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혁신학교에 간다 - 대한민국 희망교육
경태영 지음 / 맘에드림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처음으로 1년이라는 시간의 휴직을 어렵게 선택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친정에서 독립하여 이사를 했기에 안그래도 살림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 적응할 시간도 필요했다.
그리고 둘째는 이사 후에 어린이집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내가 휴직을 하면서 둘째를 키우고 유치원에 비해 일찍 하교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의 아이를 돌보는 이유로 우리 나름대로의 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러기에 10여년을 고등학교에서 근무한 나에게도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일년의 변화는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내가 근무하는 전문계 고등학교는 특성화 바람이 불면서 교육과정이 변화하였고 일부 과는 폐과가 되면서 교사의 인원감축이 필요하고 전혀 교사의 전문성과 관계없는 부전공이 내려오는가 하면...

내가 살고 있는 고양시에도 혁신학교가 몇 곳이 지정되면서 그 주위 집값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만나는 지역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야기되곤 했다.

교사로서 사실 교육계의 새바람을 결코 믿지 않았다.

전문계고가 특성화된다고 해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밥그릇 챙기기가 먼저임을 알고 있고, 아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은 교육청의 지원이 있을 때 반짝하는 현상이 대부분이고,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한 여러가지 일들이 하나의 사업이 되면서부터는 공문처리부터 시작해서 하지 않아도 될 소모적인 일들이 부가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는 것을 내가 먼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곤 교육감에 대한 단 하나의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제발 이번만은...성공하고 안착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컸다.

특히 혁신학교는 작은 학교, 발전이 꼭 필요한 학교를 먼저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4가지 원칙 중에서 자발성과 공공성이 뒷받침 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발목을 잡는 잡무를 담당할 인력이 파견된다고 하니 온전히 아이들과 수업을 위해서라면 조금 늦게 퇴근하고 몸이 피곤하더라도 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할 우리나라의 공교육 교사들도 많다는 믿음이 있었다.
혁신학교 발표 이전 남한산초등학교의 성공적인 모습 또한 많은 관심을 받은만큼 경기도의 혁신학교가 꼭 성공해서 일반화되길 너무나 바랬다.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입시라는 거대한 목표 아래 모두다 똑같은 획일적인 교육과정과 구조 속에서 아무리 열린학습, 탐구학습, 모듬학습이 생겨난다 해도 변화의 틀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 지금의 성공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7개의 학교 소개에서 나왔듯이 아이들이 즐겁고 교사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학교가 생겨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쁘다.
이 혁신의 바람이 계속 성공적으로 불어 굳이 똑같이 sky를 목표로 삼지 않아도 자기가 하고 싶은 무언가가 생기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분명히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남한산초등학교 성공에 가려진 부작용이 나타난 것처럼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고, 악용하는 사례도 생겨날 수 있겠지만...
공교육안에서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지역의 특수성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도의 7개 학교가 소개되었다.
각각의 학교의 상황이 다르기에 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달랐고, 구체적인 목표도 달랐음을 알게 되어 나도 학교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힌트를 얻게 되었고 혁신학교의 갯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꼭 지금의 성공적인 모델처럼 안착할 수 있는 학교가 여러군데 생겨나길 바래본다.
나 또한 내가 몸 담고 있는 학교에서의 변화를 다시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고, 많은 부모들이 교사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학교를 만들어가는 교장과 교사의 열정이 부럽기만 하다. 

 * 조현교육과정 9형태는 '조현 수업만들기'로 연결된다. 이 교장과 교사들은 수업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삶에 의미 있게 전달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배움과 나눔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를 놓고 교사 전체가 모여 함께 수업계획을 짜고, 또 끝난 뒤 함께 평가하는 것이다. 

* 학생 모두의 수월성을 추구하면서 수월성보다 중요한 것은 뒤처진 학생이 없는 학교입니다. 기본 학습능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에게 학교는 무의미한 공간이 되기 쉽습니다. 배움은 자존감이며, 인성이며, 성취감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 배움의 길로 들어서도록 하는 첫 단계가 기본 학습능력을 갖춰주는 길입니다. 

* 정광필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서약서를 받으면서까지 사교육을 금지하기로 한 이유를 "사교육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빼앗아간다고 보았기 때문이고, 사교육을 받으면 아이들이 주체가 되는 동아리 활동이나 학생회, 특성화교과, 체험활동 등을 충실히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교육을 금지하는 것은 사교육과의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무도 소외됨 없이 모든 아이들이 최선을 다해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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