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에게 힘겨움을 느끼지 않게 해준 둘째~ 큰 아이를 키우면서는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가끔은 아이 때문에 힘들어 남편에게 애를 맡기고 나 혼자 운동장을 돌면서 한숨 쉬고... '내가 다시 애를 낳으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그런 큰 아이가 나에게 힘을 주고, 역시 우리 큰 딸~~하고 외치게 된다. 물론 가슴 속으로...물론 아직도 싸울 때가 많다. 그런 둘째에게도 드디어 독립의 시간이 왔나보다. 자아가 강하게 발달해서인지 유난히 투정과 짜증, 그러다가 책처럼 한번도 그런 적이 없던 애기 짓을 하기 시작한다. '물'을 말할 때 '무~'라고 받침을 빼고 말하기도 하고...안아 달라, 업어 달라 힘들게 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혼자 하길 원하고, 고집을 부릴 때도 있고, 동생들에겐 형으로서 존재하길 무척 원하는 하진이다. 그런 감정을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힘겨움은 계속이지만, <주머니 밖으로 폴짝!>을 읽어보니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 공감이 되긴 한다. 갓 태어난 아기 캥거루는 엄마의 배 주머니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밖에 나가고 싶다고 외치는 아직은 어린 아기 캥거루 숲속을 폴짝 뛰어가다가 누군가를 만나다. 엄마 뱃속에서는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의 친구~ 꿀벌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겁을 먹고 다시 엄마의 뱃속으로 들어온다. 그러기를 여러차례~ 자기와 똑같은 친구 캥거루를 만나고 서로 놀라는 모습에 웃다가 친구가 된 아기 캥거루들...드디어 진정한 독립을 외친다. 울 꼬맹이에게 이런 독립은 언제쯤 찾아올까? 오늘 책이 오자마자 읽어주니 너무 신나라 한다. 이게 자신을 위한 책이라는 건 얼마나 읽어줘야 눈치를 채려나? 읽어주는 입말도 재밌고 캥거루의 표정 또한 재밌다. 덕분에 오늘 하진이와 깔깔깔~ 웃으며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