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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배명훈 지음, 이병량 그림 / 킨더랜드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그냥 단순히 아이들의 책이라고 생각하고 제목과 일러스트가 참 특이하다.
작가의 이력도 그에 못지 않게 참 특이하다.
이런 호기심을 갖고 만나게 된 책 <끼익끼익의 아주 중대한 임무>
처음에는 글밥에 놀랐다. 초등학교 2학년인 큰 딸이 읽기에는 너무 글밥이 많았기 때문에...
결국 딸에게 먼저 읽히기보다는 내가 먼저 읽기로 생각하고 잠자리에 누워 책을 읽는데...
책을 그냥 덮어버리기엔 너무나 재밌고,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결국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감동에 취해서 읽고야 말았다.
작가 배명훈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였으나 대표적인 SF 작가라고 한다. 이 책도 상상속의 끼익끼익이라는 소리라는 존재의 등장과 더부러 우주와 지구까지 넘나들며 이야기의 공간을 4차원 이상 확장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이병량은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게임회사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어서인지 많은 캐틱터들이 바로 영화나 게임에서 나온 듯 사랑스럽게 표현되어 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많은 끼익끼익 소리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시작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물을 대신해서 외치는 끼익끼익의 아주 중요한 임무를 주인공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소통까지 시작하게 된다.
끼익끼익은 자기가 아픈 게 아닌데도 자기 몸이 아픈 것처럼 열심히 소리를 질러준다.
그런 소리는 사물들의 구조신호로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항상 사고를 불러 일으킨다.
그런 아빠는 소리를 들으며 기술자가 되었고 아주 생소한 직업인 전파 망원경을 다루는 사람이 된다.
이혼한 후 만난 적이 없는 할아버진 인공위성 관제사였고...
그런 아빠가 인도 여자와 만나 결혼을 하게 되고 두 아이를 낳는데 첫째 미성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하지만 미성언니도 알고보면 끼익끼익들과 소통하면서 지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큰 사건이 발생하는데 우리 주변의 끼익끼익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그 큰 변화로 주변에는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 사고가 생기고 사건, 사고가 끊기지 않는다.
알고보니 정말 더욱 중요한 인간을 위한 임무를 안고 세상의 끼익끼익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끝까지 책 내용을 다 밝히진 못하지만...시간과 공간을 넘나들고, 세계와 우주를 넘나들면서 펼쳐지는 동화의 내용은 사실 어린 아이보다는 어른이나 고학년들에게 더 공감이 가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잔잔한 마지막 영상이 너무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건 아마도 책을 끝까지 다 읽은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이겠지만...
"끼익끼익의 가장 중대한 임무는 곁에 머물러 주는 거니까"
아무것도 아닌 소리를 통해 우리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귀한 돌봄을 받는 존재인지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책인것 같다.
너무나 귀여운 캐릭터를 이렇게 사랑스럽게 표현하고 우리 주변으로 가깝게 다가오게 해준 작가들에게 너무나 고마움이 크다.
지금은 잠시 내 책장에 있는 책이겠지만 언젠가 딸도 읽으며 공감할 때가 곧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