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도 아메리카 원주민은 인디언이라 불리고 콜럼버스가 상륙한 섬들은 그의 착각을 존중해서 서인도제도라 불린다……..더 많은 여행 경험을 쌓은 훗날까지도 그는 자신이 발견한 곳이 인도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설령 다른 얘기를 들었다 해도 한때 자신을 사로 잡은 위대한 신념이 그릇된 것이었다는 점은 끝내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지구가 훨씬 더 크고, 인도에 도달하려면 대서양과 인도양을 지나는 해로보다 육로가 훨씬 더 빠르다는 사실도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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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의 나는 스무 살의 독신이었고, 책을 출간해본 적도 없고, 입는 옷만 입는 대학생이었다. 2021년의 나는 알려질 만큼 알려진 81 세의 작가이고, 할머니이자 과부다. 입는 옷은 여전히 한정적이다. 실패한 실험들을 통해 내가 입지 않는 게 좋은 옷들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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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노믹스 - 메타버스 시대 경제 패러다임을 이끌 전략서
캐시 해클 외 지음, 권보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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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노믹스>는 물리적 현실을 넘어선 디지털 현실인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신세계로의 여정과 다양한 가능성을 만화경처럼 보여준다.

올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엄청난 진폭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고, NFT 광풍은 상대적으로 사그라들었으며, 메타버스에 대한 열광도 절정을 지난 듯이 보인다. 그러나 단시간의 등락이 아니라 변화의 트렌드 차원에서긴 호흡으로 ‘메타버스’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이 책은 좋은 길잡이로 삼을 만 하다.

다양한 경험치와 관점을 가진 세 명의 공동저자는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영감을 얻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진다”며 메타버스의 기초부터 시작해 심층적인 내용까지 광범위한 스펙트럼으로 펼쳐보인다.

웹3.0의 철학을 바탕으로 디지털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콘텐츠, 재화를 생산하고 직접 소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진화해갈 개방형 메타버스의 청사진이 다양한 가능태로 제시된다.

트렌드 분석, 미시경제적 접근, 제품 개발 및 사업 개발에 적용된 개념까지 실무와 이론을 고루 다루고 있어 독자의 지식 수준과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발견이 가능하다.

강을 건너면 뗏목은 버려야 한다. 하지만 ‘메타노믹스’라는 강은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까지 흘러들지, 마침내 어떤 바다에 닿게 될지 아직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 중의 한 사람인 더크 루스가 쇼펜하우어를 인용한 말에 동의한다.

“모든 진리는 세 단계를 거친다. 첫째, 조롱한다. 둘째, 반대한다. 셋째,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나는 이것이 메타버스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2022년인 오늘날 우리는 1단계와 2단계 사이 어딘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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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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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도 어떤 측면에서는 '개체 발생이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인류 무의식의 대륙붕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이 물려 받은 이야기들이 각자의 참여로 또 다른 분열과 진화를 이루며 다시 쓰여지는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2061년 지구와 핼리 혜성의 충돌 뒤 세이건이라는 행성에 도착한 소녀 페트라의 이야기다. 어떤 차이도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앞세운 '콜렉티브'가 과거의 모든 기억을 지운 2442년의 세이건에서 페트라는 여전히 지구를 기억하며 눈을 뜬다.

전쟁과 기아 등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류의 모든 기억을 삭제하고 선택된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하게 하려는 콜렉티브,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콜렉티브를 위한 임무라는 명분에 세뇌된 사람들 속에서 홀로 이야기를 간직한 페트라는 그 이야기 안에서 서로의 차이를 품고, 평화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또 기억 속의 할머니가 그런 것처럼, 때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하고 그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모든 이야기가 늘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잘할 기회가 있다면 가장 아픈 부분을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

물려받은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주인공의 모험을 통해 ‘서로 달라서 아름다운 세상과 실패에서 희망을 키우는 인류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페트라의 여정을 통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조건을 확인하게 된다.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비블로스(Homo biblos: 기록의 인간)'이자 '호모 부커스(Homo bookus: 책 읽는 인간)'이자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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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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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그들로부터 멀리 갈 수 있을까.
혹은 가까이 머물면서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서로에게 정중한 타인인 채로 ˝

멋지고 사랑스러운 작가 이슬아의
반가운 신작 ‘가녀장의 시대‘

이번에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늠름한 아가씨와
아름다운 아저씨와
경이로운 아줌마‘

이슬아의 따뜻한 신랄함과 쿨한 다정함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지금껏 보아 온 복희씨(작가 어머니)와
웅이씨(작가 아버지)의 면면을
제대로 맞닥뜨리게 되는,
본격 에세이 같아서 ‘소설 맞나‘ 싶겠고

모부(부모가 아니다)를 직원으로 고용하여
‘된장 출장‘과 ‘요가 복지‘가 있는 출판사를 운영하는
오너 작가의 ‘가족경영‘ 이야기가
어떤 이들에게는
‘이갈리아의 딸들‘ 급의 충격을 전하는
불편한 SF로 읽힐 수도 있겠으나

어느쪽이든 삼미(재미, 의미, 풍미)를 보장하니
한번 읽어 보시길.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페이지 터너(page-turner)!
반갑다면 반가운 대로, 불편하다면 불편한 대로
곱씹어 볼만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공공장소에서 읽다가 웃음 폭탄이 터지면
자칫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주의 요망!

‘좋은 것 만을 반복하려는 의지‘와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을
반복하지 않을 힘‘을 갖춘 이들이
서로에게 배우며 성장하는
멋진 가녀장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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