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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일드 -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걱정을 짊어진 완벽한 아이
펠리치타스 뢰머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채널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우연히 읽게 된 슈퍼차일드
표지가 어찌보면 섬뜩하다. 슈퍼차일드 앞에 붙은 부제-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걱정을 짊어진 완벽한 아이
이 책을 처음 읽다보면 저자가 꼭 우리나라 사람이다 싶을 정도로 우리의 교육 현실과 많이 닮아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우리나라의 아이들 역시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더불어 미래의 걱정까지 짊어지고 책과 글로벌한 지구까지 짊어지고 가는 무겁고도 힘든 아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든 것이 과도하다 싶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너무나 양극화되어 있는 현실 또한 비슷하다.
펠리치타스 뢰머라는 독일인에 의해 쓰여진 책이지만, 우리의 교육현실과 독일의 현실이 많이 닮아있다. 아니, 우리가 독일의 걱정을 먼저 실천하며 나가고 있기에 훨씬 더 많은 문제점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신자유주의의 물결 아래 전세계의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선진국이라고 혹은 개발도상국까지 포함해서는 다 비슷한 실정을 아픈 교육을 하고 있지 싶다.
신자유주의란 국가간의 무역 장애를 모두 없애고 국가가 세금과 규정에 관여하지 않고 완전히 뒤로 물러나 있으면, 가장 빨리 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신자유주의를 대표하는 표제어는 규제 철폐, 자유개방, 민영화이다.
내가 기억하기론 약 10여전부터 교육에도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교사들의 성과급 제도가 도입되고, 학생들을 인적자원으로 칭하며 기업에서 요구하는 창의적, 글로벌한 인재를 육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인성교육은 뒷전이 되었다. 또한 공립학교에서조차 학교간 경쟁을 야기시키면서 미달 학교 퇴출, 미달 학생 퇴출이라는 식으로 계속 낙오자를 양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줄을 세우면 당연히 누군가는 맨 뒤에 서야하는 것이 어떤 것이든 현실이니까...
교육에서는 그런 학생들에게, 혹은 학교들에게 지원을 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낙인찍혀 받는 지원은 씁쓸함 그 자체이다.
그런 신자유주의의 교육 쟁점은 이명박 정부들어 더욱 과열화되면서 교원평가를 시작했고, 일제고사 불참 교사와 학생은 징계를 받기도 한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기업의 요구에 맞춰 교육과정을 다시 편성하고 필요없어진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몇시간의 부전공으로 자기가 대학에서 그리고 현재까지 가르쳤던 것과 전혀 무관한 교과를 가르쳐야 하는 현실에 부딪힌다. 결국 영어와 수학만이 살아남는 그런 현실을 만들었다.


이 책을 읽는내내 불편했다. 10여년 전 나는 왜 신자유주의 바람이 교육계에 불어닥칠 때 더욱 더 데모에 참여하지 못했나. 나의 직업을 걸고서라도 지금의 문제점을 더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었나? 그럼에도 지금도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급속하게 정책으로 내려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독일이 지금 시작점이라면 모두 함께 이런 문제점을 막아야 할텐데...
일반 학부모들이 읽기엔 피부로 와닿지 않는 부분도 있지 않을까 싶다. 부모 이전 교사로서 나는 너무나도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앞 부분은 주로 부모로서의 양육에 관한 부분이 많다. 한둘만 낳아 왕처럼 떠받들고 야단치지 않는 그러면서 부모가 요구하는 것은 내가 이루지 못했던 부분까지 기대하는 과도함이다. 미래를 위한 현재의 지나친 희생을 요구하기도 하고, 모든 아이를 명품 만들기 프로젝트, 영재 만들기 프로젝트에 어릴 때부터 합류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무관심한 부모인듯 사회는 부채질하며 몰아가고 있고...
그 속에 아픈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이 생겨났다. 단순한 증상을 질병으로 몰아가기도 하고... 이 부분을 읽고 보니 민들레 출판사에서 나온 책도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DHD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 본 그 책...
부모는 헬리콥터가 되어 아이 주위를 맴돌며 트레이너를 자초하고 아이들은 기업을 위해 키워지며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 대상이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러면서 교육과 경제문제까지 스펙트럼을 넓혀가며 저자는 이 시대의 교육을 비판한다. 물론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어느 순간 무비판적이 되어가며 나도 현실에 발맞추는 교사가 되었구나 라는 자책을 하기도 했다.
조금 불편하지만 진실의 책을 꼼꼼히 읽어보길 권한다. 이 시대 교육이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두가... 그리고 연대해야 할 것 같다. 가만히 있기엔 정말 이 사회가 너무 아니게 변해간다. 아프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