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한문 수업 - 고전으로 세상을 잇는 어느 한문번역가의 종횡무진 공부 편력기
임자헌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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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자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면서 초등학생부터 급수시험에 매달릴 만큼 한자 열풍이 불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한자 학습만이 너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조상들과 동아시아 사람들이 수천 년 축적해온 문화와 지혜는 제거한 채, 점수와 급수에 급급해 한자의 음·뜻을 외우기만 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라도 한자를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낫겠지만, 역사의 지혜와 삶의 결에 대한 이해가 없는 공부가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지 알 수 없다.

한문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은 보통 『소학』을 비롯한 『격몽요결』, 『동몽선습』, 『사자소학』 등 오랫동안 한문 교육의 기본서로 역할해 온 책들을 먼저 펴 보게 된다.

하지만 대개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이 책들은 하나의 사상에 편중된 내용으로 인해 학습의 폭을 좁히고 또한 지나치게 경직된 규범과 지금은 사라진 풍습 등 현대 사회에는 맞지 않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오늘날 초학자들에게는 한문 고전이 고루하거나 어려운 것으로 느껴지게 한다.

《논어》 원문에는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있다. ‘溫故(온고)’와 ‘지신(知新)’ 사이에 ‘而(이)’가 있는 것이다.

‘而’라는 다리가 놓여서 비로소 둘은 연결된다. 만약 이것이 없다면 온고는 온고일 뿐이고 지신은 지신일 뿐이다.

작가는 옛글을 번역하는 사람이 바로 ‘而’라는 접속사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한문이라는 창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며 번역해 세상에 전달하고, 거기서 발견한 새로운 생각을 다시 세상에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에 잇대어야 비로소 과거는 제대로 빛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옛글을 번역하며 과거와 오늘을 오가는 한문번역가의 당찬 도전기이자, 한문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참고서이므로 한문과 고전을 공부 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 책 속으로:

글은 반드시 내용을 담는다. 그래서 글자를 찾고 단어를 찾으며 끊임없이 읽고 또 읽다 보면 어느새 글자들이 의미가 되어 다가오는 것이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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