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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모는 CEO - 중고트럭 한 대로 매출 100억 ㅣ CEO의 서재 11
배성기 지음 / 센시오 / 2018년 7월
평점 :
열심히 사는 인생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서평단 이벤트로 당첨된 책이므로, 이하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글만 썼을 뿐인데 삶이 바뀌다” 읽고 불쾌했다. 그런데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때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아. 그렇구나. 어떻게 불쾌했는지는 “글만 썼을 뿐인데 삶이 바뀌다”에 대해 쓰면서 언급했으니 그쪽 보면 된다.
잊고 있었다. 심지어 오시이오 팔로우도 안 해 두었더라. 책문화판 보다, 응? 서평단 이벤트 신청했던 책 같은데. 그러고 들어가 보니 당첨되어 있더라고. 참 너무한 인간이다. 반성하고 있다. 정말입니다.
자수성가한 사람 별로 안 좋아한다. 나는 했는데 너는 왜 못하느냐. 이런 사람 많아서. 본인이 열심히 해서 성공한 건 인정하는데, 그렇다고 남을 내려다보며 훈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른 삶의 방식도 있다. 고로 내 취향 아니기는 한데.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하라고 했다. 자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에게는 배울 점은 확실히 있고. 불쾌감 까짓 것. 조금만 참으면 되니까. 자존심이 밥 먹여 주는 것도 아닌데. 딱 이 정도 기분으로 신청했다.
일요일. 우편함에 얌전히 놓여 있더라. 등기우편으로 보낸 듯. 등기 우편은 도착해도 연락을 안 해준다. 잃어버리면 어쩌라는 건지. 이 때문에 한 번 배달사고 나서 출판사에 몇 번이고 전화한 적 있다. 남편은 뭐 어때 이러는데, 한 번 귀찮은 일 생기고 나면, 역시 또 비슷한 일이 생길까 신경 곤두세우게 된다.
하여튼. 여러 이유에서 딱히 읽고 싶지 않은 책이라, 더더욱 성실하게 읽기로 했다. 의외로 괜찮더라고. 열심히 읽었다. 다 읽은 뒤 나를 마구마구 칭찬했다. 가끔은 안 하던 짓 하는 것도 괜찮아. 독특한 호기심을 발휘해도 괜찮아. 와. 이쁘다. 잘했어.
결론은. 마음에 들었단 이야기다.
열심히 사는 사람 싫어하지 않는다.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 존경한다. 일가를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시험이 있다. 커트라인이 약 82점이라고 하자. 80점까지는 별 일 없으면 쉽게 달성한다. 노력만 한다면. 하지만 커트라인을 넘으려고 하면, 지금까지 했던 노력의 두 배는 퍼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넘을 수가 없다. 대부분 그 구간에 몰려 있기 때문에.
90점이면 어떨까. 정말 공부 머리가 있든지, 아니면 80점을 맞기 위해 했던 노력의 다섯 배 정도 해야 한다.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요구하는 게 많아진다. 그만큼 놓아야 할 것도 많아진다.
이 사람이 딱 그런 사람이다. 참외를 팔기 위해, 쉬지 않고 손님을 찾아 다녔단다. 근처 상가 사람들이 싫어하니, 어떻게든 상가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노력을 해가며. 진심은 통한다고. 몇 번이고 그렇게 반복하며 안면 트다 보니 친해졌단다.
말은 안 하지만, 냉대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건 쉬웠겠으며. 귀찮다고 내치는 사람에게 살갑게 다가가 말 거는 건 쉬웠겠나. 어떻게든 물량 다 팔겠다며 트럭 계속 운전해가며 괜찮은 자리 찾는 건 보통 일이었겠고. 아마 웃는 날보다 우는 날, 힘든 날이 더 많았을 거다.
그래도 결국 트럭 장사 청산할 만큼 돈 많이 벌고 다른 사람 도와주면서 자기 사업 꾸준히 하고 있다. 대단하지 않나. 그 성실함. 그 꾸준함. 본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 그 부분이 아니다. 이 사람, 자기 고생에 대해서도 별 말 안 하지만, 타인에 대해서도 별 말 안 한다.
다른 트럭 장사 하는 사람을 도우면서, 정말 온갖 사람 다 보았겠지. 기껏 노하우 전수해주니, 오히려 딴 짓하고 제대로 안 하는 사람 어디 한둘이었을까. 그래도 그 사람들에 대해 나쁜 말은 거의 하지 않는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사람 잘못 만나서 결국 관두더라. 그 말에도 안타까움이 배어나올 뿐 질타는 배어나오지 않는다.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했다. 성실하고 꾸준함. 이 부분도 배울 점이 있지만, 정말 배워야 할 점은 이 부분이구나. 책 한 권을 읽고 타인의 인성을 운운하는 건 정말 무의미한 짓이겠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이 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고, 본받고 싶었다.
그리고 또 마음에 든 건 당당함. 대기업에 강연을 나갔는데, 트럭 장수가 강연한다고 하니 매우 심드렁하게 보는 사람이 있더란다. 강연 분위기 계속 망가지니, 지목해서 이렇게 말했단다.
“진짜 세상을 사는 건 그 꽃이 떨어진 후부터입니다.”
네가 지금은 대기업 부장이라고 해도. 결국 퇴사하고 나면, 너나 나나 같은 사람이다. 그러니 네가 날 경시할 것도 무시할 것도 못 된다.
사실 대기업 부장이면, 사회적 위치 상당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주눅들지 않고, 그 무례함에 분노하지도 않은 채 담담하게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것. 나는 못할 것 같은데.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손에 잡힌다. 단순히 싫다로 끝내지 않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지만. 그래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한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발버둥치고 싶지는 않다. 무의미하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날 싫어하는 사람은 계속 싫어할 테니. 하지만 내게는 인정받고 싶다. 그래 나 정말 괜찮아. 스스로 말해보고 싶다.
일단은 장사하는 분이 읽으면 좋을 책. 이 사람은 이런 식으로 열심히 장사했구나. 그 사실을 보며,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해보면 좋겠다.
다만 굳이 장사하는 분이 아니더라도, 열심히 살고 싶은 분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살아야 해. 강요하는 책도 좋지만. 저는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이런 책도 가끔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저는 이렇게 삽니다. 이 모습을 담담히 보여주는 것이 울림이 더 클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