 등장과 자석, 나침반 등의 과학 요소, 알바생 기냥이의 탄생 등이 주된 내용이었던 1호 숲속마을점!

과연 2호점은 어디이며, 어떤 과학 지식과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살펴보자.


섬마을로 간 24분 편의점.

편의점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너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2호점에 소개되는 크기, 끓는 점, 밀도 등을 이용한 혼합물의 분리!

과학적 원리를 쉽게 풀어내는 그림이 무척 돋보인다.

글만으로는 다가오기 힘든 원리와 과정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설명해 주어, 아이들도 쉽고 즐겁게 이해할 수 있다.

엄마들의 만족 포인트인 교과 연계 페이지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과학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이해하는 게 가장 좋은 학습 같다.

단순히 지식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해 알려주는 구조라 아이들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1호점, 2호점을 비교해 보는 깨알 재미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늘 열심히 하는 알바생 기냥이와 영원히 편사장이었으면 좋겠는 노별 박사.

3호점은 우리마 을에 왔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즐겁게 과학을 이야기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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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600년의 기억
정명림 지음, 장선환 그림, 이지수 기획 / 해와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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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한국건축사를 좋아했던 나에게 "광화문 600년의 기억"은 단순한 역사 그림책이 아니라, 

멋진 손 그림과 짧지만, 강렬한 글을 통해 광화문의 지난 시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은 조선 건국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광화문의 변천사를 보여 준다. 그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광화문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국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였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시대별로 변화한 광화문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주며, 눈으로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역사 속에 스며들어 그 상황을 이해하게 한다. 

광화문의 역사는 1394년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며 시작된다. 올해로 천도 631년. 흔히 ‘서울 천도 600년’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631년이 되는 해다. 광화문이 630년 가까이 시련과 고난, 기쁨과 환희를 우리와 함께해왔다는 것이다.


경복궁의 하나의 문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맞이하는 그 얼굴로써, 

건물의 이름을 넘어 육조거리와 함께 광화문 광장 등 그 일대를 지칭하는 말로 쓰일 정도로 의미가 확장되었고, 여전히 당당하게 그곳에 존재한다.



출처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600년의 기억'이라는 글자에, 우표수집에 한참 빠져있던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서울 천도600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 앞에서 한참 동안을 기다렸던 추억이 떠올랐다. 아직도 600년이라고 칭하는 걸 보고 피식 웃음이 났지만, 세기(Century)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오히려 내가 여전히 그 순간에 살고 있다는 특별한 유대감을 만들어주었다.


책을 읽고 그 우표를 꺼내어 표지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데, 반사된 표지 사이 음각으로 새겨진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유독 검게 느껴지던 글자를 손끝으로 더듬는 순간, 그 깊이가 느껴지던 순간, 가슴 한편이 웅장해지며 왠지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음각이 곧 600년의 깊이와 무게처럼 느껴졌다. 시간에 빛 바래지 않는, 사라지지 않을 기억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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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 나무의사 우종영이 전하는 초록빛 공감의 단어
우종영 지음, 조혜란 그림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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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요즘은 의도하지 않았으나 읽다 보면 기후 변화, 환경 위기를 다룬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초록초록한 표지를 좋아해서 고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우종영 선생님의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책은 수채화 느낌의 표지에서부터 '나는 나무 책이야~나는 자연 책이야~'를 말하고 있었다. 많이 들어는 봤지만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는 ‘생태감수성’이라는 이제는 익숙해진 단어를 바탕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서정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책은 ‘생’, ‘태’, ‘감’, ‘수’, ‘성’이라는 단어의 각 글자를 주제로 삼아, 다양한 개별적인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각각의 글들이 하나의 에세이 형식이어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어느 내용 하나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이 없다.

나무와 자연에 관련된 처음 보는 단어들도 많고,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들도 많았다.

내 집 안에 화분 하나에는 신경 쓰면서 정말 중요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자연환경에는 무심했구나 싶다.

특히 나무와 인간의 모습을 정감 있게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들을 격하게 공감하며, 조금만 하면 자연과 쉽게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든다.


생태감수성이란 이렇게 자연의 참모습과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나 할까요? 인간과 자연을 나누어 바라보지 않고, 사람이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생태계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각각의 생물체가 고유한 방식으로 세상을 지각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일입니다.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p.38


잔잔한 말투지만 이 책은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다. 막연하게 우리에게 초록초록한 공감만을 전하는 책은 더더욱 아니다. 어느 내용 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묵직한 무게감으로, 최근 지속적으로 접하는 기후 변화와 위기의 문제를 말씀하신다. 자연과 인간을 연결하는 다양한 방식과 여러 관점 그리고 우리 모두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공존하며 상생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무거운 주제지만 지독하게 더웠던 여름을 보낸 우리가 꼭 읽고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내용들이다.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자연의 역습이 현실이 된 상황에서 올바른 길을 찾으려면 눈치로 '때려 잡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가 사는 곳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생태감수성도 피어납니다.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p.36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얼까?

눈부신 성장 후에 편히 몸을 뉠 풀밭이 없어지고, 뜨거운 볕을 가려 잠시 기대 쉴 나무 그늘이 없어지고, 숨 쉴 공기와 마실 물이 줄고, 괴물 홍수와 생활을 위협하는 가뭄이 온다면 우리가 가는 이 길을 계속 가는게 맞는 걸까?

독서의 계절이라는 선선한 가을을 눈앞에 두고

뜨거웠던 여름을 잊기 전에, 자연의 고요한 외침을 생각하기에, 우리의 다음 걸음을 고민하기에,

정말 더없이 좋은 책이다.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자연과의 새로운 관계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미래에서 빌려 온 지구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 안 본 사람 없었으면 좋겠다.


지구 생태용량을 생태발자국 지수로 나누어 365를 곱하면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을 산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1년치 지구 생태용량을 다 써버린 날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그날 이후로는 다음 해의 지구 생태용량을 빌려서 쓰게 되는 것이죠.

나는 나뭇잎에서 숨결을 본다 p.321

이미지 출처 https://statista-korea.com/2024-지구-생태-용량-초과의-날/


#나는나뭇잎에서숨결을본다 #생태감수성 #우종영 #흐름출판 #자연을믿다 #희망 #회복력 #자연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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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1
이광렬 지음, 유혜리 그림 / 빅피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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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수상한 동물원에 입장해 보자!

동물원의 초대장을 보낸 사람은 바로 "모두를 위한 화학"으로 유명하신 화학자 이광렬 교수님이다. 

화학 교수의 동물원 초대라니 이래서 수상한 과학자라고 하시나 보다. 시작부터 미스터리하고 기대가 된다.


첫 번째 미스터리 동물원에는 

해달, 고양이, 개, 소, 고슴도치가 있다.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물들이라 잘 알고 있다 싶지만, 

미처 몰랐던 동물들의 신비롭고 흥미로운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미스터리한 곳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물들이라 책에 소개된 내용들이 정말 새로웠다.

풀만 먹는 소는 어떻게 지방과 단백질을 보충하지? 개와 비타민C?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조합의 내용이 소개된다. 그동안 만나왔던 어린이 과학책과는 사뭇 다르다. 짧은 내용의 가벼운 말투지만 전해주는 지식의 내용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와구와구 동물원. '와구와구'란 무언가를 열심히 먹거나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역시나 비버, 개복치, 잎꾼개미, 벌새, 대머리수리, 나미브사막거저리의 생동감과 독특한 먹이 습성, 활동 방식을 소개한다.

무시무시 동물원에는 거미, 뱀, 모기, 파란고리문어, 코모도드래곤, 올빼미가 산다. 

위험하거나 두려움을 불러오는 동물들을 모아놨다. 

'무시무시'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무섭다로 그치지 않는 것 또한 매력이다. 


뿡뿡 동물원 이름에서 상상되듯이 배설, 소화, 똥, 침 등의 관련된 특징이 있는 동물들이 살고 있다. 

아이들의 무조건 웃음 코드인 방귀 소리 '뿡뿡'으로 동물원을 살펴보기 전부터 웃음이 시작된다. 

뿡뿡이라는 제목을 보고 스컹크를 떠올렸는데 판다, 고양이, 고래, 캥거루, 토끼가 살고 있어서 새로웠다.


마지막으로 알록달록 동물원은 색깔 변화, 또는 빛 등 외형적으로 변화를 주거나 뚜렷한 색, 광택 등 시각적으로 특이한 동물들을 모은 코스이다. 

색깔 하면 떠오는 동물 공작새, 카멜레온이 아니라 오징어, 연지벌레, 홍학, 매미, 반딧불이가 색과 빛의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어떻게 이렇게 동물들의 특징과 과학을 잘 짝지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동물들의 특징에 착안한 의성어, 의태어 제목들도 너무 센스있다. 

무엇보다 이광렬 교수님의 유머와 호기심 가득한 시선, 아이들에게 과학을 재미있게 소개해 주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수상한 과학자의 다음 동물원에는 또 어떤 동물과 과학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 

이 책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과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정말 유익한 과학 동화였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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