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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 - 사고력 실종의 시대, 앞서가는 사람들의 생존 전략
이시한 지음 / 북플레저 / 2024년 1월
평점 :
만약 질문만 할 수 있는 것과 대답만 할 수 있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만 고르라면, 무엇을 택할까. 대부분 전자를 택하지 않을까. 하지만 질문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형적인 고맥락 문화인 한국 사회의 가정과 학교, 군대 등에서 어려서부터 자의 반 타의 반 ‘답정너‘의 ‘눈치‘를 체득한 한국인들에게는 더군다나 말이다.
1.
˝대답하는 사람 말고, 질문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당시 보스는 매우 ‘디맨딩(demanding)‘했다. 그의 까다로운 요구와 높은 기대 수준 덕분에 성장한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질문을 종잡을 수 없는 형태로 던졌는데 그걸 맞추는 게 고역이었다. 눈치, 코치는 물론 궁예의 관심법을 동원해도 적중률은 60% 이하.그나마 나의 답변 적중률은 높은 편에 속했다.
곰곰 생각해보면 적중시키지 못한 40%는 그 자신도 답을 모르는 경우가 10%p, 질문이 나오게 된 과정의 맥락과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서 답을 내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없는 경우가 20%p 쯤 되었다. 사실 이게 그의 맹점이었다. 나머지 10%p는 제약 없이 창의적으로 그물을 크게 던지는 ‘열린 질문‘ 스타일에서 비롯됐는데 여기에 그의 장점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게다가 상당히 인간적이어서 그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2.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하는가>는 AI를 맞아 도래한 새로운 질문의 시대, 어떻게 생각하고 질문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책에서 질문은 거울이자 다큐멘터리다. 거울인 것은 질문자의 수준을 비춰주기 때문이고, 다큐멘터리인 것은 객관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주관적이라서다.
핵심적인 통찰과 적절한 예시로 설득력을 발휘하는 책은 질문의 이유와 기술, 방법을 넘어 지식을 지혜로 발효시키고, 관계를 아우르는 질문의 마법에 이르기까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내비게이션 없던 시절을 상상하기 힘든 것처럼, 머지 않은 미래에는 AI 없던 시절을 까마득하게 추억할지 모를 일이다. “질문하는 순간 도착해 있는“ 자율주행차와 같은 AI의 시대, 질문이라는 나의 거울을 들여다보고 닦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