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을을 구한 원님
이호백 지음, 가회민화박물관 자료그림 / 재미마주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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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도 그렇지만 아이들 책을 고를 때도 항상 작가를 먼저 살펴보는 버릇이 있는 나~~그래서 관심있는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항상 골라보게 되고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의 책은 우리집 책장을 가득 채우게 된다.

그 중 한명이 너무나 유명하신 이호백씨다. 재미마주 출판사에서 많은 기획작품을 만드시기도 하고, 한국전통의 색깔을 입힌 몇 안되는 우리나라의 그림책을 만드신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럽게도...

그중 울집에서 가장 인기있는 책은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과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이다.
 

 

 

 

 

 

 

 

두 책이 같은 작가일까 싶을 정도로 책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세상에서 제일 힘센 수탉은 아이들이 잘 읽지만 사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느낌이다.

아이와 내가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아이들이 공감하는 부분과 내가 공감하는 데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재미를 주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나는 사실 이책에서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두번째 책은 첨엔 그냥 읽었다. 그런데 한번 더 보니 '숨은그림찾기'처럼 토끼똥을 군데군데 그려놓은 걸 보고 딸이랑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며..몇번을 반복해서 읽은 기억이 났다.

 

서론이 길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니까..

이번에 새로 나온 책은 <고을을 구한 원님>이다. 나에게도 생소한 그림풍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느낌일까? 싶어 물어보니..딸은 무척 화려하고 박물관에서 본 그림같다고 한다.

이 그림책의 소개를 먼저 읽어보니 이호백이란 사람의 상상력과 기획력에 또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몰론 고구려 동굴벽화나 천마총의 그림에도 스토리가 있고 숨겨진 뜻이 있다지만...

가회민화박물관에서 10폭 병풍을 처음 보고 이 그림이 맘에 들어 책상 밑에 껴놓고 있다가 문득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 같아 고민해보니 이야기가 술술 나왔다고 한다. 어떻게 술술~~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작가의 능력과 상상력에 또 다시 놀랐다.

어찌보면 전래동화란 것이 허무맹랑하지만 이 책 역시 스토리는 허무맹랑 그 자체지만, 너무 재밌고도 교훈까지 안겨준다. 

 
본격적으로 책으로 들어가보면 

옛날 고을에 원님이 새로 부임하는데 구름같이 커다란 양산을 쓰고 온다. 이 고을은 몇년째 가뭄으로 시달려 뜨거운 햇볕만 쨍쨍 내리쬐어 원님과 여러 학자들은 어떻게 이 가뭄을 극복할지 며칠동안 토론을 거듭한다. (과연 토론으로 가뭄이 극복될지...) 이 사람들을 위해 마을 사람들은 동원되어 먹을 것을 마련한다.

그러던 중 앞마당에 두루미 한마리가 나타나서 몸보신을 하려 잡아먹으려 하는데...꼬마가 나타나 "안돼"를 외칩니다.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꼬마는 이 두루미 짝을 찾아주어야 비가 내린다고 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결국 여러 사연을 거쳐 이 소년의 말대로 두루미 짝을 찾아주니 장대비가 내려 소년과 원님의 칭송이 자자한 가운데 그 두루미도 몸보신을 위해 잡아먹으려 했으나...비가 그치고 해가 다시 떴을 때, 햇볕을 피하지 못한 원님은 발작을 일으켜 결국 죽고만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에는 옛이야기가 그렇듯이 지금도 이 고을엔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답니다로 마무리된다. 

 
가뭄을 해소하고 단비를 내려준 두루미를 어찌 잡아먹으려고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원님에게 잘 보이려고 아첨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깨우침을 줄 것이라는 교훈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의 오방색을 살린 화려한 그림은 사실 절이나 민속박물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동화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익숙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보고 앞 뒤에 병풍에 있는 그림 중에서 이 책에 실린 그림들을 짜맞추어 보았다.

어떻게 작은 꼬마, 두루미, 원님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그림들에서 이야기 한편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실제 이 그림의 스토리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기만 하지만..이호백씨의 이야기가 너무나 그럴 듯하여 왠지 사실로 믿고 싶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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