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두번 읽는 소설, 아 몬 드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청소년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만큼은 진한 울림과 생각이 많은 책이다.

어느 인스타에선가 '윤재의 부모로 살 것인가, 곤이의 부모로 살 것인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것을 보았다. 글쎄... 우리는 아이를 선택할 수도 아이도 우리를 선택할 수도 없다.

다만 서로가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며 살아갈 뿐이다. 윤재처럼 병이 있는 아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며 감정을 느끼고, 변화하고 성장한다. 그런게 어떨 땐 두렵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싶어서...

작가의 말로 마무리하고 싶다.

매일매일 아이들이 태어난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축복받아 마땅한 아이들이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군가는 사회의 낙오자가 되고 누군가는 군림하고 명령하면서도 속이 비틀린 사람이 된다. 드물지만 주어진 조건을 딛고 감동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있다.

좀 식상한 결론일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괴물로 만드는 것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다.

내 머릿속의 아몬드는 어딘가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뭐든 여러 번 반복하면 의미가 없어지는 거야. 처음엔 발전하는 것처럼 보이고 조금 더 지난 뒤엔 변하거나 퇴색되는 것처럼 보이지. 그러다 결국 의미가 사라져 버린단다. 하얗게.

남들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한다고 해서 꼭 정해진 대응을 할 필요도 없는 게 아닐까. 모두 다르니까. 나같이 ‘정상에서 벗어난 반응도 누군가에겐 정답에 속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너와 내가 마주 앉아 얘기하는 것. 같이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 특별히 돈이 오가지 않는데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 이런게 친한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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