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이라는 말처럼 오만한 단어가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가난을 극복하고, 불합리한 사회를 극복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영원히 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할 거 라고. 나는 단지 자주 내 장애를 잊고 산다. 잊어야지만 살 수가 있다. 그래서 누구보다 빨리 체념한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다. 🎊38관광지에서 마주친 한국인 할머니들이 걱정을 담아 우리에게 건넨 말은 이렇다.”앞도 못 보면서 여길 힘들게 뭐 하러 왔누!“ 보이지 않아도 보고 싶은 욕망은 있다.들리지 않아도 듣고 싶은 소망이 있다.걸을 수 없어도 뛰고 싶은 마음은 들 수 있다.모든 이들은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비록 제한적인 감각이라 해도 나는 들을 수 있고 냄새 맡을수 있으며 낯선 바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것으로 행복하다면 여행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50내가 탱고를 시작한 것은 감정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나이를 세는 숫자가 늘어날 적마다 나는 무언가 하나씩을 잃어버려야 했다. 시력을 잃었고, 친구를 잃었고, 연인을 잃었고, 가족을 잃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감정을 잃어버렸다. 하루라는 시간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없이 그냥 흘러갔다.내 운명이 빙산 같다고 생각했다. 바다를 홀로 떠돌다 결국 녹아 없어져버리는 빙산처럼 나의 삶도 시간을 부유하다 무의미하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자괴감이 밀물처럼 내 안으로 파고들었다. (중략) 탱고는 운명처럼 나를 흔들어놓았고 오랜만에 설렘을 느꼈다. 탱고는 잃어버린 감정을 찾기 위한 무모한 여행의 시작이었다. 🎊200-201#이지랄맞음이쌓여축제가되겠지 #조승리 #이병률작가추천도서 #달출판사 #시각장애인 #조승리에세이 #책추천 #완독 #독서기록 #독서노트 #독서인증 #책리뷰 #서평 #책읽기 #책읽는교사 #매일책읽기 #책속의문장오랜만에 블라인드 서평을 신청한 이유는 단 하나다.좋아하는 이병률 작가의 추천 글“이 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많은 사람들이 서평단에 신청했고 안 될거라 생각했는데 책이 선물처럼 왔다. 다른 책을 읽고 있었지만 그냥 먼저 손이 간 이유는 편집자의 절절한 편지 덕분이었을거다. 자주 신청하는 서평단은 아니지만 가끔 오는 글에는 언제까지, 어떻게 서평을 올리라는 것이 전부였는데… 편집자분의 글에서는 이 책과 작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있었다.누군가의 애정이 묻은 책이라면 그 내용이 궁금했다.조승리라는 작가의 에세이를 이틀만에 완독하고 어떻게 글을 써야 사람들이 많이 읽을까 나도 애정을 담은 글을 쓰게 된다. 소질은 없지만…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된 작가의 이야기는 뜨거웠다. 특히 아직도 엄마와의 관계가 안타깝다. 가난도 가난이지만 장애를 가진 딸을 부끄러워하는 장면과 대사는 내마음이 먹먹해진다. 지금은 하늘에서 얼마나 자랑스러워하실까… 그때의 그 말을 얼마나 후회하실까슬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 동료분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 장면은 뭉클했다. 전공의 특성 상 무장애여행에 대해 관심은 있었지만 나와 관계없는 이야기로 생각했었는데… 이제 더 관심을 갖고 지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바라는 대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과 의지로 맺는 열매 같은 것이라는 걸 나는 여행을 통해 알게 되었다.”그래… 가만히 있으면 아무 변화도 없지.탱고를 배우는 장면, 마사지사로 근무하면서 만나게 된 고객들과의 이야기 등 많은 내용 하나하나 소중했다.이렇게 그림처럼 그려지는 책이기에 드라마나 영화로 나와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그럼에도 아쉬움이 있다면 책 표지… 물론 내가 받은 것은 비매품이기에 실제 출판본은 다를 수 있겠지 약간 기대해본다. 인생에 맥없이 당하기보다는 지랄에 맞먹을 정도로 북치고 꽹과리 치는 삶이 축제가 되도록 마음의 심지를 꼿꼿하게 보관하자!!좋은 책을 필요한 때에 주셔서 감사하고, 수술 잘 받고 건강하게 컴백하겠습니다!!20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