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친구가 생겼어요 노란돼지 창작동화
이재민 지음, 원유미 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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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이는 가끔 길거리에서나 아파트에서 생김새가 다르거나 행동이 다른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지나간 후에 나에게 살며시 묻는다.
"엄마, 저 사람은 왜 저래? 조금 이상하게 생겼지?"
장애는 특별한 사람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사고 같은 것이고,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 느낌이 어떨까 생각해보자고 했다.
어린이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언어나 사회성의 문제를 지닌 자폐장애를 가진 오빠, 언니, 친구들이 있다.
가끔은 너무나 배려하지 않고 일반 아이들과 똑같이 빠르게 재촉하고, 불만을 표시하는 서진이를 볼 때 어떻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나 고민이 된다. 

 이번에 노란돼지에서 나온 <나도 이제 친구가 생겼어요>는 시각장애를 가진 수연이와 개구장이 정민이가 친구가 되는 이야기이다.
사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원유미 작가의 그림이 너무나 매력있다.

내가 서평을 쓰려고 사진을 찍는데, 옆에서 서진이도 엄마, 이 그림도 찍어야지. 이 그림도 너무 예쁘지? 이것도 너무 좋은데.... 한마디 한마디 거든다.
그러다가 사진 다 찍어야겠다 싶을 정도로 소개하고 싶은 그림이 너무 많다.
서진이 말대로 그림이 예쁘고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있어서 너무나 좋다.
표지 그림부터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아주 빼어나게 이쁜 얼굴이 아니지만 아이들의 웃는 모습은 항상 어른인 우리가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이쁘다.
그런 아이들의 표정이 화면 가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사실 아이들은 한번만 놀아도 바로 친구가 된다. 어른처럼 이것저것 따지거나 재는 것이 아니라 한번만 같이 뛰어놀아도 바로 친구가 되는 놀라운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정민이와 수연이도 같이 손을 잡는 순간 서로를 의지하고 믿는 친구가 되는 것처럼...물론 처음의 만남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축구를 하던 정민이는 공이 멀리 떨어지자 그 옆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공을 주워달라고 큰 소리를 치지만 들은 척을 안한다. 알고보니 시각 장애를 가진 아이였다. 친구들이 놀려도 왠일인지 머릿속에서 그 아이의 얼굴이 떠나지 않는다.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햇님과 만나느 외톨이 수연이, 그런 수연이에게 정민이는 손을 내민다.
소리와 냄새만으로 가볼 가치가 있는 시장 구경을 가자고 한다. 

시끌벅적한 소리와 맛있는 냄새, 시장안의 소리와 냄새,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눈을 감고 파악하고 있는 두 녀석의 화면 가득한 표정이 너무나 귀엽고 생생하다.

정말 옆집 꼬마들을 보는 듯한... 그런데 정민이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수연이만 잠시 남겨두고 떠난다. 잠시동안이겠지만 홀로 남겨진 수연이에겐 그 시간이 너무 길고, 친구가 떠나버린 시장은 무섭고 겁이나는 암흑의 공간이 되어버린다. 정민이는 돌아오고 햇님을 그린 풍선을 건넨다. 둘은 친구가 된다.

그날 밤, 수연이도 정민이도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두 녀석이 잠든 표정마저 너무 편안해보인다.
꿈 속의 장면도 서진이가 강력추천하는 예쁜 마지막 장면이다.
모두 다 공개하면 안되서 아쉽지만....

시각장애를 가진 친구와 손을 마주잡는 것만으로도 친구가 되는 것, 어렵게 그려지지 않았기에 더욱 편안하게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 같다.
요즘엔 청각장애나 자폐, 뇌성마비의 장애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동화가 많다. 나도 아직 낯설지만 장애는 특별한 누군가에게만 오는 것이 아니기에 손을 잡을 수 있는 가까운 이웃으로 스스럼없이 대하는 태도를 이 책에서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엔 정민이의 편지가 점자로 소개되어 있다. 나도 잠시 수화를 배운 적은 있지만 꽤 어려웠다. 서진이도 눈을 감고 조용히 점자 편지를 만져보지만 우리의 일반적인 감각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부분인 것 같다. 요즘엔 엘리베이터에서나 지하철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렇게 동화책에 첨부되니 아이들에게는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 같다. 

p.s 앞으로도 원유미작가의 그림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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