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리동의 손바닥만한 아이스크림 가게 ‘녹기 전에(Before it melt)‘의 ‘기분차(손님이 매장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기분의 차이) 공략법‘이라고 요약하기엔 더 없이 진지하고 훌륭한 ‘인생 가이드‘.부제가 ‘일과 삶을 돌보는 태도에 대하여‘인데 고개가 끄덕여지고 독창적이며 재밌다. 꼭 그 아이스크림 가게 ‘녹전‘처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에 하나도 관심이 없다면 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그토록 신경 쓰는 게 무슨 소용인가“ 라는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책. 복잡한 세상과 무도한 세력의 추도 정치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슬프고 답답해도 읽어낼 필요가 있는 책이다. ‘유대인‘을 ‘독립군‘이나 ‘위안부‘ ‘무슨 무슨 사건 피해자 ooo‘ 라고 바꾸어도 무방할 만큼,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타자화‘에 맞서는 생각의 무기를 쥐여준다. 책 말미에 실린 정희진 선생님의 해설은 ˝어색한 제목에다 ‘유대인‘이라니 딴나라 이야기겠지˝ 싶어 저리 밀쳐 두고 싶은 마음의 고삐를 잡아당겨 책 속으로 직진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