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위 집 ㅣ 리리 이야기 2
이형진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리리 이야기>는 속깊은 꼬마 '리리'를 중심으로 리리의 가족,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깊이를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는 그림동화 시리즈입니다.
이 책 첫장에 리리의 집의 스케치 아래에는 이렇게 글이 써있다.
글밥은 별로 없지만 이 책을 아이보다 내가 먼저 읽고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이 동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아이가 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리리의 감정, 할머니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쩌면 이 책은 인생의 깊이를 배워가며,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준비가 되는 초등 중학년 정도에게 맞는 책이란 생각이 들어 조금 미뤄놓아도 될 듯하다.
서평을 쓰며 그림을 더 부각시키고 싶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만 나름대로 액자의 크기를 늘려보았다.
이런 저런 구차한 이야기로 서평을 시작하는 내 모습...이 책을 읽은 사람만이 공감할 것 같다. 나만 너무 무겁게 생각했나?
꼭 중국이나 일본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이 책은 작가 이형진이 그리고 글을 썼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우리 집에도 있는 <재주꾼 오 형제>, <땅속 나라 도둑 괴물>의 저자이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고양이>, <나는 떠돌이개야>로 제법 이름을 많이 들어본 책 제목이 많다. 그러고보니 그림의 색채는 아니지만 터치는 비슷한 느낌인 듯 하다.
리리는 시리즈로 나오는데 어느 권부터 읽어도 상관없다고 하니 다른 책도 꼭 봐야겠다.


"내일까지 집을 예쁘게 그려오세요."라며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그리는 리리, 마당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덩치의 못된 장군 같은 바위 때문에 영 기분이 좋지 않다. 역시나 그림을 그려 갔더니 친구들은 똥덩이 괴물이다하며 리리를 놀린다.
버리고 간 나무를 바위 옆에 심어 정성껏 기른 할머니는 그 나무의 주인이 나무와 바위를 가져가려고 하자, 버리고 이제와서 주인행세냐며 혼찌검을 낸다. 속도 모르는 할머니는 빨래를 바위에 힘껏 내리친다. 철썩, 철썩~~ 

그렇게 빨래를 점점 내리치니 바위가 반짝반짝, 반질반질해지고...할머니의 바위 이야기를 해준다. 집을 지켜주는 장군같은 바위 이야기를...
이혼한 뒤 부모에게 버려지고 할머니와 함께 사는 리리에게 버려진다는 것, 거추장스럽다는 것은 마음 속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것이고...
필요없어 또 누군가에게 버려지고 귀찮고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을 이 바위에서 함께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위가 집을 지켜주는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내다본 마당의 바위는 전보다 훨씬 보기 좋게 자리잡고 있다.
동화라고 하기엔 참 많은 인생이야기가 담겨있는 것 같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면 된장이나 김치, 혹은 와인처럼 조금 숙성시켰다 꺼내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고난 후 마음이 조금은 불편해도 함께 안고 가야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