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 시대의 강박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고민들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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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타인의 인스타그램 을 보면 진짜 진실이 뭔지 모를 정도이다. 대부분 자신이 행복했던 순간만 남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10대들은 인스타그램에 요즘 30~40대 아재,아줌마들 처럼 행복한 모습만 남기지 않는다. 희로애락을 다 담고 그들만의 솔직한 모습이 있다.

슬플 땐 행복한 척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척 보면 안다.

어떤 사람은 팔로우를 모아 마케팅, 공구로 그 무엇을 팔기 위해 가식적인 피드를 열심히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자로 잰 듯한 반듯한 모습,참 가식적이다.

이 책은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끊임없이 속삭이는 시대, 그런 타인들의 잣대가 알게 모르게 개인의 강박이 되는 시대에는 ‘나’의 진정한 선택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시대에 무엇이 자기에게 적절하고 옳은지를 주체적으로 풀어내기보다, 타인들의 삶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소리 높이는 이야기들이 주목받는 ‘비난의 일상화’로 추동력을 얻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SNS 문화, 소비 패턴, 연애·결혼관, 일상 곳곳의 혐오와 분열에서 포착되는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딛고 나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 즉 시대의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의연하게 주도하는 태도에 관해서까지 이야기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일과 꿈, 인간관계와 사랑, 돈과 야망, 취향과 감정까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고민들의 모양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살다보니 나만 세상 걱정을 한가득 안고 사는 줄 알았는데 작가 또한 세상에 대한 걱정과 고민이 비슷해서 큰 위로가 된 책이다.

📚 책 속으로:

어느 날 우연히 지구의 자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스쳐 지나가듯 내레이션 한 줄이 들렸다. 지렁이는 비가올 때, 숨을 쉬기 위해 땅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었다.

비가오면 땅속에 물이 들어차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익사를하기 위해 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보통은 비가 그치고 땅이 마르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아스팔트까지 나온 지렁이는 애꿎은 아스팔트에 머리만 박다가 결국 말라 죽고 만다.

지렁이의 죽음은 물에 대한 탐욕 때문이 아니라익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때문이었다. 지렁이가 어리석기 때문도 아니었다.

자연의 흙이었다면 죽을 리 없는 지렁이가 인간이 만든 아스팔트 때문에 말라 죽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탐욕 때문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다가 죽는다는 것, 이 사실이 묘하게 뼈아팠다. 나는 지렁이를 오해하고 있었고 그것도 나쁘게 오해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탐욕을 상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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