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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ㅣ 따뜻한 그림백과 22
재미난책보 지음, 채희정 그림 / 어린이아현(Kizdom) / 2010년 12월
평점 :
「따뜻한 그림백과」는 기존의 20권의 책에서 이번에 '사회 · 역사편'을 추가하여 무언가를 배우러 가는 『학교』, 무언가를 사고 파는 『시장』 아프면 가는 『병원』과 일을 하러 가는 『일터』, 또 이곳들을 오가려면 꼭 지나가야 하는 『길』을 다루고 있다.
매일매일 이곳저곳으로 집을 나서는 사람들이 가는 곳들에 대해 이 책들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사실 백과사전하면 딱딱한 긴 글밥에 설명이 많고, 주로 사진 위주의 정보지식 전달책으로 예전에는 우리집에도 한질을 갖춰놓고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기도 하고 또 내가 궁금한 것을 살펴보는 정보습득의 차원이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워낙 발달하고 사회가 급변하다보니까 굳이 백과사전류의 책을 갖추어놓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고, 그러나 인쇄화된 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대부분의 백과사전을 표방한 책은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책인데 비해 이번에 만난 이름도 낯설게 느껴지는 '따뜻한 그림백과'는 서너살부터 예닐곱살까지,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렇게 지식정보를 담고 있으면서 한장한장이 이야기책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내가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은 그 중에서도 '시장' 편이다. 아직도 '시장'하면 재래시장을 생각하는 나에게 두부장수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골목 손님을 찾아오는 곳도 하나의 시장이라고 말해준다.
즉,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라는 시장의 개념을 요즘 시대에 맞게 개념잡아 준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아이는 재래시장 나들이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오히려 차를 타고 시장에 나가야 하는 요즘 시대에 아파트에 서는 장, 마트나 수퍼에서 보는 시장, 가끔 교회나 여러 기관에서 주최하는 바자회까지 모두 넓은 시장의 개념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물건을 셀 때 붙이는 말도 다 다르고 소금과 간장은 그릇에 담아, 고기는 저울에 달아 무게를 가늠한다는 것까지 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아직도 '단위'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둘째에게 도움이 되었다.
'흥정'이나 '에누리' 개념이 나올 때는 초등1학년인 딸도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요즘 잘 안쓰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워낙 정찰제가 기본적으로 자리잡고 있고, 아이들과 함께 할때는 마트를 이용하거나 나는 자주 인터넷으로 장보기를 하니까...이런 것도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리고 현대의 시장 개념과 함께 등짐장수나 보따리 장수와 함께 전래동화에서 자주 접해 그나마 아이들에게 친숙한 옛 장터의 모습도 소개하고 세계 속에 각기 다른 시장의 모습도 소개되었다.

이 사진을 보니 딸은 몇년 전 태국에 갔을 때 수상시장이 기억난다고 했다. 나도 잊고 있었는데...그때 배에서 빵을 사서 물고기들에게 나눠주었던 생각이 나는가보다.
마지막으론 시장에서는 무엇이든 사고팔수 있지만 사고팔아서 안되는 것, 사람을 병들게 하는 약이나 생명을 빼앗는 무기 등 불법거래품목까지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내가 「따뜻한 그림백과」을 택한 이유는 그림 때문이었다. 그림이 정말 말 그대로 따뜻했다. 일반적으로 백과사전하면 딱딱한 사진을 전달하지만 이 책은 정성들여 그린 따스한 감성이 묻어있는 동화책처럼 느껴져 어린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시장과 아이들이 바라보는 시장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3살부터 7살까지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인 우리 딸과 함께 보니 더욱 이야기거리가 풍성해졌다.
그건 아마도 내 잘못이 있는 것 같다. 큰 애랑은 일부러 재래시장, 수산물시장, 농산물시장까지 데리고 다녔는데 둘째까지 생기면서 점점 그런 나들이(?) 자체에 스스로 피곤함을 느껴 찾지 않았던 것을 느꼈다. 
덕분에 오늘은 아파트 장터에서 만두와 어묵을 먹었다. 
「따뜻한 그림백과」에서 우리 아들에게 익숙한 책들을 찾아봐야겠다. 아이가 좋아하는 길이나 노래, 밥, 운동편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