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로레타 웅진책마을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라합 옮김, 박형동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이번에 읽은 책은 웅진주니어의 웅진책마을-<떠돌이 로레타>이다.

 이름은 어렵지만 <오이대왕>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작가인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가 쓰고 <플라이, 대디, 플라이>, <리버 보이>의 박형동 선생님이 그림을 그렸다.

 초등 2학년이지만 사춘기로의 입문을 눈앞에 둔 딸을 위해 준비해놓고 작가에 대한 설레임으로 내가 먼저 읽게 되었다. 아이폰 4s의 성능을 시험해보고자 처음으로 핸드폰으로 찍어서 올렸는데 기대만큼 잘 나오지 못했다. 아직은 내가 카메라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

 

 로레타와 주인공 빡빡이가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달리는 다소 몽환적인 표지는 두 사람의 표정처럼 희망차 보인다. 사춘기의 첫사랑, 그것이 짝사랑이라 할지라도 그 상상만으로도 아름다운 느낌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작가의 나라인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에는 평범하고 조용해서 지루할 것 같은 단독주택가가 배경이다. 초등 중학년이 주인공인 이 책에는 또래 아이들이 그러하듯 이름보다는 별명으로 불린다. 

빡빡이, 진드기, 금붕어, 이빨... 이렇게 평화롭게 지내는 마을에 낯선 자동차가 한대 들어서고 거기에 우스꽝스러운 차림을 한 여자아이 로레타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모든 첫사랑이 그러하듯 예고하지 않고, 사랑할 사람을 고를 여력도 없이 그렇게 빡빡이의 가슴에 로레타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평범함에서 조금은 벗어나 보이는, 그리고 빡빡이의 엄마가 너무나 싫어하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듯한 그런 아이 로레타...모든 사건은 로레타로 인해 벌어지지만 책 내용 첫머리에서 소개되듯이 아무도 그렇게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너무나 슬며시 다가오는 사건들...



 빡빡이 엄마는 약간 신경질적으로 보이고 결벽증처럼도 보이는데 오히려 우리 어른들의 일반적인 면을 나타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타인 앞에서는 그러한 측면이 오해를 살까 싶어 집에서만 철저하게 행동하는 것이 요즘에 집에서와 바깥에서 똑같이 행동하라는 광고가 떠오르기도 한다.

 옆에 살지만 철저하게 안정된 위치에서 살고자 하는 어른들을 꼬집어 놓기도 하고, 자유분방하고 자신만의 꿈인 서커스단원이 되기 위해 꿈을 가지고 어려운 형편도 자신만의 꿈에 푹 빠져 즐겁게 살아가는 독특한 캐릭터인 로레타의 삶을 통해 십대만이 가질 수 있는 성장통에 빠져들기도 한다. 

 마치 SOS라는 프로그램에 나올 것 같은 로레타의 집이지만 결코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가졌기에 당당하며 부모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는 로레타, 그 로레타를 경멸하면서 우리 아이에게 전염될까 걱정만 하면서 그 어려움을 도와주려고조차 하지 않은 어른들의 모습을 상당히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비판적으로 그려놓은 것 같다.  

 

 빡빡이는 그런 중심의 엄마로부터 벗어나서 스스로 머리를 밀며 십자가를 그려넣기도 하고, 자신만의 생각하는 바위에 앉아 올바른 판단을 내리려 애쓰기도 한다. 그러면서 친한 친구들에게 사랑의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결국 사회복지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게되어 떠나는 로레타를 통해 그림자처럼 좀비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첫사랑이 그러하듯 빡빡이의 첫사랑도 성공적이진 않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시 만난 로레타를 통해 오히려 성장을 하고 다시금 평화롭게 한층 더 성장하게 빡빡이...

 중년에 다가서는 내가 읽어도 참 요즘 세태를 풍자하기도 하고 다섯명의 아이들의 캐릭터에 반하기도 하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이 이해하기엔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 성장통이 시작되는 우리 딸에게 선물처럼 처방전처럼 이 책을 선물하고 싶어 기다리고 있다. 자신만의 꿈을 찾으며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을 어른들의 시각에 맞춰 생각하기보다 열병을 앓고 난 아이가 더 건강할 수 있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자녀와 함께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역시 좋은 작가에서 좋은 책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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