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600년의 기억
정명림 지음, 장선환 그림, 이지수 기획 / 해와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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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한국건축사를 좋아했던 나에게 "광화문 600년의 기억"은 단순한 역사 그림책이 아니라, 

멋진 손 그림과 짧지만, 강렬한 글을 통해 광화문의 지난 시간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화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은 조선 건국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광화문의 변천사를 보여 준다. 그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광화문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한국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였음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시대별로 변화한 광화문의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주며, 눈으로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역사 속에 스며들어 그 상황을 이해하게 한다. 

광화문의 역사는 1394년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며 시작된다. 올해로 천도 631년. 흔히 ‘서울 천도 600년’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631년이 되는 해다. 광화문이 630년 가까이 시련과 고난, 기쁨과 환희를 우리와 함께해왔다는 것이다.


경복궁의 하나의 문에 지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맞이하는 그 얼굴로써, 

건물의 이름을 넘어 육조거리와 함께 광화문 광장 등 그 일대를 지칭하는 말로 쓰일 정도로 의미가 확장되었고, 여전히 당당하게 그곳에 존재한다.



출처 :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


'600년의 기억'이라는 글자에, 우표수집에 한참 빠져있던 1994년, 서울 정도 600년, 서울 천도600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 우체국 앞에서 한참 동안을 기다렸던 추억이 떠올랐다. 아직도 600년이라고 칭하는 걸 보고 피식 웃음이 났지만, 세기(Century)로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오히려 내가 여전히 그 순간에 살고 있다는 특별한 유대감을 만들어주었다.


책을 읽고 그 우표를 꺼내어 표지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데, 반사된 표지 사이 음각으로 새겨진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유독 검게 느껴지던 글자를 손끝으로 더듬는 순간, 그 깊이가 느껴지던 순간, 가슴 한편이 웅장해지며 왠지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음각이 곧 600년의 깊이와 무게처럼 느껴졌다. 시간에 빛 바래지 않는, 사라지지 않을 기억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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