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로티 살림어린이 그림책 18
토미 웅거러 글.그림, 김서정 옮김 / 살림어린이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달사람>, <꼬마구름 파랑이>로 유명한 토미 웅거러의 새 책이 나왔다.
모리스 센닥으로부터 “토미 웅거러처럼 독창적인 사람은 처음 봤다.”라고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물론 한사람의 평가가 전부일 순 없겠지만 우리에게 항상 재미를 안겨주는 좋은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소개할 때 빨간 망토와 늑대가 나오는 동화를 뒤집어서 그만의 색깔로 다시 썼다고 한다.
빨간 망토도 그렇고, 아기돼지 삼형제도 그렇고 전혀 늑대와의 타협을 하지 않은 주인공들, 우리는 늘 그럴만하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빨간 망토에서의 늑대는 너무나도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그가 어떻게 즐로티에서 그 동화를 뒤집어놓았을까 궁금했다. 

표지를 보면 그만의 특유의 두리뭉실한 주인공이 나오는데 바로 '즐로티'다. 즐로티는 빨간 망토 대신 빨간 목도리를 두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기존 동화와 마찬가지로 아픈 할머니를 위해 매주 한번씩 장을 봐서 숲을 달리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도중 사고를 당하고 그때 만난 사람들, 커다란 난쟁이와 작은 거인인데 셋이 키가 똑같다. 그리고 셋은 친구가 되어 거인이 사는 동네와 난쟁이들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따뜻한 환영을 받는다.

커다란 난쟁이, 작은 거인, 그리고 즐로티~ 표현이 너무 재밌다. 과연 커다란 난쟁이와 작은 거인이 존재할까? 그의 유머를 볼 수 있다.

그림도 다양한 세부묘사가 잘 되어있어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가는 길, 다시 사고가 나고 이번엔 늑대가 오토바이와 부딪히게 되어 부상을 당한다.
그렇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늑대를 들쳐메고 집으로 향하는 즐로티, 할머니도 놀라지 않고 환자를 보살피고 따뜻하게 대접한다. 친구들까지 와서~
늑대도 이런 따뜻한 대접에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어 행복하게 지낸다. 여기서만 끝나면 조금 심심할지도 모른다. 어른들은 늑대가 지내면서 늘 그렇듯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기존의 등장인물 늑대를 생각하면...
  

그러나 어느날 밤, 근처의 화산이 폭발하고 집이 무너질 때 도움의 손길이 쏟아진다. 맨 앞에 구급상자를 들고 걱정스런 표정의 늑대가 달려온다.
그리고 모두 힘을 합해 가족을 구하고 엉망이 된 도시를 치우고 다친 사람들을 돌보는데 거인과 난쟁이들이 함께 한다. 그리고 난 후의 축제~와 함께 건설한 휴양소의 모습이 나오는데... 너무 귀엽게 묘사가 되어있다. 요 그림은 토미웅거러 만의 재치가 있어서 구석구석 살펴보며 미소짓게 만들지만 이 책을 볼 사람들을 위해 마지막 카드로 남겨둔다.

 

토미 웅거러는 전쟁을 보면서 자랐기 때문인지, 처음엔 갑작스럽게 화산이 폭발하고 사람들이 아비규환의 모습이 되는 장면이 아이들이 볼 때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그걸 금방 잊을 수 있을만큼 유쾌한 극복의 과정이 유머러스하게 그려지고 그렇게 해서 우리를 웃게 만드는 것 같다.

 

아이들은 사실 빨간망토를 뒤집어 그렸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늑대와도 거인과 난쟁이와도 평화롭게 잘 지내고 서로가 가진 장점을 살려서 마치 예전부터 살았던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아이들이 나와 다른 누군가와도 어떠한 편견없이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나에겐 다친 늑대를 들쳐 없고 가서 치료하고 보살필 그런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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