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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와 개구쟁이 훈스껠리 ㅣ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1
띠나 노뽈라 글, 메르비 린드만 그림, 살미넨 따루 옮김 / 책굽는가마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자기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시리즈 1> 시리와 개구쟁이 훈스껠리...
한국의 교육열은 높아만지고 PISA에서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이지만
그런 객관적인 지표와는 다르게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때조차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이번에 수강신청 뭐 들으면 좋겠어?"하고 묻는다는 현실에서와 같이 스스로 알아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왠만한 공부는 학교보다는 학원에서 미리 선행을 하고 머리속에 집어넣어 주고 부모들이 육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에 비해 너무나 알아서 완벽처리 해주기에 발생한 현실이 아닐까 싶다.
그 속에서 우리와는 정반대의 교육법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동화책이라 호감이 갔다. 학교 입학 이전에는 어떤 문자 교육도 시키지 않으며 스스로의 교육법으로 유명한 핀란드 작가의 자기 주도적으로 크는 아이 시리즈는 어떤 것일까?
'책굽는 가마'라는 출판사가 우선 생소했다. 그런데 도자기를 만드는 마음으로 정성들여 책을 만든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과연 어떤 책일까? 책을 받자마자 초등 1학년인 서진이가 너무 좋아라 한다. 그림이 아마도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처럼 생겨서 일까? 또한 요즘에 좋아하는 책에서도 이렇게 등장인물이 소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도 한명한명의 주인공을 캐릭터별로 소개하고 있다. 핀란드 책이라서인지 주인공 이름도 재밌어 한다. 꼬이깔라이넨, 훈쓰껠리 뻬이뽀, 오또 등...

처음에는 몇번을 읽더니 엄마 재밌다. "훈스껠리가 완전 하진이야."... 장난꾸러기 강아지를 동생처럼 이야기한다.
또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을 참 좋아라 한다. 자기도 그려보고 싶다고...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책을 펼쳐보니 과연 그림이 좋다. 생동감있는 표정과 몸짓, 과장된 제스츄어가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주변에 널려 있는 소품책에서 조차 유머를 찾아낸다. 녀석~ 많이 컸구나 싶다.
전에는 큰 굵직한 것만 책에서 봤다면 이제는 작은 유머까지 찾아낼 정도로...
'한계와 사랑', '개를 즐겁게 키워라', '집집마다 있는 개에 관한 책' 등... 개와 관련된 제목의 책이 집에 널려 있다.
그만큼 힘들었겠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집에 육아에 관한 책이 널려 있는 것처럼... *^^*
책 내용은 간단하다. 생일 선물로 받은 귀여운 털복숭이 강아지 훈스껠리를 만나며 시리네 가족이 겪는 과정
이웃 오또 형제와 함께 강아지의 이름도 지어주고 대부가 되어 요술지팡이를 흔들어 착한 강이지를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아기처럼 분유도 먹여주고, 장난감 유모차에도 태워보고, 기저귀도 갈아주었지만... 요술지팡이를 잘 못 쓴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말썽꾸러기 훈스껠리는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버리기 일쑤고 길거리를 정신없이 뛰어다닌다.

그러다가 우연히 신문광고를 보고 강이지유치원에 훈스껠리를 보내기로 결정하는 가족들...
하루를 유치원에서 보낸 훈스껠리..과연 어떻게 보냈을까 유치원에 가보니 선생님의 모습은 아침과 달랐다. ㅋ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 "훈스껠리는 다 자랄 때까지 집에 있는 것이 좋겠어요. 사실은 훈스껠리처럼 말 안 듣고 바보 같은 강아지는 처음 봤어요." 요거요거~~ 어디서 들었을법한 말이다. 내 자식이 내가 아끼는 누군가가 이런 대접을 받는다면 내 생각이 그러할지라도 속상하지만...
그리고 강아지유치원의 개들까지 몽땅 데리고 앞장서서 길거리를 질주하는 훈스껠리, 그 무리를 멈추게한 이는 바로 베르따라는 강아지다. 유치원의 우등생~
그동안 베르따와 함께 하며 급속도로 달라진 훈스껠리, 우등생 베르따를 잘 따라하는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되었다.
이책을 읽고 대놓고 티내지는 않지만 참 교육적인 면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지켜야 하는 것, 남을 배려해주는 모습에 대해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울 아이들도 식당에 가면 가끔 흥분해서 뛰어다닐 때가 있는데 그 때 이 책에서 본 것 같이 사람들의 표정이 어땠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또한 가끔 우리 아랫집에서 찾아올때가 있는데 왜 그랬을까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단순히 강아지를 키우면서 벌어진 이야기지만 주변 상황에서 많이 나눌 수 있는 꺼리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마디 했다. "나도 베르따가 필요하다. 가끔씩~ 두 녀석들도 힘들 때 요런 아이 있음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에겐 이렇게 말했지만 나도 반성이 되었다. 내가 베르따처럼 믿고 따를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
그리곤 이 책이 핀란드 작가가 썼다고 해서 우리는 다른 책도 찾아보았다.
책표지에 보면 핀란드 대사가 추천글에서 썼듯이 핀란드는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나라다. 백야와 오로라라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만...
그래서 집에 있는 <얘들아, 안녕>의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았다. 때가 때인지라 산타클로스가 산다는 핀란드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미녀들의 수다의 '따루'씨가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한다. 아이들은 그녀를 모르지만 너무나 한국말을 맛깔나게 해서 참 재밌게 보았는데 그녀의 번역도 너무 매끄러웠다.
요렇게 우리가 평상시에 접하기 쉽지 않은 핀란드의 동화책 한권이 아이들에게 나에게 적지않은 깨달음을 주었고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