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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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남자 작가가 집에서 일할 수 있다는 이유로
97세의 할머니와 70세의 어머니, 모두 더하면 210살의 3대가 함께 사는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낸 책이다.

아빠가 쓰러지면서 나와 가족, 동생들의 가족의 삶이 변했다. 물론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아빠와 엄마...
코로나로 인해 병원에 갇혀 가끔의 면회로 만나지만, 아빠보다 더 힘든 것은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균 수명이 연장되며 노년층이 증가되고, 나도 어느새 중반의 나이에 접어드니 주변 부모님들이 하나 둘 떠나시고, 아프시고, 우리도 건강 안부를 묻게 된다.
그 미래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지만, 또 대비해야 하니 마냥 미뤄두고 생각안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주 담담한 고백처럼 써내려간 에세이지만 속이 더부룩해질 정도로 갑갑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은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통해야겠다. 사람이 그리운 노년이다.
그럼에도 시선이 따뜻하다. 우리 엄마에게 남편이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물어보면 신이 나서 대답하는 엄마에게 묻지 못한 것이 많은데…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051 많은 노인들에게 텔레비전은 웬만한 자식보다 더 가까운 관계다. 외로울 때 자식들은 곁에 없지만 텔레비전은 늘 옆에 있어준다. 물론 텔레비전보다 자식이 더 소중하겠지만, 자식이 곁에 없기에 노인들은 텔레비전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하루하루를 견딘다.

❤️ 099피 여사는 자신의 욕구를 밝힐 수 없는 사회 여건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원하는 바를 드러내지 못했다. 피 여사에게 뭐가 먹고 싶은지 물어도 먹고 싶은 게 없었고, 뭐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어도 자신은 갖고 싶은 것도 없다고 답했다.

🙏 110 나이 드는 일은 서럽고 서글프다. 노인이 되면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다. 유교 문화권에서 효도를 으뜸가는 덕목으로 내세운 까닭은 그저 가만히 놔두면 사람들이 부모 공경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효성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구딩 어려서부터 훈육시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 258 피 여사는 오랫동안 세상이라는 고해를 헤치며 살아왔다. 백 세까지 살기를 바랐지만 한편으로는 백 세까지 살면 어떡 하나 걱정이 들었다. 피 여사의 안식을 위한다면서 염두에 두던 존엄사는 어쩌면 나의 안식을 위한 대책이었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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