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도 어떤 측면에서는 '개체 발생이 계통 발생을 반복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인류 무의식의 대륙붕에서 태어난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전승되고, 이 물려 받은 이야기들이 각자의 참여로 또 다른 분열과 진화를 이루며 다시 쓰여지는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는 2061년 지구와 핼리 혜성의 충돌 뒤 세이건이라는 행성에 도착한 소녀 페트라의 이야기다. 어떤 차이도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명분을 앞세운 '콜렉티브'가 과거의 모든 기억을 지운 2442년의 세이건에서 페트라는 여전히 지구를 기억하며 눈을 뜬다.

전쟁과 기아 등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류의 모든 기억을 삭제하고 선택된 지식을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하게 하려는 콜렉티브,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은 채 콜렉티브를 위한 임무라는 명분에 세뇌된 사람들 속에서 홀로 이야기를 간직한 페트라는 그 이야기 안에서 서로의 차이를 품고, 평화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또 기억 속의 할머니가 그런 것처럼, 때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려운 선택을 하고 그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모든 이야기가 늘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는 없다. 하지만 더 잘할 기회가 있다면 가장 아픈 부분을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

물려받은 이야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주인공의 모험을 통해 ‘서로 달라서 아름다운 세상과 실패에서 희망을 키우는 인류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페트라의 여정을 통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조건을 확인하게 된다. 호모 사피엔스는 '호모 비블로스(Homo biblos: 기록의 인간)'이자 '호모 부커스(Homo bookus: 책 읽는 인간)'이자 '호모 나랜스(Homo Narrans: 이야기하는 인간)' 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