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 - 2024 톨스토이 문학상 수상작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속. 극한의 추위 속에서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인 장교를 구하게 되는데, 이 만남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엄밀히는 호랑이를 죽이려는 일본인 장교로부터 호랑이를 구했다. "가장 놀라운 사건들은 아무도 눈치챌 수 없이 작은 바늘 하나가 툭 떨어지듯 시작하여 꼬리를 물고 연쇄한다."는 책 속 문장처럼, 두 사람의 인연은 이를 시작으로 운명처럼 이어진다.

이 책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왔던 대한민국의 독립 투쟁과 그 격동의 세월 속에 휘말려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인류를 하나로 묶어줄 사랑과 공감, 연민 등의 가치를 일깨운다.

가혹한 역사의 격랑에 휩쓸린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삶이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얽혀 하나의 시대를 직조한다.

등장인물 각각의 대한 특성을 시대와 환경과 성격에 따라 섬세하게 묘사되어서 책장을 넘길수록 몰입할 수 있는 책이었다.

끝까지 읽고 다시 보니 곳곳에 이야기에 대한 단서들이 잘 보여서 재독하는데 더욱 흥미가 있다.

인간상의 여러 유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책 속으로:

삶이 꾸준한 전진의 과정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태도는 젊음 특유의 요건이다.

옥희 역시 인생의 한 단계를 지나고 나면 바로 그다음 단계가 오리라는 걸 당연하게 여겼고, 가두 행렬에서 자신이 성년으로 한 발짝 들어서는 확실한 순간을 경험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일상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놀라움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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