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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가고 여왕이 오다
김기철 지음 / 한사람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흔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결혼한 부부에게 조언하는 것 중 이런 것이 있다.
"여자 말을 잘 들어야 집안이 잘 된다."
열이면 열사람 백이면 백사람 여자말을 잘 들으면 복 받는다고 한다.
여자말을 잘들으면 가화만사성이고 여자말을 잘들으면 치가평천하이다. 심지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이 책은 서울에서 제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난 후 변화된 부부의 이야기이다. 12년 내내, 착각하며 살았던 어느 한 남자가 그것을 깨닫고 다시 12년 동안 조금씩 변화되는 과정을 담았다. 부족하지만 아내를 받들어 모시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환경이 바뀌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것들. 그 둘의 사이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안정적으로 안주하며 살다가, 타의든 자의든 어떤 사건이 생기고 나면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마련인데, 저자는 그 터닝포인트가 제주로의 이동이었다.
젊은 시절, 그토록 사랑해서 같이 살게 되었건만 그 절절했던 기억은 빛바래 그저 생활만이 남게 된다. 그들의 관계도 그랬다. 40세에 제주로 내려와 12년간 겪었던 그 생활 속의 이야기에 여왕이 남았다.
여태 모르고 지냈던 것을 깨닫고, 반성문을 써내려가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마치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부족하지만 아내를 받들어 모시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렇게 마음 먹기가 어디 쉬운가? 인간은 누구나가 자신이 귀히 대접받기를 원하는데, 아내의 모습을 보며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다니 작가 또한 대단하다.
시대가 변했다. 예전처럼 아내가 모든 것을 다하고, 숨죽여살며 화병이 생겨 몸져 눕는 그런 시대가 더 이상 아니다. 서로 존중하고 존중 받으며 살아가는 이 부부의 이야기에 괜히 내가 다 흐뭇해진다.
📚책 속으로:
한창 서울에서 장사할 때, 새벽부터 단골손님들한테 시달리고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하기 싫은 장사에, 오후 늦게부터 마시기 시작한 술자리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간신히 정신 차리고 비틀비틀 집에 들어가면 아내는 자다 일어나서 나를 맞이했다.
그러다가 사소한 언쟁에 결국 버럭 화를 내면 아내는 조용히 문을 닫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상처는 그 작은 방안에서 아내의 눈물과 함께 커다란 흉터가 되어 지금까지 남아있었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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