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의 삶 - 혼자라는 것을 잊게 해줄 쓸데없이 당돌한 생각들
김리뷰 지음, 노선경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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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뷰의 거의 모든 것의 리뷰

 

 광고를 부탁하면 디스로 보답하는 리뷰어란다. 잘은 모른다. 페이스북은 거의 안 쓴다. 일단 내 페이스북, 개인정보조차 제대로 연결해두지 않았다. 그래도 가끔 제대로 내 지인을 찾아내는 게 놀라워서, 여간하면 들어가지 않고 있다.
 하여튼 그 김리뷰가 쓴 책. 잡다한 걸 리뷰하고 있다. 가방부터 시작해서 디스니 스트레스니 등. 거의 모든 것의 리뷰는 과장이지만. 뭘 이런 것도 리뷰하나. 이러며 읽은 책.

 20대를 떠올리며 읽었다. 전혀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어디나 들이박던. 그때는 의욕적이었는데.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생각이 들더라. 의욕적인 게 과연 의미가 있는 건가. 결국 의욕은 꺾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생, 의욕이 꺾였다고 그만둘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패기만만, 의욕철철. 이 상태로 지내다, 내 마음대로 안 되어서 꺾여 버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의욕 없는 게 낫다. 의욕이 없으니 딱히 뭘 기대하지도 않고. 그러면 뭐가 되었든 꾸준히 가능하잖아.
 쓰고 나니 의욕이 없는 게 아니라. 의욕은 넘치는데 실망하기 싫어 의욕을 봉인해 버린 것 같다. 그럴 수도 있으려나. 나도 날 잘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싶을 때는 이것저것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래도 정답이 아닐 때가 종종 있다. 오래 알고 지내려면 숨은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데. 그래도 내게까지 숨은 매력 안 만들면 좋겠다.

 글은 욕까지 툭툭 튀어나오는 등 매우 거친데, 정작 사람은 상처투성이다. 상처투성이여서 오히려 가시를 팍팍 세워버린 건가. 우울증 약 먹는다는 게 안쓰럽고. 군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이 어째 애잔하고. 뭐. 내가 누구를 안타깝게 여길 상황인 것 같지는 않지만. 아프다는 말 들었는데. 그래서 어쩌라고. 그러면 너무 야박하잖아.
 자신의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부분이 많아서. 읽으며 이 사람도 치유하는 글쓰기 하고 있나 생각했다. 간혹 그런 사람 있다. 글을 쓰다 보면, 좋든싫든 내 내면을 노려봐야 한다. 그때 하나씩 상처를 꺼내서 글로 바꾸는 거지. 그러다 보면 조금 기분이 풀린다.

 글이 거친 건 읽을 때 장벽이 된다. 시원시원해서 좋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보통은 너무 거친 문체 좋아하지 않으니. 욕을 배제하고 시원시원하게 써도 되는데.
 이쯤 되면, 이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이 사람, 일베했다. 뭐. 왜. 말했잖아. 김리뷰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저자 검색해서 정치성향, 소속 커뮤니티 그런 것까지 찾아보며 읽는 건 귀찮다, 이 책 국립세종도서관 전자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라 더더욱.
 책 한참 읽는데. 저 일베했어요. 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다. 반성할 수 있는 만큼 사람은 성장할 수 있으니 용서해주세요. 이 이야기 하는데. 반성이고 나발이고 일베했으니 인간쓰레기. 그러고 싶지는 않다. 책에 여성 혐오 전라도 혐오가 진해서, 뭐 이딴 놈이 다 있어. 욕할 지경 되면 모르겠지만. 딱히 그런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그런 것 싫어하던데.
 그래도 일베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혹시 호기심에 이 책 쥐면 안 되니까. 굳이 기분 나빠질 일 사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다.

 생각 없이 읽으며,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고개를 끄덕이며 읽으며 족한 책. 내가 좋아하는 타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책이다. 특별한 의미를 찾으려고 하면 가치가 없는 책이지만, 가볍게 즐길 책이 필요하다면 괜찮다.
 고로 관심 있으면 읽어보라. 말하고 싶기는 한데. 일베. 장벽이 크네. 모르겠다. 일베든 뭐든 상관없다 내지는 다시는 할 생각 없다. 이 말 믿어줄 사람 중에 관심 있는 사람은 읽든지.
 
 문득 궁금해졌다. 일베 몇 년 전부터 내내 시끄러웠는데, 출판사 무슨 생각으로 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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