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마술사라는 표현이 항상 따라다니는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의 '나 진짜 곰이야'를 읽게 되었다. 이 분의 책은 항상 작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색채와 특유의 동물 그림이 있다. 그리고 아이들도 벌써 알아챈다. 우리집에서 사랑받은 '달님이 본 것은?', '바람과 해님', '펠리컨', '다람쥐' 등 다양한 책에서 등장하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동물들과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책을 만들어주셨기에 이번에도 망설임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읽고 더욱 작가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이번엔 단순히 그림만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용 또한 너무나 좋았다. 사람들이 타고 온 열기구의 풍선바구니에서 낮자잠에 빠져버린 곰이 대도시로 날아간다. 저런 아름다운 색채의 대도시라면 나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마침 가장 행렬이 펼쳐진 곳이라 진짜 곰처럼 잘 꾸민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의심없이 자기들 멋대로 해석한다. 그래서 기자는 곰을 데리고 방송국으로 가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경기장에 들어서서 달리기도 하고, 무대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곰을 흥미로운 사람으로만 취급하고 아무도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다행이도 곰은 얼떨떨한 채로 굴로 돌아오고 잠이 든다. 간단한 이야기지만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잘 그려놓았다. 진실은 궁금해하지도 않은 채 여러 사람이 규정한 대로 진실은 자주 만들어진다. 그렇게 거짓된 소문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사람도 많이 생겨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믿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정말 작가의 인터뷰에 나와 있듯이 때때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난 왜 모든 그림을 이렇게 화려하게 그릴까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이 작가가 탄광마을에서 자라 색깔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꿈을 꾸는 듯한 그림을 아이들에게 그려주고 싶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더욱 대단하게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