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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당신이었나요?
이한나 지음 / 문학공감 / 2018년 7월
평점 :
스쳐 지나가는 일상에서 찾아내는 소중한 이야기

책을 쓰고 싶다. 읽을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소소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특별한 인생을 살지도 않았고 재미있는 인간도 아니다. 스쳐 지나가듯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 나다. 그러니 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평범하니, 글도 평범해도 괜찮다고.
저자도 책을 쓰고 싶다고 내리 생각했던 듯하다. 자신의 이름을 건 책을 쓰고 싶다. 강사니만큼, 책이 더 필요하겠지. 유명해야 책을 쓰는 게 아니라 책을 써야 유명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는 ‘○○’의 저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몸값이 오른다고.
일상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며, 지인들에게 보여주는데. 이거로 책을 내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한 친구가 그러더란다. 이걸?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까지 느껴져 좌절이 컸다고.
남편이 잘 도닥여줘서 다행이다. 이 책 마음에 들었거든.
내가 책 점수 매기는 기준은 3개다.
1점. 저자의 주장과 책의 주장이 모순될 때. 모두가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책에서 타인에 대한 혐오 성향이 보이면 타는 쓰레기 판정한 뒤 내던져버린다. ‘져주는 대화’가 대표적.
5점. 주변에 꼭 읽으라고 동네방네 소개하고 싶을 때. 왜 이 책 안 읽죠? 질문하고 싶을 때. “엄마 반성문”이 드문 5점이다. 부모라면 한번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머지는 4점. 쓰는 사람도 노력했고 출판사도 노력했으니 된 것 아닐까, 점수 매길 것 있나. 하지만 인터넷 서점에 글을 올리려면 점수를 꼭 매겨야 하니까.
내가 쓰고 싶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 좋았다. 굳이 따지면 4.5점.
평범한 일상. 누구나 겪는 일. 하지만 그 누구나 겪는 일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마 기억조차 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겠지. 오늘도 무의미하게 하루가 지나갔다. 그렇게 생각하며.
대부분 그리 생각하는 일상에서 저자는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강연 소재를 찾기 위해서라도 일상을 특별히 볼 필요는 있겠지만. 그 점을 고려하더라도 소소한 일상에서 의미부여를 하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도 좋았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먼저 걸어간다. 예전엔 질투를 느꼈는데. 이제는 나도 저렇게 걸어볼까. 이것 먼저 생각한다. 이럴 때면 내가 성숙해졌구나. 뿌듯하다,
10년을 화려하게 날려 먹었으니, 얻어가는 것 하나라도 있어야지. 안 그러면 내가 억울하잖아. 반 정도는 이런 기분이지만.
“인생반전”에. 책을 읽고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 책을 읽고 직접 저자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자와 대화할 필요는 못 느끼니까. 책으로 충분할 뿐이다. 보통은.
하지만 이번에는, 한 번 저자 블로그를 검색해서, 정말 책 잘 읽었다고, 한 마디 정도는 남길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너무 깊이 생각할 뻔했다”의 저자 카레자와는 일본인이어서 무리지만, 다행히 이 책 저자는 한국인이고.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매우 소중하구나. 매우 당연해서 오히려 잊고 있던 사실을 되새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매일매일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