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의 왕국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창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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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책 제목 <여자아이의 왕국>
 제목보다 더욱 오묘한 표지 그림, 특유의 섬세한 분홍색과 레이스, 그리고 붉은 꽃...

 낯설면서 어쩌면 친숙한 그림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폴란드의 작가이다. 조금 친숙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얼마전에 보았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의 저자이기 때문인가보다. 

 

 사람에겐 우연의 시간이 있나보다.

 사실 올 여름,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이 가슴이 아프다길래 만져보니 어느새 살짝 몽우리가 만져졌다.

 키도 큰 편이지만, 워낙 마르고 잘 먹는 편이 아니기에 걱정이 되진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워낙 생리를 일찍 시작했고, 또래보다 성숙했던 것 같다.

 우리 딸도 마냥 어리진 않고, 유난히 정신적 조숙이 빠르게 느껴졌기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미루고만 싶은 일이기도 했다.

 키도 안 클까 걱정이지만, 그것보다는 과연 그 일을 뒷처리할 수 있을만큼 이 아이가 성숙했나 싶어서이다.

 그 첫 느낌...우리 엄마들은 너무나 잘 기억할 것 같다.

 세상이 변했다고 하지만, 마냥 축하할 수 없는...한달마다 꼬박꼬박 찾아오는 손님...아직도 불쾌하기만 한 그 손님...



그 불편함을 이 책도 이야기 한다.

"공주야, 오늘 너는 여자가 된 거야."로 시작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그리 평안해보이지 않는다. 여자...

그렇게 맞이한 여자는 즐겁지 않다. 무섭고 아프기만 하다. 그 감정을 너무나 생생하게 표현하지만 그림은 상당히 시적으로 느껴진다.



 

완두콩 한 알에도 신경이 곤두선다는 표현이 나는 너무나 공감이 간다.

오늘도 여전히 그런 날이다. 사실은...

엄마만이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감성 언어들이 나온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지만 우리의 심정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다행이 몇 년이 지나자 여자아이는 서서히 왕국을 다스리는 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그 길을 간다.

자신이 왕국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인 여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내가 더 호들갑스럽게 걱정하고 놀라하면 안 되기에 지금은 마음의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 때 만난 이책은 소녀적인 감성과 조금씩 커가면서 내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어른의 길에 한발자욱 다가서는 딸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그 만남은 조금 늦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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